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성 수업

머리는 많고, 그 속에 든 생각은 더 많다.

 

‘반인권적 사례가 등장하지 않으면 무엇이 인권인지 알지 못한다’라고 말합니다. 즉, 반인권적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면 인권 사회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벌어지기 이전에 개념적으로 확신하는 가치에 따라 그 기준과 제도를 정합니다. 하지만 그 상태는 만족의 상태가 아닙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빠진 듯 한 반인권의 징표가 끊임없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다시 제도화 합니다. 또 다른 현상이 나타납니다. 결국엔 도돌이표가 됩니다. 세상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입니다. 법으로 다루지 않더라도 필요한 도덕적인 이야기입니다. 윤리와 철학까지 가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성문화된 법을 피하기만 하면 괜찮다는 사람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비도적적인 사람이라고 여기지만 실질적으로는 문제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배운 것을 다른 생각과 싸워 물리칠 무기로 여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생각의 이해가 내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10쪽

인간이 서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당연한 것들을 잊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머리로는 압니다. 그렇지만 생각하면 할 수록 손해보는 마음이 드는 건 분명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존엄성 수업 존중받으려면 존중해야 하는 것들
차병직 저 | 바다출판사 | 2020년 06월 05일

‘Give and Take’가 있습니다. 받기 전에 먼저 줘야 된다는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존중받으려면 존중해야 합니다. 이 책은 그 존중해야 될 것을 알려줍니다. 인간에게 필요한 보편적 권리인 생명권, 평등권,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 양심의 자유, 프라이버시, 재판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노동권, 아동권, 성소수자의 권리, 동물권 등에 대해 다룹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 10조 정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각각의 권리애 대해 잊고 지냈던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이성이 설명하지도 해결하지도 못하는 현실은 항상 존재한다. 그 불치의 현실이 우리의 경험이다. 어쩌면 현재의 인간 이성이란 무엇이든 결론에 도달하는 순간, 그것이 영원불멸의 진리라 믿었던 중세 이전의 세계관처럼 불완전하고 어리석은 것일지 모른다. 현명한 인간은 이성을 사용하되 맹신하지 않는다. 이성을 읽지 않으려 노력하되 의존하지 않는다. 이성이 그처럼 완벽한 만능의 힘을 지닌 것이라면 세상이 이렇게 불안할 정도로 역동적이지 않을 것이다. 이성에 사로잡힌 사람은 세상의 천변만화千變萬化가 이성의 조화라고 착각하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세계의 변화에 따라 이성이 성찰하며 움직인다고 믿는다.29쪽

책의 저자는 차병직 변호사 입니다.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법과대학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집필을 통해 인간만큼은 실존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존재 자체에 대한 가치가 바로 ‘인간의 존엄성’이라고 하며, 실존을 생각한 후에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하나하나 이야기 하기 전에 존엄성이라는 것을 먼저 이야기 하는 것도 그 이유일 것입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이 먼저다. 긍정적 의미든 부정적 의미든 표현하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이 먼저다. 인간이 태어나 자라면서 수행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자기 자신을 인간으로 만드는 일이다. 탄생하는 순간의 존재는 이름만 인간일 뿐이지 내용은 없다. 그 본질을 고유한 방식으로 채워 가는 과정이 인생이다. 그러므로 삶의 과정이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그리고 죽임이 기다리고 있는 종착역에 도착할 때면 누구나 각자의 결과를 남긴다. 양이나 질의 차이에 관계없이 결과 역시 가치와 의미를 가진다. 그로써 인간은 존엄성의 주체가 된다.35쪽

법률 용어의 어려움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많이 고민한 흔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러 글을 인용합니다. 그 글의 대부분은 문학 작품입니다. 문학 작품 속에 담겨있는 인간의 가치를 기본적인 권리와 연결시켜 이해를 돕습니다. 그런 가운데 인간 가치를 중시한 문학 작품이 왜 사랑을 받는지도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을 인간의 존엄성 관점으로 읽어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분명 느끼지 않을까 합니다.

만병통치약과 같은 지혜도 희망의 하나다. 권리나 제도, 이론따위는 지혜가 아니다. 지혜를 얻기 어렵다면, 인내로 대체하는 수 밖에 없다.136쪽

인간의 삶을 기준으로 각각의 가치와 권리를 현재, 과거, 미래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해당 권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 현재를 이야기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러한 권리가 왜 필요했는지 과거의 사례를 들춥니다. 최종적으로는 미래에는 또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방향성도 제시합니다.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가치 자체를 사회적 상황에 따라 명시적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 아이러니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명시하지 않으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의 마음은 계속 흔들릴 것입니다. 도덕과 양심으로 살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바로 현실입니다.

내면의 양심은 드러나지 않는 한 비난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 착한 마음을 먹거나 나쁜 결심을 하거나 자유롭다. 스스로 판단한 결과 옳고 선한 것을 선택하지 않기로 하고 그러고 악한 것을 행하기로 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쁜 줄 알면서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러한 결론 자체를 그의 양심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을지라도 막을 수는 없다. 그러한 경우에는 제3자가 그의 생각을 알 경우 보통 “양심이 없다”고 표현한다.161쪽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러한 현실을 이기는 방법 중 하나로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존엄성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존중해야 되는 것을 먼저 알아야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알아야 하는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배우는 것도 있지만, 존엄성의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 서로 엮어야 할 하나하나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결국엔 하나하나의 권리가 바로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큰 주제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이러한 지식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법에서 이야기 하는 해당 권리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라도 읽어두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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