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우리 아이의 직업이 사라진다

요즘 어딜가나 4차 산업혁명이 화두입니다. 사회, 경제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꿀 변혁은 이미 시작됐고 쓰나미같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속도와 범위는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일자리 문제 입니다. 인공지능과 로봇활용으로 2020년까지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고도 하고, 20년 이내에 현재 있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내가 속한 직종은 과연 사라남을지, 다음 세대는 어떤 직업을 택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봅니다.

 


10년 후, 우리 아이의 직업이 사라진다
후지하라 가즈히로 저/이혜령 역 | 21세기북스 | 2018년 08월 10일

 

이런저런 걱정에 책을 봅니다. 앞으로 취업활동에서 일어날 지각변동 속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종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프로그래밍과 관광이랍니다. 프로그래밍 분야에 몸담고 있는 1인으로 조금은 희망적입니다. 프로그래밍을 이해할 수 있는가, 없는가. 2020년대쯤엔 이것은 영어를 아는가, 모르는가와 같은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일본인인 후지하라 가즈히로 입니다. 직접 고안한 ‘세상 수업’을 통해 사회에서 필요한 ‘진짜 공부’를 가르치면서 일본 전역에 교육 개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도쿄 첫 민간인 출신 교장으로 부임해 폐교 위기의 학교를 5년 동안 일본 최고의 학교로 바꾼 경력으로도 유명합니다.

IT화가 진행되면서 AI와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게 될 것 같은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 아이들은 어떤 능력을 배우고 익혀야 할까요? 또 부모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비기를 전수해 주는 것이 좋을 까요? 그에 대한 저자의 철학이 책의 내용입니다.

1장에서 3장까지 격변하는 세계에 몸소 익혀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에 맞춰, 앞으로의 시대에 필요한 ‘살아가는 힘’을 이야기합니다. 삼각형으로 표시한 ‘기초적 인간능력’, ‘정보처리능력’, ‘정보편집능력’ 입니다. 기초적 인간능력은 대부분 가정교육과 학교에서의 인간관계나 경험,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길러집니다. 정보처리능력이란 좁은 의미의 ‘기초학력’입니다. 복잡한 문제라도 그것을 독해 해 가능한 빨리 더 정확하게 ‘정답과 해석’을 이끌어내는 능력입니다. 혼자서 척척 빠르고 분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힘 입니다. 정보편집능력은 정답이 하나가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힘 입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납득할 수 있는 해답’을 만들어 내는 힘을 말합니다.

다가오는 시대에는 상식, 전레, 관습, 풍문, 신화에 의문을 품고 근본적으로 이를 의심하며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가 더욱 필요하다고 합니다. 스스로 가설을 만들어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문제 해결까지 이끌어 내는 강한 인재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행착오란 무엇일까요? 책의 내용을 빌려옵니다.

쉽게 말하면 ‘일단 손을 대보자!’라는 뜻입니다. 이는 곧 ‘수고스러운’ 일을 하는 겁니다. 하루에 1명밖에 만나지 못하는 사람과 10명을 만나는 사람을 비교해봅시다. 1년이면 365명과 만났는가, 3650명과 만났는가 하는 차이가 생깁니다. 평생 사귈 수 있는 친구나 평생 함께 일을 하는 동료와 만나는 확률이 1,000분의 1 정도라고 가정하면, 전자에서는 만나는 데 3년이 걸릴지도 모르겠네요. 반면 후자에서는 1년에 3명의 친구와 만날 가능성이 있죠.
또 1년에 1권밖에 책을 안 읽는 사람과 매주 1권을 읽는 사람에게도 이러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매주 1권씩 책을 읽는 사람은 연간 50건이 축적되니 10년이면 자연히 몸에서(뇌에서) 언어가 넘쳐 글을 쓰고 싶어 견딜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147쪽

