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때문에 한국 기업 인수가 싫다고? : 전자신문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 (2018년 1월 16일 화요일)

협업 때문에 한국 기업 인수가 싫다고?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ICT 융합 성공요소로 ‘협업’ 요구
효율성 향상 넘어 잉여가치 창출
협업 교육-평가·이익분개 개선을

“한국 기업은 기술력이나 인력은 출중하지만 협업에 취약해요. 함께 가기가 쉽지 않네요.” 글로글 기업 인수 담당자의 말이 충격이다. 물론 개인 발언이기도 하고 온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감안할 때 심각하게 곱씹어 볼 말이다. 협업 부족은 반복 지적되는 고질화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칸막이 정책, 기술의 고립화, 학제 간 연구 부재, 기업의 수직 계열화 등 자주 듣던 단어들이 협업의 미흡함이 현실임을 방증한다.

기술, 산업, 문화, 사회에서 진행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은 성공 요소로 협업을 요구하고 있다. ‘동일한 생산 과정에서 다수 노동자가 계획 협력을 한다’고 정의된 협업이 융합 환경에서는 단순한 효율성 향상을 넘어 산술화된 계산을 뛰어넘는 잉여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태동시킨 스마트팩토리는 자동 분석으로 구매된 자재를 생산자에게 제공하고, 유통과 판매의 원활한 연계 과정을 스스로 관리한다. 구매, 생산, 유통, 소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빈틈없는 협업이 이뤄질 때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은 자명하다.
협업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현재의 껍질을 벗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각과 업무 환경이 혁신돼야 하고 협업의 가치도 인정돼야 한다. 특히 협업에 의한 가치 상승을 경험하는 교육과 실천도 필요하다.
협업은 협업 오버헤드, 불편, 이익 분배 등 손실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믿음으로써 출발한다. 반면에 각자 개인의 역할이 충실하지 않으면 협업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만큼 협업에서 개인은 중요하다. ‘세 발 달리기’처럼 조화가 필요한 업무에서 개인의 역할이 미흡하면 부러진 톱니바퀴처럼 전체 부실을 만들기 때문이다. 개인을 전체로 만드는 협업 도구는 ‘소통’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업무의 단순 소통을 넘어 실시간 환경과 상황까지 공유하기 위해 사물도 참여하는 초연결망,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구축했다. 개인, 플랫폼, 초연결망은 협업 인프라의 3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업무 평가 제도, 이익 분배 공식을 개선해야 한다. 전통 평가 시스템은 주인공이 성과 대부분을 독식하는 형태로 되어 있으며, 리더와 추종자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협업은 참여한 만큼의 이익을 배분하는 공정 평가에 의해 실현된다. 조직 내, 조직 간 합의가 필요한 협업 기반의 평가 제도 개선은 난제다. 그러나 시급히 해결돼야 할 사안임에는 틀림없다. 투입 시간과 인력 기반 평가도 가치 기반 평가로 전환돼야 하고, 잉여 가치 창출에 기여한 협업 가중치가 고려된 평가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협업은 생각만의 일이 아니다. 사고 전환과 함께 생활화돼야 하고, 초등학교부터 협업의 중요성을 배우고 함께하는 연습을 해야 할 일이다. 미래 사회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함께 작업하고 함께 생활하는 일이 보편화되기 때문이다. 혼술, 혼밥 등 개인화돼 가고 있는 생활과 협업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도 교육은 필수다. 심지어 로봇과 협업하는 미래 환경에서 체계화된 협업에 익숙하지 않으면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까지도 문제 발생이 예상된다. 협업은 효율 프로세스나 잉여 가치 창출을 위한 방법을 넘어 생존을 위한 기본 요소가 될 수 있다. 기술로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이 생활 변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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