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첨단기술서 배울 점 : 디지털타임스 발언대 (2017년 4월 3일 월요일)

중국 첨단기술서 배울 점

 

강현주 한빛소프트 홍보팀장

 

저녁을 준비하던 어느 날 남편이 사온 콩나물이 ‘중국산’임을 확인하고 실망한 적이 있다. 쇼핑 알러지가 있는 남편이 알아서 원산지 확인을 할 것을 기대한 내 과오다. ‘국산’이라 콕 짚어줄걸. 이렇게 나도 모르게 ‘중국산’이라면 왠지 품질이 낮을 것 같은 인식이 있다. 광대한 제품들의 품질이 천차만별이고 저급품도 꽤 있다 보니 선입견이 강하다.
하지만 IT 분야에서 중국산 무시하는 분위기는 점점 옛말이 되어간다. 한국이 리드하던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 업체들은 가격과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LCD 시장을 장악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이제 삼성, 애플과 경쟁한다. 게임산업도 리니지 레볼루션 같은 이른바 ‘넘사벽’ 국산 게임들 상당수가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중국이 ‘가성비’만을 무기로 기존 산업만 잠식할까? 차세대 첨단산업에서의 중국의 존재감은 더 심하다. 전세계 드론시장에서는 중국의 DJI가 7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가상현실(VR) 분야에서도 이미 중국이 한국대비 주도권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정부가 2017년 VR 관련 예산을 당초 계획보다 줄인 반면 중국은 예산을 쏟아 부으며 VR 강국으로 부상했다.
아직 늦진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VR 시장은 활짝 열리기 전이고 국내에도 VR에 열정을 가진 기업들이 있다. 드론도 중국이 아직 산업용 드론 분야에서는 취미용만큼 강국은 아니다. 디스플레이도 차세대 대세로 각광받는 OLED부문은 한국이 압도적이다. 반드시 완전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만 혁신은 아니다. 당장 VR 등에서 밀렸다 해서 기회가 아주 없다고 할 순 없다.
중국은 비즈니스 상대로서 매너가 미숙하다는 평도 많아 중국 아직 멀었다는 논리로 귀결되곤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옛말이 될 날이 머잖아 보인다. IP 관련 서적 ‘특허토커’에 따르면 중국 내 외국인과 중국인간 IP소송에서 외국인 승소율은 75%에 달한다. 즉 이젠 공정성까지 갖춰간단 얘기다. 중국이 가성비에 첨단기술에 매너까지 갖춘 경제댜국이 되어간다는 사실에, 아직 늦지 않은 지금 긴장하는 게 좋겠다. 심지어 중국산 콩나물국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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