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크러시

전문가, 컨설턴트라고 불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현실을 끝없는 기술적인 지표로 단순화합니다. 그러나 과연 이런 지표들은 ‘어떻게 정량화될 수 있을까?’ 그리고 단순화한 지표가 ‘우리의 현실을 정말 반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의문을 해소하고자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때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에 궁금한 사항은 오히려 더 늘어납니다. 전문가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권력의 집단화와 이권의 개입입니다. 권력자들이 전문가들의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지표화된 결론을 수단으로 동원할 때, 진실은 부차적이 됩니다.

IT세계에서는 전문가 영역의 일을 일반인이 쉽게 사용하거나 이해하기 쉽도록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의 일상화, 대중화, 민주화라는 생태계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Everywhere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심지어 의학분야에서도 전문가 영역의 파괴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심리 치료는 질병 전문가인 정신과 의사만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전문가적 시선과 태도를 가진 일반 사람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충분히 자기 스스로를 돕고 가족이나 이웃도 직접 도울 수 있다고 합니다. ⟪당신이 옳다⟫(정혜신 저, 해냄) 책에서 이야기 하는 적정심리학이 그것입니다.

 


이코노크러시 경제를 전문가에게만 맡겨놓는 것의 위험성
조얼, 카할 모런, 제크 워드 퍼킨스 공저/안철흥 역 | 페이퍼로드 | 2019년 02월 22일

 

어렵습니다.
책의 내용은 경제를 전문가에게만 맡겨놓는 것의 위험성을 말합니다. 경제학도 일상화, 대중화, 민주화 개념인 시민 경제학, 공익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결론을 유추하기 위해 현재 경제학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그 과정을 따라가면서 나오는 경제학의 이야기는 어렵기만 합니다.

우리 세대는 금융 위기에서 지구 온난화, 식량과 에너지 불안에 이르기까지 실존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런 재앙을 예방하고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이며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하가 위해 우리 세댸는 경제를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으려면 경제학을 전문가로부터 되찾아 와서 기술적인 학문이 아닌 공적인 대화에 바탕을 둔 학문으로 전환시켜야 한다.26쪽

저는 경제를 전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해 이해를 하려고 대중적인 경제학 책 몇 권을 읽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높여 가며 이해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경제학 책의 대중서도 잘못되었다고 지적을 합니다. 전문가들이 자신의 지식을 동원해 경제학을 단순히 알리기에 치중했다는 것입니다. 경제학과 달리 과학 분야에서는 지난 수십 년 간 대중교육과 지식공유, 과학 자체를 좀 더 민주적으로 만드는 활동 등을 통해 수십년간 성장 해 왔다는 것에 비교 합니다. 주요 과학 분야는 이제 공공교육을 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시민 경제학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 어려운 두 번째 중요한 이유는 경제학자와 시민 사이의 불평등한 지적 관계 때문이다. 『괴짜 경제학: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읽기』, 『이코노믹 씽킹: 핵심을 꿰뚫는 힘』, 『경제학 콘서트』 같은 대중적인 경제학 책들은 대중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이렇게 읽기 쉽도록 책을 쓴 저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그들이 대중들과 함께하기보다는 경제학 알리기에 치중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후자가 대중들에게 ‘그게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전문가의 모습이라면, 전자는 대중과 전문가가 똑같이 중요한 위치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248쪽

경제학자들이 경제 문제를 더 잘 다룰 거라는 말은 그럴 법한 속임수라고 합니다. 그 속임수에 속지 않기 위해 경제 담론에 비판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과 자신감, 관심을 지는 개인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 책의 저자들이 제안하는 ‘시민 경제학자’입니다. 정치인과 경제학자, 언론 비평가들이라고 말하는 소위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개입하고 그들의 주장에 숨어있는 가치와 추론들을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전문가를 원하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어떤 전문가가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경제 전문가들이 복잡한 경제를 다루기에는 자신의 지식에 한계가 있음을 받아들이고, 경제 문제는 집단적이고 민주적인 토론의 적절한 주제라는 것을 인정하는 세상을 꿈꾼다. 전문가의 역할은 자신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시민에게 알리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대중이 이해하는 언어로 말하고, 대중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여론이 동의하는 경제의 우선사항을 처리하기 위한 폭넓은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57쪽

책의 저자는 대학교 2학년 때 맨체스트 대학 내 경제학 개혁운동 동아리인 포스트 크래쉬 경제학회(Post-Crash Economics Society)를 창립하여 같이 활동 한 조 얼Joe Earle, 카할 모런Cahal Moran, 제크 워드 퍼킨스Zach Ward-Perkins입니다. 현재는 경제학 개혁운동 단체 인 리싱킹 경제학(Rethinking Economics)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3명은 각자 경제학 개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기획,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한 행동 경제학 모형 연구, 다원주의 경제학 및 경제학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경제학 학생운동의 주장을 담았습니다. 더 좋은 교육을 위해 노력 중인 많은 사람들의 노고를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제안을 종합하면 오늘날 많은 대학 교육에서 진행되는 강의/튜토리얼 형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학생들은 적극적인 학습자로 학업에 통달하기 위해 동료 학생들이나 그들을 둘러싼 세계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 교수는 대량생산 강의의 전달자가 아니라 조력자이자 안내자이며, 학문은 추상적으로 암기해야 할 난해한 이론이 아니라 폭넓은 사회에 단단히 뿌리박은 살아 있는 지식이다. 대학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강의와 시험을 기계적으로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배움에 대한 자극을 주는 곳이다.227쪽

우리 사회는 시민을 소회시키고 전문 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기술관료 체제를 많이 겪고 있습니다. 경제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마추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마추어의 뜻에 전문가에 맞서는 사람들이란 것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가는 영혼 없는 경제학 전문가들일 것입니다. 제 밥그릇에만 관심을 두는 지식인, 기관에 빌붙어 양심을 파는 교수, 정권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 짜집기 하는 언론인 등 영혼이 없는 전문가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경제학을 전문가에게만 맡겨놓은 것이 위헙하다고 하는 이 책, 모든 전문영역에서 대중화, 일상화, 민주화가 진행되는 시점에 경제학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적절한 시점, 타당한 논리, 설득력 있는 주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에 대한 대안까지 내놓는 것에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관심을 넘어서면 경제학은 많은 사례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초반에서 이야기 했듯이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어렵다고 생각한 순간이 정말 많았습니다. 과학이 일상적인 언어를 통해 대중 속으로 많이 들어온 것 처럼 경제학도 빠르게 일상속으로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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