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나은 성능을 보여주는 분야가 나타나면서 인공지능이 넘지 못할 인간의 기능은 무엇인지 확인하게 됩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삶과 생각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단순하게 정의되는 것이 아닙니다. 계속적으로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사람도 늘어나기만 합니다. 그 과정에서 편안하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새로운 삶의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스타벅스화 스타벅스는 어떻게 낭만적 소비자들의 진지가 되었나
유승호 저 | 따비 | 2019년 03월 30일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줄임말로 ‘복세편살’입니다. ‘복권으로 세상 편하게 살자’로 바꿔 읽히기도 한다고 합니다. 소박한 듯 보이지만 가장 성취하기 어려운, 그래서 현재를 사는 청년들이 동경하는 꿈이 되었다고 합니다. 꿈은 창대하지만 현실을 이겨나가기에는 일정 부분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사회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취향은 홀로 향유하는 것이다. 누군가 개입하면 복잡해진다. 복잡해진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수 없게 됨을 뜻한다. 그래서 ‘혼자’가 전제되어야 한다. 또 다른 전제도 있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어야 한다. 이 역설적인 말은 이런 뜻이다. 자기 안부를 묻는 사람이 있어야만 혼자 놀수 있다는 것이다.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 개성은 반드시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7쪽

홀로 자신의 취향을 누리면서도 자신의 취향은 인정받고 싶은 두 욕망이 공존하는 시대7쪽라고 이야기 합니다. 개인과 공동체성, 취향 존중과 상호 인정, 장인적 생산과 윤리적 소비를 서로 조화롭게 추구하는 것과 같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가치가 새롭게 추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복세편살이 두 욕망을 공존하게 했으며, 그 덕에 잘나가고 있는 곳으로 스타벅스를 꺼냅니다. 스타벅스의 기획력은 소외된 현대 대도시인의 위기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에 성공하였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스타벅스에는 익명의 사람과 진지하게 몇 시간을 보내는 토론 같은 것은 없다. 대신 그곳에 온 사람들과 스타일을 공유-런던포그 공동체-한다는 잠재적인 연대감이 존재한다. 그 장소의 정주민들은 아니지만 소셜미디어 속의 인물들과 끊임없이 서로를 드러내며 연대감을 확인하기도 한다. 홀로 있지만 홀로가 아니게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이른바 ‘네트워크 개인’은 스타벅스를 자신들의 진지로 삼았다.47쪽

책은 대도시의 문화적 위기를 말하면서 시작합니다. 런던포그 효과를 이야기 하면서 자신만의 기호가 결국은 공동체를 이룬다고 말합니다. 독특한 취향의 소유자는 더 이상 마이너리티가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커스텀 메이드는 또다른 자본주의가 되면서 이기적인 개인들의 욕망이 서로 결합하고 상승하며 무한의 욕망을 탄생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까탈스런 커스텀 소비가 새로운 자본주의를 창조한다는 것입니다.

마음 맞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는 것은 나와 유사한 사람을 찾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의 취향과 견해를 존중하면서도 나를 지배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는 뜻이다.39쪽

이러한 과정에서 스타벅스는 도피처가 되기도 합니다. 하이테크가 전달할 수 없는 인간의 감성을 느끼기 위한 공간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혼자라는 느낌보다는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는 것입니다. 행복한 개인들의 낭만적 욕망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추억을 만들고 기억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서로간의 공감을 만들 수 있는 낭만적 가치가 필요합니다. 생각 떠올리기는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이고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핸드폰을 들고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을 해도 집 안 구석보다 카페로 향한다. 굳이 카페에 앉아서 채팅을 하는 이유는, 홀로 있기 싫은 모순이 ‘무리들이 있는 카페에 홀로 있는’ 시대를 열었다. 그 공간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의례를 시작한다. 소리로 메뉴를 주문하고 마일리지를 쌓으려 손을 내밀며, 두 손으로 받침을 들어 올리고 모든 공간을 둘러보며 여기저기 눈길을 맞춘다. 몇 개의 작은 의실을 끝내고 앉으면 독립적 공간이 확보된다.65쪽

2부는 이러한 낭만적 가치가 부상된 것에 대한 내용입니다. 가치는 선택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제 ‘많은 돈을 벌며 시간을 밟기’보다는 ‘적절한 돈을 벌며 시간을 벌기’로 우선순위를 바꾸게 됩니다. 시간이 돈만큼의 우위를 획득하게 된 것이라고 말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타벅스는 대량 생산으로부터 초래된 대량 외로움의 시대에 장인, 유기농/자연, 만남 같은 낭만적 가치를 소환하고 이를 대중적으로 개조한 문화 전략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상품이 인간처럼 사랑할 만하고 믿을 만한 존재가 되었다는 ‘브랜드 인간화 경영’에 의해 소비를 통한 정체성은 더욱 강화된다.123쪽

기술이 시스템화 되면서 문화에서도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예술작품이 대량 생산되었고 ‘대중화된 가격’이 붙여짐으로써 작품과 관객 간의 개별적인 거리는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작가와 관객 간의 신뢰와 존경을 키울 수 있는 여지가 없어졌습니다.

원래 인간은 통일되고 고정된 자아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상황적인 존재다. 그래서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인지 찾아가야 하는 존재다. 자신을 찾아서 누구인지 알게 된 존재는 철인이 되었고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 평범한 사람은 주변의 영향에 의해서 시간과 공간에 따라 생성되는 자아를 가졌을 뿐이다.177쪽

‘최첨단 소통 기술’로부터 얻는 편익은 개성화와 공동체성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가치 전환 입니다. 가치 전환은 표준화를 요구하는 산업적 효율성과 취향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민주주의적 목표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끌어내기 위한 실천적 태도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 같습니다. 다만 이렇게 결론을 적으면서도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나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기가 어렵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유승호 교수 입니다. 책 날개에 소개된 내용으로는 강의와 연구관련해서 학술적인 연구성과를 많이 인정 받은 것으로 나옵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조금 더 쉽게 쓸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책 분류도 사회학 일반으로 분류되어있는데 대중서적에 더 가깝게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책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전달하는 내용은 많은데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상만 나열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사회학에 대한 저의 지식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책을 읽고 서평을 정리하고 있지만 이 책은 페이지 수에 비해 읽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내용을 정리하는데도 다른 책보다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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