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고 글쓰기

서평은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

 

‘서평을 왜 쓸까?’라고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많은 글쓰기 책에서 서평 쓰기가 좋다고 하니 그냥 막무가내로 시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 만으로도 딱히 뭐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쓸 생각을 하는 것 만으로도 나아진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이것이 정말 바르게 쓰는 것일까?’ 라는 고민이 더해졌습니다. 정답은 없다고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는 알고 싶었습니다.

‘쓰기’란 삼형제 중의 막내와 같다. 쓰기는 결코 ‘혼자’서, 혹은 ‘먼저’ 태어나지 않는다. 모든 쓰기는 콘텐츠라는 이름의 큰 형, 콘텐츠 이해라는 둘째 형 다음에 태어난다. 그러므로 쓰기를 위해서는 읽고, 이해하기를 동반해야 한다. 이 삼형제를 한꺼번에 다루기 가장 좋은 영역이 바로 ‘서평’이다. ‘읽고 이해하고 쓴다’는 3단계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쓰기의 절대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서평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그것은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이다.6쪽

위 문장이 이러한 고민에 답을 주는 것 같습니다.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이 서평쓰기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막무가내로 시도하는 것은 아닌 것이 확실합니다. 바르게 쓰는 법만 이제 알아가면 될 것 같습니다.

 


책 읽고 글쓰기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나민애 저 | 서울문화사 | 2020년 03월 30일

 

이 책은 잭 제목이 다 말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의 장르 중 ‘서평’ 즉, ⟪책 읽고 글쓰기⟫라는 주제에만 딱 한정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 서평을 먼저 정의합니다. 그 정의에 따라 서평의 전체 윤곽을 알려줍니다. 서평 쓰기를 목적으로 둔 상태에서 책 읽기 방법은 그냥 책을 읽는 것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그 목적을 가지고 책을 다르게 읽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서평을 쓰기로 마음 먹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독후감과 서평은 다르다는 것. 서평이 보다 전문적이고 냉정하고 분석적인 영역이라는 것. 나의 감수성과 감동과 경험보다는 보편적인 공유의 지점이 언급되고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 이런 차이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독후감을 이미 잘 알고 있으니까 여기에서 시작하는 것이 쉽고도 맞는 길이다. ‘독후’에 ‘감상’, 그러니까 ‘마음의 소리’와 ‘내 영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 독후감이라면 그것보다 ‘마음의 소리’지분을 줄이고, ‘머리의 소리’ 즉 ‘이해와 판단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 서평이다. 서평은 서평이니까. 서평은, 말 그대로 ‘책에 대한 평가’니까 말이다. 이제 독후감 내면서 서평이라고 우기는 그런 일은 하지 말자.32쪽

서평 쓸 마음이 들어선 사람을 위해 서평 쓰기의 체력을 키우는 방법을 2부에서 설명합니다. 서평의 길이에 따라 단형 서평, 중형 서평, 장형 서평으로 나눠 설명합니다. 길이를 가지고 쉽게 이야기 했다면, 다른 말로는 한줄 평, 블로그 서평, 학술적 서평으로 이야기 하면서 분류 합니다.

붓으로 쓰든, 타자기를 두드리든 우리에게는 나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싶은 공통된 욕망이 있다. 나의 흔적을 문자로 표현하고 싶은 욕망은 바람직하며 보편적이다. 이미지의 시대가 도래했지만 문자는 아직 죽지 않았다. 오죽하면 나 한사람만을 위한 자서전 쓰기, 내 어머니 한 사람만을 위한 위인전 쓰기도 유행할까. 블로그 서평도 나를 위한 나의 기록에 해당한다. 단순히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이 지식을 전파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다.90쪽

부록으로는 실전 팁을 통해 차별화 방법, 제목 쓰기, 쓸 것이 없을 때 활용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실제 사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빈줄만 채우면 서평이 써지는 템플릿도 있습니다.

이렇게 서평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잘 쓰기 위한 방법의 핵심만을 알려주는 저자는 서울대에서 글쓰기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인 나민애 입니다. 저자의 서평 강의가 서울 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목이라고도 합니다. 2019년 우수교원상을 수상한 것으로 증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알려주는 최종 목적은 서평 쓰기지만, 그 전에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습니다.

투자의 안전자산이 금인 것처럼 책은 공부의 최대 안전자산이다. 그래서 일평생 사람은 공부해야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우선 책 읽기의 세계에 빠질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오늘 날의 책 읽기가 ‘암기’라는 전통적인 공부 방식과 ‘검색’이라는 현대적인 공부 방식을 중도적으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비판과 창의와 교양과 지성에 접근할 수 있는, 제3의 공부 방식이기 때문이다.66쪽

서평은 독후감이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책에 대한 평가가 담겨야 합니다. 이 평가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고 싶은 것을 반드시 말해야 한다고 합니다. 서평러가 되기위해서는 ‘쫄지 않겠다’라는 다짐이 필요하다고 하며 이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요즘 교육의 문제점도 지적합니다.

본래 생각은 씨앗과 같아, 심어지면 자라야 한다. 생각이 나팔꽃의 덩굴줄기처럼 안에서 돌돌 감기면 나를 파고든다. 대신 밖으로 멀리 퍼져나가라고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각을 도로 말아 가슴속에 감춰둔다. 너에게도 나에게도 이 ‘생각 숨기기’ 훈련은 어느새 고도화되어 있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는 내 생각이 중요하지 않고 정답일 것으로 ‘추정’되는 생각이 더 중요해졌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보면 해가 갈수록 그런 경향이 강해짐을 느낀다. 나는 나이를 먹어 점점 더 둔감해지는데도, 학생들이 유지하는 침목의 지속성이나 정답 고르기의 경향은 더 강하게 발현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속상한 부분이다.118쪽

서평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책 안의 내용만으로 서평을 쓰기에는 얼마만큼의 글자수를 채우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써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그에 대해서도 아래의 표현이 그 마음을 대신해주는 것 같아 밑줄을 그어봅니다.

책 안에 적혀 있는 내용만 가지고
서평을 완성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서평을 정말 잘 쓰려면, 책에 쓰여 있지 않은
‘책의 내면’을 읽어야 한다.167쪽

이 책은 읽은 책에 대한 단순 기록을 적는 서평이 아닌 책을 읽고 평가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형식적인 구조 뿐 아니라 장르에 따라 갖춰어야 할 내용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 단순히 그냥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던 서평 쓰기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서평 쓰기를 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서평 쓰기를 마음 먹었다면 제대로 한번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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