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국민은행 파업이 던지는 교훈 : 디지털타임스 포럼 (2019년 1월 17일 목요일)

1차 국민은행 파업이 던지는 교훈

포럼

이영면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우리나라의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하룻동안 파업을 했다. 1만여명이 넘는 조합원이 체육관에 모여 하룻동안 투쟁의지를 다졌다. 개인적으로 막판 타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을 깨고 파업이 진행됐다. 은행 창구에서 일부 고객이 불편을 겪었지만 대다수 고객들은 변함없이 인터넷으로 핸드폰으로 은행업무를 보았다. 과거처럼 대란은 없었다. 노동조합은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추후에 다시 파업을 하겠다고 일정까지 공개했다. 파업이란 근로자들이 하던 업무를 중단해서 사용자에게 피해를 줌으로써 노동조합의 협상력을 제고하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조합원들도 피해를 본다. 그래서 가능한 파업을 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좀 어려운 말로 파업결정은 사전적으로 최선의 판단이고 사용자에게 위협이 되지만, 파업의 실행은 사후적으로 볼 때 최선의 결과는 아니다.
파업이 있고 나서 며칠 지나지 않아 은행권 명예퇴직 기사가 언론에 나왔다. 그 중에서도 국민은행의 명예퇴직자 예상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왔다. 파업의 핵심이슈는 성과급으로 알려져 연봉이 1억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보너스 때문에 파업을 한다는 눈총도 받았지만 실제 이슈는 그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연봉이 1억인데 보너스 100% 때문에 파업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은행 지점에 가서 금융업무를 보는 고객은 전체 이용고객의 10%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은행들은 지속적으로 영업점포 수를 줄이고 더불어 근로자 수도 줄여가고 있다. 국민은행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순한 이체업무는 물론이고, 재테크 상담까지 챗봇이 담당해가고 있다. 앞으로 은행원이 해야 할 업무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돼도 일자리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200여년 전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후 생산성은 천 배 가까이 향상되었지만 일자리른 계속 증가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아직 자녀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수억원의 위로금을 주는 것만이 최선의 선택일까? 오래전 은행들의 업무가 방카슈랑스로 간다고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좀 더 혁신적인 업무영역의 확대는 없는 것일까? 아직도 인문사회계 대학생들에게 은행은 최고의 직장이다. 가장 우수한 인재가 몰리는 곳이기 도 하다. 그런데 10년 일했다고 해서, 이제는 퇴물이니 회사를 떠나라고 하는 것이 진정 은행이 할 일일까? 우리나라 은행들도 이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규모에 있어서도 해외 은행들에 비해서도 밀리지 않는다. 좀 더 적극적인 인재활용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 저리 융자를 해준다고 해서 좋은 기업으로 할 일은 다하는 것은 아니다. 은행에 대한 수많은 규제는 은행이 그만큼 안정적인 사업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부의 종업원들이 고용불안에서 벗어나서 진정으로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 파업을 통해 노동조합도 생각이 좀 바뀌었을 것이다. 전체 사원의 과반수가 업무를 떠났는데 은행 업무는 별탈없이 돌아갔다. 오히려 인력이 남아돈다는 생각을 들게 한 것이다. 파업이란 회사에 피해가 클 때 힘이 있는 것이다. 하루 파업했다고 당장은 고객들이 떠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파업일정이 쭉 잡혀있다면 불안해 하는 고객들이 있을 것이고, 다른 은행으로 떠날 수도 있다. 은행과 좀 더 협력적으로 고용친화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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