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이 문이 되는 순간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두뇌가 같이 만든 이야기의 대표적인 것으로 광고를 많이 들먹입니다. 우리들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광고가 있습니다. 혹은 기발한 광고를 봤을 때 번뜩이는 재치를 확인할 수 있는 광고도 있습니다. 평범하지 않는 역발상에 박수를 보낼때가 많습니다. 광고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할 수 있지만,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라고 궁금해 하는 것이 더 많을 것입니다.

살아오면서 거니는 평범한 거리와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 그 곳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속에서도 발상의 전환을 하여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보통 이런 사람을 창의력이 남다른 사람으로 부릅니다.

최근에 읽은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책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좋은 기획자, 마케터,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대상을 투명하게 바라보려는 순수한 마음, 남들보다 더 집요하게 들여다 보는 세심한 눈, 관찰과 사유를 꼼꼼하게 기록하는 부지런한 손, 기록을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보는 머리, 이 모든 과정을 지치지 않고 반복해 나가는 몸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행동을 통해 터득한 창의력을 가진 사람은 아마도 할 이야기도 많을 것 입니다.

 


벽이 문이 되는 순간 질주하는 시대의 등에 올라타는 창의적 발상법
김시래 저 | 파람북 | 2019년 08월 30일

 

삼성생명 ‘브라보 유어 라이브’, S-OIL ‘좋은 기름이니까’, 코레일 ‘당신을 보내세요’, 해찬들 ‘맛있게 맵다’ 등의 광고로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대상, 특별상, 동상을 수상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제일기획에서는 신지식인, 최우수지식마스터, 최우수지식인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겸임교수입니다. 바로 김시래 입니다.

이런 경력의 저자도 갑작스런 퇴사를 겪은 것 같습니다. 직장을 잃고 실의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 때 읽은 한 권의 책으로 인해 새로운 길을 떠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도 읽은 적이 있는 ⟪하워드의 선물⟫입니다. 인생에는 어려운 때가 반드시 있으니 당장의 만족보다는 어려움을 딛고 나아가라는 내용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한 광고인이 광고회사 대표와 대학교수와 기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길거리에서 만난 사건과 사람들에게서 얻은 관찰의 기록이며 통찰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각 장들이 어떤 큰 주제로 분류된 것 같은 느낌은 없습니다. 많은 글 꼭지들을 하나하나 나열하기 보다는 조금이나마 구분을 두기 위해 핵심되는 글을 각 장의 제목으로 한 것 같습니다. 현재 여러 매체에 컬럼을 쓰고 있고, 이런 각각의 컬럼 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하나하나의 컬럼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광고를 전공한 사람으로 크리에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제일 먼저 꺼냅니다. 창의성은 개인적 수준의 창의성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일하는 영역의 특성과 환경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창조성은 숙명과도 같다고 하며 조직문화를 추가하여 강조합니다.

여러 연구를 보면 발상의 천재들은 모순된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활력이 넘치면서도 조용한 휴식을 즐기는, 명석하되 순진한 구석을 지닌, 장난기가 그칠 줄 모르면서도 진지한, 무책임한듯 보이지만 꼭 필요한 순간에는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고 마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지만 자존감을 잃지 않는, 현실감을 놓지 않으면서도 엉뚱한 상상을 갖춘, 개혁적이면서도 전통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18쪽

보편성보다 특수성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시대다. 엉뚱하고 생뚱맞은 생각이 존중받아야 한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생각의 빈 곳을 마저 채워라. 과거의 경험에 새로운 생각을 더 하라는 이야기다. 늙은 생각의 매웃맛은 그렇게 보여줘야 한다.132쪽

저자의 이야기에서 기존에 알고 있던 많은 부분과 다른 저자만의 관점을 많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독서에 관한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책을 읽는 간접경험보다 사람과 직접 만나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마라고 합니다. 세상은 책에서 공부한 내용을 적용해보는 실험장이라는 것 입니다. 제대로 하려면 기록하고 리포트로 남기는 것입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는 기록하는 사람을 부러워 하라고 합니다.

