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 타임

지난 해 한국사람은 하루 평균 3시간 40분 동안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016년 대비 약 두 배에 이르는 수치라고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스몸비(smombie)라는 단어도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스마트 기기에 정신이 팔려 주변을 인지하지 못한 채 걸어가는 사람을 좀비에 빗댄 말이기도 합니다. ‘보행 중 스마트폰 주의’라는 안내가 흔하게 보이며 교통표지판도 세워지고 있습니다. 안전에도 문제가 되다 보니 보도 바닥에 LCD 신호등을 만들고, 픽토그램을 그리기도 합니다.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스마트기기에 정신을 뺏기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업무에 집중이 필요할 때도 우리는 스마트폰 알람으로 흐름이 깨지곤 합니다. 끝없이 새롭게 올라오는 정보들 때문에 우리의 주의는 분산됩니다. 오로지 전화와 문자메시지만 되는 휴대전화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 지고 있습니다. 예전과 같은 몰입이 불가능해지는 원인이 스마트폰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일 것입니다.

 


메이크 타임 구글벤처스의 혁신적 시간관리법
제이크 냅, 존 제라츠키 공저/박우정 역 | 김영사 | 2019년 04월 29일 | 원서 : Make Time

 

책은 제목 그대로 시간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하라고 합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덜 주의 산만하고 순간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믿으라고 합니다. 즉, 미친 듯이 돌진하는 속도를 늦추자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시간을 만들어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하라는 생산성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선을 긋습니다.

‘메이크 타임Make Time’은 생산성에 관한 개념이 아니다. 더 많은 일을 해내고 할 일을 더 빨리 끝내고 외부의 도움을 받자는 얘기가 아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건 언어를 배우건 부업을 시작하건 자원봉사를 하건 소설을 쓰건 혹은 ‘마리오 카트Mario Kart’를 정복하건, 정말로 관심 있는 일을 할 시간을 실제로 더 많이 만들도록 도울 수 있게 설계된 프레임워크다.16쪽

저자는 구글의 수석디자이너 였던 제이크 냅과 디자인 파트너였던 존 제라츠키 입니다. 구글벤처스의 기획실행 프로세스인 스프린트를 개발한 제이크는 스프린트를 150회 넘게 진행하고 지메일부터 구글 엑스에 이르기까지 구글의 핵심 프로그램에서 스프린트를 이끌었습니다. 구글 벤처스 등에서 15년 가까이 디자이너로 일한 JZ(존 제라츠키)는 유튜브에서 디자인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이런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들 조차 저녁이 되면 ‘대체 내가 오늘 뭘했지?’라는 고민을 하는 것에서 시간을 만드는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연구의 아이디어는 스프린트 실험실에서 얻은 교훈이며, 그 교훈을 통해 자신의 하루를 재설계하는 방법을 만들어 갔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우리의 일상이 바쁜 이유를 두가지로 정리합니다. 비지 밴드웨건(Busy Bandwagon : 다른사람이 바쁘니 나도 바빠서 지내는 현상)과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s : 끝없이 새롭게 올라오는 앱과 그외 정보원 등)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위에서 말한 두 가지가 디폴트(default)되어 움직인다고 말합니다. 비지 밴드 웨건과 인피니티 풀은 계속 강력해져 우리를 더더욱 디폴트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한다고도 합니다.

이러한 디폴트에서 벗어나기 위한 ‘메이크 타임’은 매일 반복되는 네 단계 프로세스라고 말합니다. 하이라이트, 초집중, 돌아보기 순으로 진행하면서, 집중을 위해 시간과 주의를 통제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보충하는 방법으로 그려집니다. 각각의 단계를 소개하면서 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 총 87개의 전술을 알려줍니다. 이 전술을 모두다 적용하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부분만 취사 선택하여 사용하라고 합니다.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더 많은 일을 끝내! 더 효율적으로 하라고! 더 많은 목표와 계획을 세워! 이게 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적용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하이라이트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의합니다. 일을 더 많이 한다고 해서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 지치고 바쁘다고 느낄 뿐이라는 것입니다. 날마다 바쁘게 지내면 시간이 흐릿하게 스쳐 지나간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지 할 일 목록의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기 위해 질주하는 대신 즐기고 기억하고 순간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목표와 과제 사이에 있는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속도를 줄이고 일상생활에 만족을 불러오며 시간을 만들도록 돕는 열쇠라고 믿는다. 장기적 목표는 올바른 방향을 향해가는 데 유익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하는 시간을 즐기기가 어렵다. 과제는 일을 완료하는 데는 필요하지만, 초점이 없으면 잊히기 쉬운 흐릿한 상태로 훌쩍 지나가 버린다.53쪽

