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절반은 나답게

나름 글 잘쓰기로 유명한 사람 중에 유시민이 있습니다. 글쓰는 것을 생업으로 살고 있는 그 입니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다른 어떤 것 보다 좋다고 말합니다. 그가 글쓰기의 완성형 글로 예시를 드는 글이 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가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글을 읽을 때 글 쓴 사람의 얼굴 표정, 글을 쓸 때의 정서적인 상태, 생각, 감정이 다 보이는 글이 좋다고 합니다. 글은 단문으로 써야 한다고 합니다. 쉬운 우리말로 쓰는 것은 기본입니다. 글에서는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위의 글은 어떤까요?

지금 하는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속 이 일을 해야 할까?’, ‘인생의 후반기, 즉 인생의 절반을 어떻게 살까?’ 한동안의 고민 끝에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겼습니다. 바쁘기만 한 생활 가운데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나만을 위한 무언가를 찾아야 했던 과정을 거쳐 이제는 생활이 된 것입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 됩니다. 잘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 같은 것 때문에 더 나한테 투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생 절반은 나답게 누군가를 위한 삶에서 나를 위한 삶으로
사이토 다카시 저/김윤경 역 | 심플라이프 | 2019년 04월 30일 | 원제 : 人生後半の幸福論

 

“어떻게 늙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합니다. 인생을 변화시킬 질문을 통해 내 만족, 내 행복을 가장 앞에 두는 삶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책입니다.

본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은 주로 진료를 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끌어안고 있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50대 이후 세대가 진지하게 되물어야 하는 고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6쪽

책은 역사상 가장 젊은 50대를 이야기 하는 X세대와 베이비부머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시기가 왔다고 합니다. 삶을 다시 정비할 수있도록 하고, 무엇을 추구하며 살고, 어떤 방향으로 인생의 궤도를 수정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50가지 질문을 합니다. 각각의 글에 답을 하다보면 그 자체가 삶의 방향을 변화시키기 위한  체크리스트가 됩니다.

감성이 녹슬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는가?, 소소한 행복을 모아두고 있는가?, 삶의 중심을 잡아줄 ‘생활신조’가 있는가?, 유행에 대한 민감성을 기르고 있는가? 등등 내 인생을 변화시킬 질문 입니다. 젊었을 때의 행동을 돌아보고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르자고 하는 것이 대부분 입니다. 젊은이와 비교하여 아직 늙지 않았다고 반문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배울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원래 남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는 사람이었다. 젊을 땐 그것이 내 매력이라고 믿으며 비판 정신을 마음껏 발휘했다. 그 결과 사방에 적이 생기고 친구는 떠나가고 선배와 스승에게 외면받았다. 뼈아픈 경험을 거치며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나가려면 상대에게 경애의 마음을 품고, 웃는 얼굴로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나는 기분 좋은 상태, 온화한 마음을 유지하는 법을 익혔다. 누군가와 만난 그 시간을 축제처럼 느끼려 노력하게 된 것이다.57쪽

특히나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라고 하는 내용은 군데군데 찾을 수 있습니다. 저자 자신이 교육학자라서 바로 이런 신조가 있다라고 밝히기도 합니다. 끊임없는 배움이 변화를 낳고 변화가 유연성을 만들어 내고 유연성이 용기를 샘솟게 한다는 것입니다.

땅을 깊게 파려면 구덩이의 둘레 역시 넓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이 촌스럽게 들리는 시대가 되긴 했지만 한 분야를 파고들다 보면 이처럼 연결된 대상으로 확대돼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니 전혀 새로운 무엇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우선 내가 지금 좋아하는 일, 나와 관련된 일의 연장선상에서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72쪽
세상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베스트셀러를 인정하고 순수하게 평가하는 자세는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는 중요한 요소다. 괜스레 헐뜯고 깎아내려야 속이 시원한 사람은 인생이라는 꽃밭에 심을 수 있는 아름다운 꽃들을 그냥 던져버리는 것과 같다. 인생에 다양한 꽃을 심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향기를 풍길 것인가 아니면 인생을 황폐한 정원으로 만들어 무미건조한 삶을 살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63쪽

인생을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바로 ‘용기’라고 합니다. 능력이 있어도, 엄청나게 노력해도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 일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한 발 앞으로 내디딜 용기만 있다면 얼마든지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을 ‘해야만 하는 일’로 채우지 말고 자신이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일’,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일’로 채워나가자. 이렇게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고로 하루하루 살아나간다면 진짜 내가 저절로 부각될 것이다.215쪽
결과를 동기로 삶는 행위란 대가를 얻을 수 있다거나 이 일이 성공하리라는 이유 때문에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크리슈나는 결과에 집착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성공과 실패를 생각하지 말고 행하라.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결과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이 결정했다면 그 일에 집중해 실행해나가라는 뜻이다.220쪽

책의 저자는 사이토 다카시 입니다. 그의 전작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 많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글을 잘 썼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이 책의 글 꼭지 하나하나도 군더더기 없이 잘 쓰여진 글이라 생각합니다. 읽다보면 가슴에 꼽히는 문장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에 보면 어려운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 맞는 말 같습니다. 번역을 잘했을 수도 있겠네요.

50대에게 꼭 필요한 질문이라고 하지만, 글에 대한 핵심 내용은 젊었을 때 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을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불안, 초조함이 찾아올 때 좋은 글 하나가 마음을 다시 잡게 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작품을 맛보기 위해 간결하게 정리된 줄거리를 읽는 건 어떨까. 줄거리를 읽으면 그 작품의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저자가 치열하게 고민해 쓴 단어의 힘을 직접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마음에 울림이 없다. 향과 맛은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주위에서 아무리 생생하게 설명해도 알 수 없다. 짦아도 좋으니 중요한 장면을 직접 읽는 것이 중요하다.183쪽

이 책은 나답게 살라는 소중한 힌트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책을 읽은 지금, 마음먹고 진행하고 있는 일을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배움의 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와 더불어 말하기에 대한 관심도 많습니다. 말과 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김대중 파’냐 ‘리영희 파’냐 라는 식으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과 글을 잘쓰는 사람으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이 글보다 먼저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글 또한 잘 쓰는 사람이라고들 합니다. 둘 다 잘하면 좋겠죠? 처음 소개한 글을 쓴 사람이 둘 모두를 잘했다고 하는 평이 많습니다. 저도 인생 후반기를 말과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 된다고 가정하면 그 사람을 롤모델로 삼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단, 정치는 빼고 말입니다.

할 일이 많은 중년입니다. 일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해보면 즐거움을 느낄 것 같습니다. 경험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더 빨리 인도할 것 입니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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