비즈니스맨의 독서법은 언제 활용될지 모르는 자료를 축적하는 성격이라서 다독, 다상량의 효율적 독법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과 씨름하는 사람이 있다 쓴 돈이 아까워 책을 수면제로 만드는 경우다. 말했듯이 책의 활자는 작가의 생각이다. 지루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다 하품이 나온 경험을 기억하는가? 그런 자리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듯 독서도 마찬가지다. 그 책은 지금 당신과 맞지 않는 책이다. 빨리 다른 책을 뽑아 들어야 한다. 세상엔 수없이 많은 다른 생각이 당신을 기다린다. 그리고 사실 책 한 권에 좋은 관점 몇 개만 얻어도 책값은 이미 뽑은 것이다.171쪽
독서가 책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읽어내 세상사 온갖 경우의 수를 확보하는 일이라면, 밖으로 나가 사람과 사건과 마주치는 일은 그 경우의 수를 확인하고 추론하는 관찰의 과정이다.219쪽

스마트폰에 대한 철학도 엿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대한 단점보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우리 인간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고 합니다. 디지털 전환이 우선이냐, 너무 빠른 세상에 아날로그 감성은 꼭 필요하다를 두고도 서로 함께 공존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디지털이냐 아날로그냐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극단에서 존재하나 서로 병립해야 그 가치가 살아날 것이다. 극단에서 존재하나 서로 병립해야 그 가치가 살아날 것이다.100쪽
24시간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한, 고객은 왕이 아니라 신이다.109쪽

글에서는 관찰의 중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특정 지역을 표한하는 글을 읽으면 스스로 상상이 됩니다. 여행지를 가보지 않아도 그 곳이 보인다고 해야 할 것 입니다. 특정 위치의 좌, 우, 실제 거리 등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각인되는 것 같습니다. 김훈 작가가 순간 떠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있어서 저자의 연륜을 느낄 수 있는 글도 많습니다. 그 중 회사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도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느낌은 다 다를 것입니다.

효과와 효율이 기본인 프로 비즈니스맨의 세계에서 열정은 목적에 부합하는 의도된 열정, 통제된 열정이어야 한다. 일의 배경과 근원을 따져서 어느 곳에 어떻게 열정의 에너지를 배분할지 고민해야 한다. 또 지나치게 순수한 열정은 추진력이 약해서 중도 탈락의 위험이 있다. 열정에 현시적 욕구를 가미해야 한다. 승진 같은 개인의 꿈이나 최고가 되겠다는 명예욕은 그래서 중요하다. 조직에서 선의의 경쟁을 부추기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열정의 인자는 몰입감이다. 몰입감은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고 어떤 대상이나 일에 대해 빠져든 상태다. 몰입의 특징은 시간이 갈수록 지치지 않고 에너지가 샘솟는다는 것이다. 몰입감을 얻는 두 가지의 방법은 ‘절박함’과 ‘재미’다.145쪽
상복이 터졌다고 흥분하는 당신에게 하나 더 덧붙인다. 뛰어난 가수 뒤엔 안목 있는 프로듀서의 공로가 숨어 있고, 고집 있는 예술가 뒤엔 묵묵한 가족득의 희생이 숨어 있고, 인정받은 사업가 뒤엔 말없는 노동자의 땀방울이 숨어 있다. 그러니 수상 트로피는 당신만의 것이 아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얻은 그것만이 진정한 당신의 소유물이다.210쪽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일이라는 것, 가르친다는 것은 희망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 등 동일한 이야기도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관찰에 의한 통찰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발상을 위해 더 많은 관찰이 필요한 시대가 요즘 시대 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느낄 수 있으며, 관찰한 결과를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일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 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고, 새로운 발상과 독특한 관점을 찾는 마중물이 되는 책이 되길 바란다는 것에 딱 맞는 책인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사랑의 경험과 기억이 있다. 그것이 그의 언어와 시가 되고 예술이 되리라. 아름다운 사람이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다. 평소에 말술을 마다하지 않으며 화통하고 걸걸한 선배의 건배사는 ‘위하여!’였다. 하늘의 위, 땅의 하, 입 다물고 술잔이나 털어 넣으라는 사투리의 여!(넣어!)였다. 그 선배다웠다. 만물의 존재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50쪽

또한, 글 꼭지 중 마음에 드는 글을 필사해보려고 합니다. 배껴쓰기에 적당한 글들이 많다는 것도 책을 두 세번 읽게 됩니다. 이 책은 글쓰기 실력 향상이라는 자기 계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