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으로 세계사를 읽다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용어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경제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연설문과 노트에 기록된 내용들을 수록한 유고 《Lectures on the Industrial Revolution of the Eighteenth Century in England》에 처음 등장했다고 합니다.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의 혁신과 새로운 제조 공정으로의 전환, 이로 인해 일어난 사회, 경제 등의 큰 변화를 말합니다. 그 후 이러한 큰 변화는 전 세계로 확산되어 인간의 삶 전체를 크게 바꿔 놓았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산업혁명은 1차, 2차, 3차를 거쳐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시대까지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1차, 2차 산업혁명은 모두 그것이 진행된 지 수십 년이 흐른 뒤에야 산업혁명이라고 불렸습니다. 3차, 4차 산업혁명은 이것이 과연 혁명의 지위를 획득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산업혁명을 다르게 구분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 인더스트리 4.0, 소사이어티 4.0 등으로 불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변화가 기술과 산업, 사회의 대전환인 것은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선는 과거의 산업혁명 시기를 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그 변화의 과정에서 일어났던 많은 것들을 교훈으로 삼아 쓰나미 처럼 오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산업혁명으로 세계사를 읽다
김명자 저 | 까치(까치글방) | 2019년 10월 25일

 

산업 혁명은 과학의 눈부신 발전을 통해 발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산업혁명 시기에 기술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논리로 과학이론이 뒷받침 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그 시기에 과학이 함께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열역학을 듭니다. 열력학은 증기기관을 발명한 기초이론이 아니라, 증기기관이 발명된 뒤에 그 작동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이론이라고 말합니다.

산업혁명을 1차에서 4차로 구분하는 만큼,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산업이 있습니다. 1차 기계 혁명, 2차 전기 혁명, 3차 정보통신기술 혁명, 4차 인공지능 혁명이 그것입니다. 물론 위에서 말했듯이 3차, 4차는 아직 진행 중이라 다른 용어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용어라도 그 의미가 우리 삶에 변화를 끼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로 수많은 글과 논의, 포럼이 진행되고 있는 요즘에 ‘1-3차 산업혁명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책을 쓰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던 가운데 또 다른 질문이 더해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그 양이 커진 것 같습니다. 책의 쪽수가 약 600페이지에 달하고, 글자 크기가 큰 것도 아닙니다. 여백이 널널한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런 방대한 양의 자료를 조사하고 한권의 책으로 낸 저자는 김명자 입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5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회장으로 선출되어 300여 회의 회의와 정책 포럼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융합법학회 고문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한국과학기술환경부 장관도 역임했으며, 국회의원 활동도 하였습니다. 저서로도 과학관련 서적이 많습니다.

총 6개의 장으로 책은 구분되어 있습니다. 1장은 도입부분으로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합니다. 1차, 3차,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1개의 장으로 할애하여 설명합니다. 하지만 2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2개의 장을 할애하였습니다. 각 장에 포함된 글 꼭지는 동일한 분류로 정리하지 않아 조금은 난해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가 모두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책 제목 답게 각각의 산업혁명 시기에 해당하는 역사들 중 세상을 변화시킨 과정에서 알아야 할 사항을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장한장 읽다 보면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세계사의 많은 장면들이 펼쳐집니다. 최근 영화로도 알려진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 전쟁’에 대한 부분은 더 깊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세계사 중심에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산업혁명에 앞장선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가 비교됩니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은 책을 통해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측은 불가합니다. 미래는 쓰여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3차 산업혁명의 혜택을 받은 세대가 현재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컴퓨터와 인터넷, TV와 휴대폰 등의 기술적 동인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의한 양극화가 심화되는 계기도 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은 수평적 권력 시대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더많은 기술적 혁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변화에서 시작된 핵심 기술은 조금씩 실현되어 혁명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로 많은 기업들이 선점과 독점을 하는 시대입니다. 기술 하나만으로도 성공을 이루면 기존 자원으로 성장한 대기업을 넘어설 수 있는 무한 가능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교류와 직류의 공존 시대, 수소 경제 등 기술이 새로운 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팜, 바이오 경제 시대와 같이 새로운 세상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 기술이 주는 잇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짜 뉴스, 개인정보보호, 환경 문제 등의 이슈들도 같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부각됩니다. 일자리도 변화가 생깁니다. 인재전쟁도 시작되었으며, 인공지능 기술의 전문가는 기업에서 원하는 수보다 상당수 부족한 상황입니다.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난 이유로 정치적 안정, 근대적 산업의 발달 및 풍부한 지하자원을 듭니다. 당시 영국은 유럽의 강대국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으로 인해 강대국의 지위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을 살고 있는 우리도 앞으로 전개될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분명 필요합니다. 긍정적인 면은 앞장서야 하며, 부정적인면은 같이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국의 사례와 같이 역사 속의 산업혁명이 인류 문명사에서 어떤 경로를 거쳐 지금의 4차 산업혁명까지 진화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알기에 충분합니다. 머리말에 쓰여 있는 저자의 글 속에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근대사에서 산업혁명에 앞장선 국가가 세계사의 주역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의 개방과 혁신은 불가결의 요소였다는 것, 또한 혁신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분야가 과학기술이고 과학기술 혁신이 국가 경제와 사회발전의 동력이 되었다는 것, 산업혁명기에는 그 차수가 높아질수록 국가 간이나 개인 간의 빈부격차가 벌여져서 이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국제적,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심화된다는 것, 날이 갈수록 융합에 의한 혁신이 대세를 이루며 상시적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핵심기술 간의 융합의 새로운 기술이 창출되는 것에서 나아가 과학기술과 다른 분야 사이의 융합이 중요해진다는 것 등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12쪽

또 하나, 세계사 흐름 속에 산업혁명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 세상이 변화해왔다는 새로운 관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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