초집중을 위한 전술은 주의를 분산하는 방해꾼을 차단하는 방법이 많이 소개됩니다.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수렵 채집인처럼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몸과 뇌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돌아보기 전술은 생활을 기록하고, 미세하게라도 개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뇌와 몸을 완전히 분리된 개체로 보는 이른 인식은 어린 시절에 자리 잡아 계속 강화된다. 우리 두 사람은 성장할 때(제이크는 워싱턴주의 시골에서, JZ는 위스콘신주의 시골에서 자랐다) 수학, 영어, 사회로 뇌를 훈련하고 체육 수업과 스포츠 팀에서 몸을 훈련했다. 두 개가 별개의 세계였다. 뇌는 여기에, 몸은 저기에 있었다.
대학에서는 뇌가 할 일이 늘어났고 운동은 더 이상 필수과목이 아니었다.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무직을 얻었을 때는 뇌가 더 바빠지고 일정표가 꽉 차서 몸을 돌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대로 대응했다. 뇌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나 요령을 시도했고, 그러는 동안 몸은 열외로 밀려났다. 역시나 두 개가 별개의 세계였다. 뇌는 여기에, 몸은 ‘저 멀리에’있었다.
오늘날 세계의 디폴트는 뇌가 운전대를 쥐고 있다고 가정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몸을 돌보지 않으면 뇌가 일할 수 없다. 점심을 잔뜩 먹은 뒤늘어지고 나른해지거나 운동 후에 기운이 나고 머리가 맑아진 걸 느낀 적이 있다면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할 것이다. 뇌를 위한 에너지를 원하면 몸을 돌보아야 한다.199쪽

80여개 이상의 전술 중 그 중에서 제가 가장 눈에 띈 방법은 방해꾼 없는 스마트폰 만들기 입니다. 앱에서 로그아웃하고, 알림을 거부하고, 첫 화면을 깨끗하게 만들고, 시계는 손목시계로 대신하는 방법들 입니다. 저 또한 스마트폰이 시간을 뺏는 1순위 훼방꾼으로 생각을 하고 있던 중이라 읽고 나서 바로 따라 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메이크 타임 블로그에도 올라와 있어서 링크(https://maketime.blog/article/six-years-with-a-distraction-free-iphone)를 걸어봅니다.

 

메이크 타임 블로그에도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 외에 많은 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 주문 번호를 알려주면 보너스 팩을 PDF로 보내주기도 합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이 모두가 아니라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피하고 미루어왔던 지난 일들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바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시간을 내어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경력을 쌓는 동안 우리는 너무 주의가 산만했고 허둥거렸으며 바빴다. 가장 관심 있는 일을 위한 시간을 만들기에는 피곤함에 절어 있었다. 메이크 타임은 먼저 우리가 통제력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수년간 미루어왔고 계속해서 무한정 미룰 뻔했던 전형적인 ‘언젠가는’ 프로젝트들을 시작하도록 해주었다.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습관을 들이면 일상생활이 바뀐다. 현재 당신의 일이 내면의 나침반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가장 중요한 기회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역량이 훨씬 커질 것이다.286쪽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시간을 만드는 방법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방법을 시도하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좋은 전술은 당신의 하루에 맞는 전술이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다 하는 사람도 없다고 하며 그렇게 완벽해 지지 말라는 말로 위로도 합니다. 단지 시간이 필요할 때 한번씩 들쳐보면서 그때그때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시작은 방해꾼 없는 스마트폰 만들기 부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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