SW 여성 인재, 롤 모델이 필요하다
김지선 SW융합산업부
‘히든 피겨스’는 상반기 주목받은 영화 가운데 하나다. 영화는 1962년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흑인 여성 세 명의 실화를 다뤘다.
수학, 프로그래밍, 엔지니어 등 남성 중심 영역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여성 이야기다. 세 명의 주인공 가운데 가장 눈길이 간 인물은 도러시 본이다.
어느 날 IBM 컴퓨터가 NASA에 들어온다. NASA 소속 남성 직원 가운데 누구도 쉽사리 IBM을 다루지 못했다. 본은 컴퓨터 언어 포트란을 독학, IBM을 다루는 법을 터득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끄는 팀원들에게 포트란을 전수했다. 신기술을 누구보다 먼저 학습하고, 이를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본은 당시 여성 프로그래머에게 롤 모델이었다. 그녀는 컴퓨터나 기술이 남성만의 영역이 아님을 보여 줬다. 당시 미국에서 여성에게 프로그래머가 유망 직종으로 꼽히는데 일조했다.
50년이 지난 지금 여성 프로그래머는 뜨는 직종일까. 그렇지 않다. 프로그래밍이나 소프트웨어(SW)는 남성 중심 영역으로 해석된다. 이 분야 재직자 가운데 85% 이상이 남성이다.
이는 특정 국가만의 일이 아니라 세계문제다. 많은 기업과 정부가 여성을 위해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대표사례로 영국은 여성 롤 모델을 찾아 홍보정책을 펼친 후 SW여성 인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 19일 서울여대에서 ‘SW웰컴즈 걸스’ 행사가 열렸다. 성공한 SW 분야 여성 임원과 재직자들이 한 곳에 모여 여대생, 초·중·고 여학생을 만났다. 참여 여학생 대부분이 성공한 SW 여성인재를 처음 만난 자리라고 답했다.
여대생 들은 남성 중심 SW 직종에 불안감을 느낀다. 이날 여성 임원과 재직자는 불안함을 잠재우는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인원은 적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도러시 본 처럼 그 분야를 이끄는 여성 SW 인재가 있다. 중장기 정책 마련도 중요하다. 여성 SW 롤 모델을 찾아 미래 여성 SW 인재와의 만남 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