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개방의 시대···생태계를 주도하라 : 전자신문 데스크라인 (2017년 9월 8일 금요일)

연결·개방의 시대···생태계를 주도하라
 

김승규 전자자동차산업부 데스크
 

최근 전자·정보기술(IT) 업계에 ‘연결’과 ‘개방’이 화두다.
단독 기기인 세탁기와 냉장고에 연결 기능을 탑재, 원격 제어와 다양한 서비스 접목이 가능해졌다. 삼성과 LG는 물론 밀레와 지멘스 같은 전통을 내세우던 유럽 제조사까지 ‘스마트가전’ 대열에 동참했다. 하이센스,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도 스마트홈을 키워드로 주요 제품의 연결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7은 그동안 개념 수준에 머물러 있던 연결성이 실제 제품화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업종 기업 간 연결이 동시 다발로 이워지는 시대다. 스마트폰제조사와 가전업체 간, 완성차 업체와 통신 서비스 사업자 간 교류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다양한 기기 간, 가정과 자동차 간, 자동차와 스마트폰 간 연결은 더 확산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새 비즈니스 모델도 생겨난다. 기업은 이를 노려야 한다.
개방형 협력의 중요성도 커졌다. 모든 것을 기업 내부나 계열사를 통해 완성하던 수직 계열화 시대는 저물고 있다. 기술 진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데다 모든 것을 새로운 것으로 내부에서 해결하기에는 처리할 일이 너무 많다. 외부와의 연결과 협력이 중요해진 이유다.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빠르게 ‘소싱’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경우가 많다. 내 기술을 시장에 오픈하면서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우는 전략이 독점 지위를 누리는 시도보다 더 큰 성과를 내기도 한다.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아틱’을 개방했다. LG전자가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소니와 중국 TV제조사에 공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러 산업에서 연계와 협력은 계속 폭과 범위를 확대해 간다. 문제는 글로벌 대기업간 합종연횡이 동시 다발로 이뤄지다 보니 ‘피아식별(彼我識別)’이 어렵다는 점이다. 협력과 경쟁의 경계도 모호하다.
TV 시장 선두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삼성전자와 소니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합작사를 꾸린 게 벌써 10여년 전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최대 경쟁자이면서도 삼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큰손’이다. 대립각을 세우던 삼성과 LG는 TV용 디스플레이 공급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핵심 부품 일부를 경쟁자로 꼽히는 중국 하이얼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연결 시대에 모든 기업이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우리 기업과 정부 모두 큰 흐름을 읽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복잡한 것 같아도 승자와 패자는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핵심은 생태계 주도로 보인다. 2000년 대 중반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통신 방식이 확산되면서 퀄컴이 최대 수혜자가 됐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이익은 퀄컴이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실제 폰을 만들지 않는 구글은 운용체계(OS)로 기업 가치를 확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아마존 인공지능(AI) 플랫폼 ‘알렉사’가 눈길을 끈다. 여러 기업 제품에 탑재되면서 초기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실히 잡은 모습이다.
우리 기업이 연결과 개방 시대의 흐름에 맞춰 사업 방향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제품 판매를 일시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생태계를 자기중심으로 조성해서 미래를 선점할 무기를 적극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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