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센스

‘말을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말투가 문제다’라고 말하는 책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말투’만 고쳐서도 안된다고 합니다. ‘말’을 만드는 근본이 인격이라고 하여 우선적으로는 인격을 먼저 갖춰야 된다는 것입니다. 박혜수 저자가 쓴 ⟪말투 디자인⟫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인격을 갖춘 후 말투의 체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 다른 관점으로 ‘말이 통하기 전에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되라’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의 TED 강연을 보면 좋은 대화를 위한 방법으로 수없이 들었던 많은 조언들이 필요없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들을 때 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득이고, ‘예’와 같은 호응의 단어를 내뱉고 , 들었던 말을 요약해서 되풀이 하라는 등등은 당장 집어 치워라고 합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진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경청한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법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좋은 대화는 시간이 아깝지 않고 지루하지 않고,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습니다. 몰입을 일으키게 되고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서로 진짜로 통했다고 느끼거나 완벽히 이해받은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말센스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셀레스트 헤들리 저/김성환 역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02월 25일 | 원서 : We Need to Talk

 

저자인 셀레스트 해들리는 미국 최고의 방송인 가운데 한명으로 인정을 받는 사람입니다. 1999년부터 라디오 방송국에서 20년 가까이 뉴스 진행 및 다양한 프로그램의 호스트를 맡고 있습니다. 강연도 활발히 하고 있으며, 대화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TED 영상이 10 ways to have a better conversation 입니다. 이 영상의 제목과 같이 좋은 대화를 위한 10가지 기본 방법을 이야기 하는데 그 Rule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지 말것
2. 설교하지 마세요.
3. 자유롭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하세요.
4. 대화의 흐름을 따르세요.
5. 모르면 모른다고 하세요.
6. 여러분의 경험을 다른 이의 경험과 동일시하지 마세요.
7. 했던 말 또 하지 마세요.
8. 세부적인 정보에 집착하지 마세요.
9. 들으세요. 가장 중요
10. 짧게 말하세요.

위의 10가지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9번 경청이라고 합니다.

대화란 주고받는 것이다. 그러나 그 주고받는 것이 꼭 말일 필요는 없다. 눈빛만으로도 감정을 공유할 수 있고, 표정만으로도 상대에게 나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함께 웃음으로써 기쁨을 공유할 수 있고, 함께 울면서 슬픔을 나눌 수도 있다.28쪽

이 책은 위에서 소개한 셀레스트 헤들리의 대화법 관련 TED 영상의 책 버전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TED 영상 조회수를 보니 책에서는 1,300만 조회수라고 하지만, 현재 들어가서 보니 1,400만이 넘었네요. 그만큼 꾸준히 계속 조회가 되고 있습니다. 대화법 관련 책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하는데, 이 영상의 조회수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영상을 보고 뭔가 배운 것이 있다고 생각되면, 이 책도 필요하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우리는 말로 해야 할 때조차 문자를 쓴다.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에는 문자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과 감각과 뉘앙스가 있다. 누군가와 좀 더 친밀해지고 싶다면 말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160쪽

저자가 영상에서는 10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반면에 책에서는 16가지의 센스를 소개합니다. 말을 잘하고 싶고, 설득을 잘하고 싶고, 말싸움에도 밀리지 않는 방법, 대화 자체가 두려운 사람에게는 두려움에 맞서는 방법, 말보다는 센스를 먼저 배워야 하는 이유 등이 있습니다. 진심으로 경청하고, 올바른 질문을 하고, 배려함을 통해 상대가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센스있는 사람이 말 잘하는 사람을 이긴다고 합니다.

책에서 말하는 말센스 16가지 입니다.

1.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낸다
2. 선생님이 되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3. 질문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표현한다
4. 대충 아는 것을 잘 아는 척하지 않는다
5.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듣는다
6. 상대가 보내는 신호에 안테나를 세운다
7. 잡초 밭에 들어가 배회하지 않는다
8. 머릿속의 생각은 그대로 흘려보낸다
9. 좋은 말도 되풀이하면 나쁜 말이 된다
10. 이 얘기에서 저 얘기로 건너뛰지 않는다
11. 고독의 시간이 공감력을 높여준다
12. 말은 문자보다 진정성이 강하다
13. 편리함을 위해 감정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14. 말재주와 말센스는 다르다
15. ‘옳음’보다는 ‘친절함’을 선택한다
16. 바로잡지 못할 실수는 없다

나는 일생에 걸쳐 배워온 지식들 가운데 상당수가 잘못된 것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동안 외우고 익힌 대화 전략들은 생각만큼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수년에 걸쳐 습득한 지식들을 모두 벗어던진 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199쪽

한동안 말하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책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사투리를 고치고 말을 또박또박 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말하는 법이 아니라 인격, 센스, 공감 같은 것들이 말하는 기술 보다 먼저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억나는 책 중에 ⟪말그릇⟫(김유나 저/카시오페아)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비울 수록 사람을 더 채운다는 뜻으로 말하는 기술 보다 말의 그릇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상대와 대화하는 것에는 기술이 정말 필요없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면 그것으로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런 대화법 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고, 책의 내용은 결국 말하는 기술 보다는 다른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일 겁니다.

⟪일 :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모두들 하기 싫어하고, 아무나 하지 못하는⟫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이 책은 터클이 쓴 책인데 이 책은 제목도 좀 엉뚱해 보이고, 등장인물들의 직업(청소부, 이발사, 호텔 종업원, 피아노 조율사 등등)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은 식료품점 같은 곳에서 늘 마주치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매혹적이고, 가슴 저릴 뿐만 아니라, 더 없이 생생하기까지 하다.70쪽

요즘 우리사회는 공감에 대한 능력이 쇠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리학 연구 결과도 이런 결론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가속화 되다 보니 개개인의 치유를 위해서라도 공감과 관계의 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내용도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대화란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공을 들여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말센스 입니다.

