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온전히 사랑할 수는 있다We Can love completely without complete understanding.”

노먼 맥클레인Norman Maclean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흐르는 강물처럼>(1992)에 나오는 영화대사라고 합니다. 해당 영화에는 성격이 다른 두 형제가 주인공입니다. 기존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꼰대 스타일의 형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신세대 스타일의 동생이 나와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형제간의 이런 갈등 속에 구세대인 아버지 또한 맏아들과는 통하지만 막내와는 소통이 어렵습니다. 해당 대사는 막내가 목숨을 읽은 후 목사인 아버지가 마지막 설교에서 한 말입니다.

해당 이야기는 이해와 존중의 차이에 대한 차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대 차이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자꾸 이해만하라고 강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성세대건 신세대건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서로 존중하면 해결된다고 합니다.

따뜻한 시선, 이해의 마음으로 다가가보라. 그는 나와 생각이 다를 뿐 결코 적이 아니다. 적이 아니라 참 좋은 상사, 참 좋은 선배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알고 보면 참 괜찮은 사람이다. 단지 일하는 방식, 세상을 사는 방법, 입장이 조금 다를 뿐이다.177쪽

기성세대가 수세에 몰리고 있는 요즘, 기성세대를 일방적으로 나무라는 경향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세대론이 신세대의 입장에 치우쳐 신세대를 편들고 신세대의 주장을 옹호한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한마디 해야 겠다고 하며 일격을 가합니다.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 꼰대의 일격!
조관일 저 | 21세기북스 | 2020년 01월 09일

 

신세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전의 신세대가 훈계의 대상이었다면 오늘의 신세대는 학습의 대상, 새로운 주류로 등장한 것이다. 세대론의 논리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피상적이고 도덕적인 것에 초점이 모아진 반면, 이제는 훨씬 분석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용적으로 변했다.21쪽

신세대의 특징을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90년생을 먼저 이해하기 보다 회사를 먼저 이해하라고 합니다. 꼰대가 일격을 가한다니 기성세대 특히,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은 속이 뻥 뚫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불편한 잔소리를 하는 사람은 조관일입니다. ⟪비서처럼 하라⟫는 책 이름을 말하면 저자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상사와 회사에 충성을 하라는 맥락의 자기 계발서를 많이 펴낸 저자입니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은 서로 자신의 입장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쥐를 연구하는 사람은 지구가 쥐 때문에 멸망한다는 결론을 내놓는다”는 말이 있다. 누구든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면 그 자체에 매몰되어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으로 착각한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면 방향 감각이 좀 흐릿해질 수 있다.30쪽

훈계의 표적이 된 것이 기성세대라고 합니다. 2030의 신세대를 옹호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논리를 전개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상사나 선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꼰대!”라고 해버리면 변명할 겨를도 없이 그냥 꼰대가 되 버리는 세상입니다. 상사나 선배로서 선의로 해주는 훈계와 조언도 “곤대질!”이라고 일갈하면 쓸데없는 잔소리로 둔갑하고 마는 것입니다.이 책은 이런 일방적 주장에 대해 반대의 논리를 폅니다. 우려에 대해 기성세대의 관점으로 옮겨 풀어내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는 생각이 다를 뿐이라고 합니다. 현재의 세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머리보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해하지 말고 존중이 먼저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직장의 세대 차이, 세대 갈등이란 일반적인 세대론과 다르다. 세대 차이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입장 차이, 입장 갈등이 세대 문제보다 앞선다는 이야기다. 그러기에 직장에서의 세대 문제는 세대 갈등으로 접근하기 보다 ‘입장 갈등’으로 접근의 중심을 옮기는 게 옳다. 지위와 처지가 다름으로써 발생하는 갈등이 무엇인지를 헤아리고 서로 이해해야 한다.45쪽

신세대 모두가 기성세대에 대해서 방항적이고 무조건 꼰대라고 매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분을 전체로 일반화 하는 잘못 때문입니다. 밥을 먹을 때 돌을 몇개 씹는다고 돌이 쌀보다 많을 수는 없습니다. 책에서도 이 일반화 오류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세대 모두가 기성세대에 대해서도 반항적이고 무조건 꼰대라고 매도하는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일부분을 전체로 일반화하는 잘못을 저지른다.
“세대 갈등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신세대 직장인 모두가 기성세대에게 반감을 갖고 삐딱하게 일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상사나 선배를 존중하며 협력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N은행의 중견 간부인 K(여성)와 세대 갈등에 관한 문제를 토론했을 때, 그기 마지막에 결론처럼 던진 말이다.73쪽

저자는 또 신세대의 강점이 회사의 강점이 되는지 묻습니다. 간단한 것을 좋아하고, 흥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신세대 입니다. 디지털 친화적이며 글로벌 환경과 IT 등 새로운 것에 적응력 또한 강합니다. 권위를 거부하며 자유분방한 것도 특징입니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입니다. 감정과 생각을 솔직히 말합니다. 이런 것이 회사에 강점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입장과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회사(조직)’의 입장으로 시선을 바꾸면 상황은 달라진다. 경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무조건 신세대의 손을 들어줄 수가 없다. 신세대의 강점이 회사의 강점이 되는 것은 아니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활을 걸고 목표를 향해 질주해야 하는 것이 회사다. 그리고 회사마다, 조직마다 경영의 여건이 다르고 방침이 다르며 나름의 질서가 있고 문화가 있게 마련이다. 자유로운 ‘구글’같은 회사가 있는가 하면 혹독하게 밀어붙이던 ‘일본전산’같은 회사도 있다(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다).83쪽

신세대에 꼰대의 역습을 가한 뒤 기성세대도 꼰대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합니다. 상사가 하는 말에 감동을 받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세대와의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대화하는 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꼰대 예방과 치유의 확실한 처방으로 ‘우∙황∙청∙심∙원(월적 지위를 잊어라. 상이 변했음을 알라. 년 시절을 돌아보라. 판하지 마라. 칙을 지켜라)’을 소개합니다. 결론은 존경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무엇을 말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말했느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탁견이다. 똑같은 말이라도 공자가 말한 것과 아버지가 말한 것은 하늘과 땅이다. 전자의 말은 고전이 되지만 후자의 말은 잔소리가 된다. 마찬가지다. 방탄소년단이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 것은 “감동”이라고 맞장구치지만 상사나 선배가 그렇게 말하면 ‘반동’을 불러온다.196쪽

세대 차이든 세대 갈등이든 직장에서 그것이 드러나는 거의 대부분은 ‘말’을 통해서다. 연설이나 스피치가 아니라 대화를 할 때 드러난다. 그러기에 세대 차이, 세대 갈등을 해결하는 첫걸음은 대화하는 법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대화법을 익혀야 한다.279쪽
그럼 어떻게 존경받을 것인가? 여러 조건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어떻게 해야 존경받을 수 있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중에서 첫 번째 조건을 꼽으라면 ‘정직함’이다. 임마누엘 칸트가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라고 했듯이 무엇보다 정직해야 한다.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진정성이란 ‘진실 되고 참된 성질’이다. ‘진실한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 ‘진심’이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자기의 마음을 다해 일하는 것이요 조직원을 대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세대를 가리지 않고 존경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가치다. 진정성이 있으면 도덕적이며 원칙 중심의 처신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295쪽

최근에 나온 많은 책들이 기성세대의 문제를 파해치고 신세대의 강점을 부각시켰습니다. 기성세대 모두가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도매금으로 매도하는 경향입니다. 기성세대는 악이고 신세대는 선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런 흐름에 이 책은 기성세대의 관점으로 균형을 맞춰주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 변하지 않는 원리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결국 원하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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