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도전 왜냐고 묻는다면
기자24시
이동인
모바일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주 막을 내린 CES 2019 전시장은 한마디로 땅에서 하늘까지 온통 전쟁터였다. 3M은 땅바닥에서 전쟁을 선포했다. 3M은 CES 부스는 헬스케어 제품을 전시했지만 정작 큰 야심을 드러낸 분야는 자율주행이었다. 도로에 차선을 그리는 도료를 만드는 사업 부문을 갖고 있는 3M은 IoT센서와 도려 간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에 나섰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도로 밑바닥부터 선점하겠다는 3M의 전략은 190년 산업을 지탱해온 기업다웠다.
공중에선 구글과 애플이 신경전을 벌였다. 구글은 메인홀 주변을 도는 모노레일에 ‘Hey Google!’이란 광고를 내걸었다. 하지만 공중에도 적은 있었다. 애플은 CES에 나오지 않고도 상대를 저격했다. 모노레일이 통과하는 광고판에 ‘아이폰에서 일어나는 일, 당신의 아이폰에 머물게 하세요’란 문구를 내걸었다. 구글이 사용자 정보를 이용한다는 점을 비판하는 효과를 누렸다.
삼성과 LG는 터줏대감답게 올해도 메인홀을 주름잡았다. 네이버나 SK그룹처럼 처음 전시에 참가한 ‘루키’들도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네이버는 LED로 휘황찬란하게 전시관을 휘감고 수많은 ‘알바’를 고용한 구글 전시관 바로 앞마당에 전시관을 꾸몄다. 대놓고 구글을 겨냥하진 못했지만 전시 위치부터 구글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네이버랩스 전시관에도 관람객이 5000명 넘게 찾았다. 로봇 등 전시품은 외신의 호평을 받았지만 통나무를 소재로 한 전시관에 대해 일부 국내 관람객 반응은 냉랭했다. “왜 네이버가 CES에 참가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이에 대해 네이버 고위 관계자의 비장하면서 위트 있는 답을 전하고 싶다. “네이버 사람들은 전시관과 로봇에서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목선 12척을 떠올렸습니다.”
4차 산업혁명 극변기를 맞은 기업들의 처절한 몸부림,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디’는 외침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노르웨이 화가 뭉크의 작품 ‘절규’가 떠오를 정도였다. 당시 화가는 이 작품에 “친구들은 저 앞으로 걸어가고 나만 공포에 떨며 홀로 서 있었다’는 글귀를 남겼다. 데이터 시대의 업종 파괴 앞에 기업들은 혁신과 협업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저마다 꺼내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