정보처리능력과 정보편집능력은 7:3정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보를 편집해 생산해내는 쪽(발신자)’과 ‘생산된 정보를 오로지 처리하고 소비하는 쪽(수신자)’이라고 말할 때 ‘구조를 만드는 쪽’과 ‘구조를 따르는 쪽’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정보편집능력은 구조를 만드는 쪽이 됩니다. 정보편집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놀이를 즐기면서 상상력을 키우라고 합니다. 수고스러운 일을 주저없이 하는 것은 전략성을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시대에 날아남기 위한 5가지 활용능력도 이야기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활용능력’, ‘로지컬 씽킹 활용능력’, ‘시뮬레이션 활용능력’, ‘롤플레이 활용능력’, ‘프레젠테이션 활용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이 다섯가지는 배운 그대로 수동적으로 흡수하기만 한다면 절대 제대로 익힐 수 없는 능력입니다. 즉, 정보편집능력의 필요 조건이기도 합니다.

4장에서는 고용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사무처리 업무가 AI화로 인해 소멸해가는 과정에서는 ‘고용가능성’에 필요한 요건도 정보처리능력에서 정보편집능력으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그와 동시에 기초적 인간능력이 재발견될 것이라고 합니다. Credit, 신용이 필요한 것입니다.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신용을 얻는 일, 매일 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에게 신용을 얻는 일, 팀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신용을 얻는일 등 높은 신용을 얻게 만드는 인성은 기초적 인간능력의 중요한 핵을 형성합니다. 가정과 학교, 동아리활동이 중요해 지는 이유 입니다.

5장은 90세 시대의 라이프 디자인을 말합니다. 되도록 경험을 많이 쌓아라고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라는 자산을 키우라는 것입니다. 그 바탕의 관계는 수직적도 수평적도 아닌, 비스듬한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퇴직이후를 위해 복선형 인생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20~30대, 40~50대, 60대 이후 세 번의 인생을 순서대로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복선형 인생으로 살면서 각 구간에 속하는 10년동안 1만시간의 법칙을 적용하여 3가지 분야에 100명중 1명 꼴의 전문가가 되면, 최종 100만명 중의 1명이 될 수 있습니다. 경력과 경력의 곱셈으로 승부가 되는 것입니다. 미래세대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수명이 길어져 부모세대 역시 인생관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역행’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길을 걸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선호하는 방향’을 따르지 말고 스스로가 믿는 ‘나만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모두 함께’하는 비즈니스 시스템을 갖춘 회사는 수익이 감소하고, ‘각자 한 사람’의 고객을 잡을 수 있는 비즈니스 시스템을 갖춘 회사는 수익이 증가하는 경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자신의 길로 전진하고 돌아봤을 때, 태연한 얼굴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드는 것이 교육이라고 합니다.

최근 읽은 《열두 발자국》(정재승 저, 어크로스)에도 남들 모두가 하는 일을 따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글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을 열심히 언금하지만 이런 기술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래에 사라질 직업들’을 선정하면서 우리에게 공포감을 주지만, 제 생각에 제일 빨리 사라질 직업 중 하나가 ‘빅데이터 전문가’입니다. 그것은 마치 엑셀전문가, C언어 전문가와 비슷합니다. 앞으로 많은 대학생들이 일상적으로 C언어나 자바(Java), 파이썬(Python)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고 포토샵으로 그림을 그리듯 하둡같은 프로그램을 사용 해 빅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할 겁니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공지능 전문가라는 건 ‘워드프로세스 자격증’만큼이나 쓸데 없고 우스꽝스러운 단어가 될지도 모릅니다.261쪽

