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

D사에 프로젝트를 하러 갔을 때 였습니다. 회의실 탁자 중간에 30분짜리 모래시계가 놓여 있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회의 문화 개선을 위한 몇 개의 문구도 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래시계를 두번 이상 돌리면 안된다고 합니다. 회의는 무조건 한 시간 이내로 끝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종료 시간이 명확하지 않은 긴 회의는 업무 집중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마감 시간’이라는 것이 있어야 서로 집중을 합니다.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는 많은 아이디어 보다 결론이나 방향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더불어 회의 시간이 짧아지려면 회의 준비가 그 만큼 잘 되어있어야 합니다.

모래시계는 마감 기간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마감을 앞에 두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마감 시간이 없는 일을 할 때 우리가 가진 문제는 끝이 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을 순간순간 쪼개고 인식해서 마감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감 시간이 확실히 정해져 있어야, 일에 집중하고 또 창의적이 될 수 있습니다.

 


스프린트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구글벤처스의 기획실행 프로세스
제이크 냅, 존 제라츠키, 브레이든 코위츠 저/박우정 역/임정욱 감수 | 김영사 | 2016년 10월 14일 | 원서 : Sprint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뽀모도로 기법(Pomodoro Technique)이 있습니다. 타이머를 이용하여 25분을 설정하고 해당 시간 동안 집중해서 일을 합니다. 25분이 지난 후에는 5분간 휴식입니다. 다시 25분을 설정하고 일을 마치면  5분 휴식을 취합니다. 이렇게 4번을 하고나서는 길게 한번 휴식을 취하는 방법입니다. 뽀모도로는 이탈리아어로 토마토를 뜻한다고 합니다. 프란체스크 시릴로(Francesco Cirillo)가 요리용 타이머를 활용하여 일처리 방법을 제안한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스프린트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고객과 함께 아이디어를 테스트하여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는 독특한 5일 짜리 과정입니다. 5일이라는 마감 기한이 있으며, 하루하루 또한 그날에 해야할 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결국 아이디어의 발산과 수렴을 짧은 기간에 실행하는 것입니다.

스프린트는 이렇게 진행된다. 어떤 기업의 특정한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검증해보는 스프린트 프로젝트에 필요한 각 분야의 최소한의 인원이 모인다. 보통은 7명 이하로 한다. 이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정을 통째로 비우고 스프린트에 집중해야 한다. 월요일은 문제를 인식하고 목표를 설정한다. 전문가들을 모셔서 의견도 듣는다. 화요일은 각자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설명하는 시간이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설명하는 번갯불 데모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나온 아이디어 솔루션을 시각적으로 설명하는 스케치 작업을 한다. 수요일에는 어떤 솔루션으로 갈지 투표로 결정하고 그 스토리보드를 만든다. 목요일에는 정해진 스토리보드에 따라 제품이나 아이디어의 프로토타입을 만든다. 금요일에는 이 프로토타입을 잠재 고객 5명에게 각각 보여주면서 고객 인터뷰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프로토타입에 대한 고객 반응에 따라 프로젝트의 최종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329쪽

이 책은 업무상 긴급한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할 때 스프린트를 직접 운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서라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성과촉진자, 회의진행자 등으로 사용되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스프린트를 진행하는 사람은 바로 퍼실리테이터가 되어 5일 동안 모든 과정을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립성이 강조됩니다. 스프린트에 참여하는 사람은 본인의 생각과 다른 아이디어가 있을 경우 그 아이디어가 결국은 자신의 자산을 늘릴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참여 과정에서 알게 됩니다.

인간은 단기 기억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공간 기억력은 높다. 기록, 도표, 인쇄물 등으로 잔뜩 도배된 스프린트 회의실은 그 공간 기억력을 이용한다. 스프린트 팀에는 회의실 자체가 일종의 공유된 뇌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친구이자 디자인 회아 IDEO의 CEO인 팀 브라운Tim Brown은 자신의 책 ⟪디자인에 집중하라Change by Design⟫에서 “프로젝트 자료들은 우리 모두 동시에 볼 수 있으면 파일 폴더나 노트북, 혹은 파워포인트에 그 자료들이 숨겨져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쉽게 패턴을 파악하고 창의적으로 연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썻다.65쪽

스프린트는 하루하루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프로세스가 있는 것입니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일이 진행되도록 일의 규칙을 정해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이 완벽하지 않다고 해도 꽤 효과적이고 신속한 장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스프린트 진행과정에는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엘런은 자신의 저서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Getting Thing done⟫에서 하기 벅찬 일을 다루는 영리한 전략을 제시했다. 앨런은 과제를 한 덩어리의 활동(‘세금 납부’)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 일을 진척시키기 위해 실제로 해야 하는 첫 번째 행동(‘납세 고지서 모으기’)을 찾는 것이 비결이라고 했다.142쪽

마법의 숫자 5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테스트로 발견할 수 있는 정보는 일정량을 넘어서면 곧 점차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고객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대상을 선정할 때 다섯 명이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대신, 제품 테스트를 제대로 해 줄 고객을 선정하는 과정에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를 10번 했을 때, 20번 했을 때 등으로 나누어 얼마나 많은 문제가 발견되었는지 도표를 그려보니 놀랍게도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85퍼센트의 문제가 단 다섯 명을 인터뷰한 뒤에 발견된 것이다.244쪽

구글에서 기획하고 실행하는 방식에는 특별한 게 있다고 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회의로 시간 낭비를 하지 않습니다. 단체로 볼링을 치거나 회식같은 팀 빌딩 행사를 열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것 없이도 정말 무언가를 함께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간도 돈을 최적으로 활용한다.

바로 이것이 스프린트라고 합니다. 기획부터 실행까지, 단 5일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제품을 더 신속하고 완벽하게 만드는 가장 현실적고 합리적인 솔루션이라고 합니다. 구글이 스타트업을 어떻게 도우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에 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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