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현재 유명한 식당의 운영을 하고 있는 사장님들 인터뷰를 접할 때가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로 성공했다는 유명 브랜드 대표들의 기사도 봅니다. 대부분 공통적으로 사업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처음부터 잘나간 식당은 없다고 합니다. 대부분 식당을 운영하다가 결국은 망했다는 내용도 볼 수 있습니다. 그 망한 사업을 다시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은 어땠을까요? 할 수 있는 것이 식당 뿐이었다는 우스갯 소리를 믿어야 할까요?

아마도 다시 시작할 때는 남보다 한번 더 생각하고, 남들보다 먼저 시작하고, 남들보다 부지런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생겨났을 것 입니다. 기존 운영하던 식당이 왜 망했는지 알고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먹는 장사로 잘나가는 사람들의 노하우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비밀에 감춰진 이런 식당 창업과 운영의 비법을 대중화 하려고 시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백종원 저 | 서울문화사 | 2016년 09월 05일

 

이 책은 요리책이 아닙니다. 식당 창업과 운영에 대한 비법 책입니다. 그 비법을 알려주는 사람은 (주)더본코리아 대표이사이면서 외식경영전문가로 소개되는 백종원 입니다. 본인의 이름을 건 TV 프로그램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먹는 음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학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소개를 하지 않아도 이미 유명한 사람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아마 이상한 사람이겠죠?

저자는 2013년 부터 장사를 시작하려고 하는 분들과 소통을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질문을 합니다.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답변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형식으로 저자 자신의 소신과 생각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 생각이 바로 저자 자신의 식당 경영 노하우 입니다.

식당이라고 해서 음식 맛만 좋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 맛은 기본이고 사람을 대하는 일이 쉬워야 한다. 식당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식당의 기본인 음식 맛에 사람이 더해져야 한다는 뜻이다.23쪽

그가 처음으로 말하는 것은 ‘식당을 창업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냐?’입니다. 바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요리는 할 줄 몰라도 음식 메뉴를 생각하거나 직접 먹어보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직접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바로 시작하기 보다는 쪽박 식당과 대박 식당 모두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창업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의 문제다. 진짜 살길이 막막해야 한다. 더럽고 치사해도 식당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숙이고 들어갈 수 있다. 사실 그 손님은 그냥 하는 말인데, 내 자격지심에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하지만 꾹 참고 6개월에서 1년쯤 지나면 그런 상황이 몸에 배게 된다. 손님이 아무리 뭐라 해도 그 말을 마음에 담지 않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낼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손님이 왕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얘기일 뿐이다.41쪽

책은 식당 시작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사항들, 식당 운영의 노하우, 수익을 낼 수 있는 비법, 장수하는 식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려 줍니다. 마지막에는 해외진출의 방법까지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준비할 때 놓치기 쉬운 것을 알려줍니다. 식당이 곧 맛이라는 생각이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보여 줍니다.

보통 식당 창업을 할 때 맛만을 생각한다. 물론 맛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바로 재고관리이다. 그래야 처음 가계를 시작할 때 일어나는 심한 굴곡을 슬기롭게 넘겨 살아남을 수 있다.63쪽
메뉴를 선정할 때 미리 생각해야 할 것이 가격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 메뉴라도 원가 대비 마진율이 엄청 높은 게 있다는 것이다. 그런 걸 찾으면 좀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이게 바로 틈새시장이다. 평양냉면이나 쌀국수 같은 것들이 그 예이다. 틈새시장을 제대로 찾으면 대박은 쉽게 오기도 한다.126쪽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대표이사의 경험으로 경영에 대한 노하우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짝하고 마는 식당이 주위엔 많습니다. 일단 시작했으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운영할 수 있는 식당이 되어야 합니다. 사장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기휴무일을 정할 때 주변 가게들이 쉴 때 같이 맞추어서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가게들이 다 쉬는데 우리 가게만 열고 있다 해도, 손님들은 그 부근의 가게는 다 문을 닫는 날로 여기기 때문에 손님이 적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우리 가게가 쉬는데 주변의 다른 가게가 다 문을 열 경우도 마찬가지로 우리 가게의 손님을 잃을 수도 있다.90쪽
직원들을 가르치거나 회의를 하는 건 솔직히 소용없는 일이다. 가장 좋은 건 내 스스로의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그전에는 카운터에만 있다가 손님이 오면 내가 먼저 서빙을 하고 ‘어서 오세요’하고 인사를 했다. 사장이 하니 종업원들도 흉내를 낼 수밖에 없다. 이건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먼저 하면, ‘종업원’은 따라 하게 된다.101쪽

식당 운영의 원칙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 먹는 사람의 입장과는 조금 상반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식당을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원칙같습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느냐? 그 원칙을 설명하는 근거에 대해서도 나름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 또한 경험이겠죠?

내가 만든 법칙 가운데 ‘보자기 법칙’이 있다. 보자기나 수건을 펴 놓고 들어 올리면, 평평하게 동시에 올릴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보자기의 각 끝에 노인, 아이들, 남자, 여자 등이 분포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들은 다 입맛이 다르다. 그런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켜 보자기를 한꺼번에 들어올릴 수는 없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어디든지 탁 집어서 들어 올리면 결국 어느 순간이 지나서 보자기의 모든 부분이 따라 올라오게 되어 있다. 이게 바로 외식업의 원리이다.131쪽
만약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치자. 도저히 손님의 화가 사그라들지 않으면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싹싹 빌 정도로 사과를 해야 한다. 음식을 바꿔 주는 대신 밥값은 받아야 한다. 하지만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냥 나가는 손님이라면 밥값을 받지 않는게 맞다. 주인과 손님, 서로 창피한 것이 최고다. 비록 주인이 스트레스를 받고, 창피하고, 몸이 지칠지라도 말이다. 금전적인 보상이 가장 최악의 방법이다.
물론 사과의 말이나 죄송스런 얼굴보다는 물질적인 보상을 원하는 손님이 훨씬 많다. 주인 역시 물질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편하지만, 제2, 3의 컴플레인을 야기시키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보상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 사항은 각양각색이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예외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201쪽

기승전치킨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회사 퇴직하면 장사나 해볼까 하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만큼 먹는 장사를 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요? 내가 하면 이보다 맛있고, 잘하겠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이 봅니다. 하지만 먹는 장사도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순히 하루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식이 아니라면 사소한 것에도 남들과 다른 뭔가가 필요합니다. 성공 사례를 빨리 익혀,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성공한 사람의 당연한 이야기라고 넘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식당을 방문하면 보이는 것이 더 많아 졌습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봐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먹는 사람, 즉 소비자의 눈에도 보이는 것이 새로운데, 지금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은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음식을 잘만드는 것이 아닌 식당 운영을 하고 싶은 사장이 되려면 꼭 한번 읽어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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