끊임없이 나오는 대화법 관련 책. 여러 권의 책은 필요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원칙들을 기억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 그것만이 필요할 뿐 입니다.

 

  • 역류 효과를 방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혹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면 그것을 방지할 수 있을까? 하지만 독서와 공부도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한다면 역류 효과를 막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매우 잘 안다고 생각했을 때, 그 생각을 지지하는 정보만 찾아 읽기 때문이다.(page 36)
  • 개방형 질문을 제대로 던지려면 계속해서 훈련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 모든 질문을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로 시작하기는 힘든 일이다. 나는 내가 던지는 질문의 절반 정도를 이 여섯단어로 시작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개방형 질문을 던진 뒤 받게 되는 답변은 확실히 그 질 자체가 다르다.(page 53)
  •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의 책 ⟪괴짜처럼 생각하라⟫에는 ‘영어에서 가장 말하기 어려운 세 단어’라는 제목이 달린 장이 포함되어 있다. 당신은 그 세 단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처음 그 세 단어가 “사랑해요 I love you”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들이 내놓은 답은 의외였다. 저자들이 말한 그 세 단어는 “몰라요 I don’t Know”였다.(page 63)
  • 진정으로 듣는 행위listening는 에너지와 주의력을 필요로 하며, 단순이 듣기만 하는 행위hearing보다 더 많은 감각기관을 자극한다. 대화를 하는 동안 전달되는 정보에는 언어 정보(발설되는 단어들의 의미)뿐만 아니라, 몸짓 정보(표정, 손짓, 자세)와 어조 정보(말을 하는 방식)까지도 포함된다. 우리 모두는 말의 의미만으로는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안다. 메신저에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한 이모티콘이 쓰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소통과 관련하여 메신저의 이모티콘이 의미하는 것은,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들으려면 말하는 상대의 제스처와 억양, 뉘앙스까지 주의해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page 81)
  • 대화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집중력을 향사시켜야 한다. 2007년에 수행된 한 연구는 자기 조절 능력을 훈련하는 것이 관계의 질 향상과 정신 건강 증진, 스트레스 감소, 성적 향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자신의 의지력을 다스리려면, 담배나 술에 대한 의지도 줄어들고, 섭식장애의 고통도 감소하며, 법을 위반할 확률까지도 낮아진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자기 조절을, “자신의 생각과 감정, 충동, 행동을 통제하거나 제어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 바 있는데, 이 정의는 상대의 말을 듣는 동안 머릿속의 생각을 따라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훈련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page 118)
  • 쉽게 산만해지지 않도록 마음을 훈련시키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특히 며앙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명상은 자기 자신의 생각을 관찰한 뒤 그 생각을 그냥 놓아 보내는 법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명상이 별로 내키지 않는다면 그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불현듯 떠오르는 상념들을 붙들지 않고 놓아주면 된다. 그 무엇도 바꾸려 하지 말라. 산만한 생각을 더 빨리 알아차릴 수록, 그 생각이 당신의 두뇌와 몸을 끌고 가기 전에 놓아 버리기도 더 쉬워질 것이다.(page 124)
  • 내가 지금 한 말은 아마도 내향적 성격을 지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것이다. 수잔 케인이 자신의 책 콰이어트를 통해 널리 알린 것 처럼, 내향적 성격의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획득한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주로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에너지를 재충전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대화를 나누는 상황을 불편해하고 소모적인 것으로 느끼는 경향이 강하다.(page 156)
  • 연구자들은 휴대폰의 존재 자체가 대화의 질과 대화 당사자들의 유대감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휴대폰이 단지 탁자 위에 놓여있었을 뿐인데도 말이다! 당신이 친구나 동료와 함께 점심을 먹으며 탁자 위에 휴대폰을 올려놓았던 순간들을 떠올려보기 바란다. 당신은 휴대폰을 집어 들어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관계에 충실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사실 무시당한 그 메시지들은 여전히 함께 있던 사람과의 유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page 178)
  • 사실 우리는 자신의 대화 능력을, 우리가 직장에 있든 학교에 있든 아니면 집에 있든, 실제보다 훨씬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축적된 데이터 역시 이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수많은 연구 결과들은 자신의 의사소통 기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별로 정확하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줘 왔다. 사회심리학자이자 코넬대학교 교수인 데이비드 더닝은 10년 이상에 걸친 연구 끝에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능력과 지적 능력에 대해 과도하게 우호적인 관점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page 188)
  • 어려운 대화는 가끔씩 통제 범위를 벗어나기도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은 상처를 받고 화를 내기 시작한다. 이럴 때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단 하나, 누군가가 먼저 사과를 하는 것뿐이다.(page 228)
  • 그 중 한 연구는 다른 어떤 정보보다도 내 마음을 크게 뒤흔들어 놓았다. 젊은 층의 공감 능력이 빠른 속도로 쇠퇴하고 있다는 연구다.
  • 공감은 연민과 매우 다르다. 연민은 “나는 당신을 동정합니다”라고 말하는 능력이다. 하지만 공감은 “나는 당신과 아픔을 같이합니다.”라고 말하는 능력이다. 연민은 상대방으로부터 분리돼 있기 때문에 자칫 ‘유감’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공감은 상대와 연결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이끌고, 우리 모두가 같은 인간으로서 함께 몸부림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도록 돕는다.(page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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