‘정답주의’, ‘전례주의’, ‘흐름주의’에서 해방된다면 개인의 사고력, 판단력, 표현력이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학생들의 가능성을 넓히는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수정주의’, ‘선례주의’, ‘가능주의’에서 살기를 바란다고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엘빈 토플러는 “미래는 언제나 늘 빨리 다가올 뿐 아니라 예측하지 못한 방법으로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온전히 살아남으려면 평생 학습하고, 변화를 수용하고, 적용해야 하며, 디지털화하고, 연결돼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인생의 갈림길에 서거나 직업을 선택하는 것처럼 중대한 일이 아니더라도, 생활의 여러 국면에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중략) 모아놓은 정보가 없다면 우선순위가 높은 것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때에도 정보처리능력이 높아야 합니다. ‘정보처리’ 프로세스가 빨라지면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정보편집’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습니다. 더욱 깊이 생각하고 더욱 납득이 되는 선택을 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핵심입니다.(page 44)
  • 사지선다형 문제로 인해 학생들에게 강하게 주입되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선택지 네 개 안에 반드시 정답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정답주의의 가장 강력한 폐단입니다. 앞에 설명한 것처럼 ‘가’인지 ‘나’인지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답이 실은 ‘A’인 경우도 당연히 발생합니다. 따라서 사고를 유연하게 만들어 가설 자체를 점차 수정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수정주의’라고 부릅니다.(page 59)
  • 학교에서는 사회과목 성적이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다양한 입장이 되어 여러 방법으로 생각하거나 연출하기 위한 ‘롤플레이 활용능력’입니다.(page 70)
  • 학교나 학원 교사들이 시키는 대로만 공부하지 말고,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기회를 가지는게 중요합니다. 뒤에서 다시 말하겠지만, 이것이 바로 항후 사회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전략성’을 키워줍니다.(page 96)
  • 정보처리능력이 높은 인재에게 나타나는 약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미리 제시한 세계관을 채워나가는 작업은 잘하지만, 세계관 그 자체를 만들어내는 일은 어려워하죠. 게다가 일을 하는 도중에 방법을 바꿔야만 하는 상황이라도 좀처럼 수정을 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겠네요. 목표나 비전이 완성품으로 나타난 경우에는 필사적으로 노력해 부품을 조달하고 완성하는 것이 특기! 하지만 그 목표나 비전 자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page 114)
  • 30대까지는 100개의 가게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자신의 입맛을 단련시키는 편이 좋습니다. 하지만 40대 후반부터는 마음에 든 한가게에 100번 방문해서 가게를 성장시킨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 즐겁지 않을까요? 백화점에 진열된 완성품 중 어떤 것을 고를까 하고 선택하는 소비자의 감각이 아니라, 가게의 분위기나 메뉴를 만드는데 스스로 참가해 성장에 한몫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소비자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만드는 사람 편에 설 수 있게 될 것인가 하는 차이는 그대로 처리뇌인가, 편집뇌인가 하는 문제와 연결됩니다. 다시 말해 ‘구조에 따르는 쪽’에 머물 것인가, ‘구조를 만드는 쪽’이 될 것인가와 이어집니다.(page 121)
  • 가로축을 지배하는 열쇠는 무엇일까요?
    바로 ‘희소성’입니다. 다른 말로 ‘레어함’이라고 통용되죠. ‘얼마나 희소성이 있는가’가 이 가로축을 지배합니다.(중략)
    이 도표의 가로축을 오른쪽으로 옮기면 점점 ‘대체할 수 없는 일’이 됩니다. 가장 오른쪽으로 가면 이런 상황도 발생합니다. 어느 회사의 사장이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경우조. 회사가 당신의 일을 원하고 그에 대한 돈을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지명고객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희소성이 보증되죠.(page 179)
  • 우리 자녀 세대는 ‘더욱 더욱’을 강조했던 어른들의 세대에 동조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수축’하는 성숙사회의 트렌드는 앞으로 10~15년 동안 쉽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 또한 기업과 마찬가지로 정리해고가 필요합니다. 이때 필요한 암호는 ‘버리고, 멈추고, 피하고, 거절하고, 도망가고, 줄인다’입니다.(page 198)
  • 여러분의 자녀는 ‘혼나지 않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에서 벗어나 정보편집능력을 무기로 자신의 희소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자신의 길로 전진하는 것은 좋지만, 돌아봤을 때 아무도 따라오지 않아도 태연한 얼굴로 걸어갈 수 있을까요?
    90년 동안 남들에게 좋은 소리만 들으며 사는 것은 무리입니다. ‘미움받을 용기’는 그런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page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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