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게

마흔이라는 단어에 체온이 떠오릅니다. 38~38.5℃의 미열을 지나 40℃ 이상이면 고열이라고 말합니다. 체온이 갑자기 오르면 우리 몸은 땀이나 호흡 등으로 열 배출을 시도 합니다. 체온조절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입니다. 체온이 39℃ 이상이면 저혈압으로 쓰러질 수 있으며, 39.5℃가 넘으면 뇌 기능이 망가진다고 합니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기준이 40℃입니다. 이 경우 시원한 곳에서 얼음찜질을 하는 등 빨리 체온을 떨어뜨려야 합니다.

질병도 마찬가지 입니다. 감기, 독감, 세균에 의한 호흡기 질병에 걸려도 체온은 올라갑니다. 몸의 먼역 체계가 바이러스 등과 싸우는 과정에서 열이 오르는 것입니다. 발열이 있다는 것은 면역체계가 동작한다는 것입니다. 발열물질이 그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고, 이 물질이 기준 온도를 높입니다. 열이 계속해서 높게 나타난 것은 반드시 몸에 병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몸에서 고열은 병의 진전이 빠르고 다른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빨리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마흔이라는 나이는 치료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 입니다.

 


마흔에게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저/전경아 역 | 다산초당 | 2018년 10월 05일 | 원서 : 老いる勇氣

 

정재찬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가 쓴 ⟪그대를 듣는다⟫책에서는 서른과 마흔의 차이를 옛날을 그리워 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가장 좋은 날, 부모님은 안 계시는 법. 사랑을 알 만할 때 사랑은 떠나가는 법. 옛날이 그리운데 시간은 돌이킬 수 없는 법. 그걸 간절히 알게 될 때가 마흔 살인 게다. 그러기에 옛날을 아무리 보내려 해도,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다.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세월이 갔던 것처럼, 내가 오라 아니 해도 자꾸 오는 것이 옛날 아니던가. 그것이 서른과 마흔의 결정적 차이라 믿는다.

계속해서 타고난 팔자니 운명이니 운수니 하는 말에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 또한 사십 대라고 합니다. 개인의 건강, 가정의 화목, 직장에서의 성공과 같이 지금의 순간에 안주하는 순간, 사십대는 위험해 진다는 것입니다. 성공한 사람도 문제가 없는 사람도 다 문제가 있는 게 사십대라고 이야기 합니다.

어느 날 돌아보면 휑뎅그렁항 껍데기 뿐이다. 그 때 우리는 다시 또 내인생과 세월과 꿈과 사랑과 작별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런 마흔 즈음에 느끼는 삶과 죽음. 나이 듦에 대한 심리학을 이야기 하는 책이 있다면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이런 중년의 심리를 이야기 한 책이 ⟪마흔에게⟫입니다. 책의 원제는 ‘老いる勇氣늙어가는 용기’ 입니다. 늙어가는 것을 인정하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나이 오십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저자는 심장에 대체 혈관을 연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수술을 위해 잠시 심장을 멈춰야 했던 경험이 ‘나이 듦’에 대한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나이 듦을 부정적으로 받아 들이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노화를 약화 혹은 퇴화라고 보는 시각입니다. 노화를 퇴화가 아니라 변화로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두번째는 인생의 목표를 성공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성공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온 사람에게 나이 듦은 성공을 위협하는 장애물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행복은 성공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체온이 오르는 것이 외부의 온도에 의해 오르는 것과 질병에 의해 오르는 것 두가지 듯이, 나이 듦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두가지라는 겁니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바로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책은 마흔즈음을 극복할 용기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9개의 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1장에서 4장까지는 다시 살아가는 용기를 말합니다. 인생, 내리막길이 최고!라고 시작합니다. 산다는 것 자체가 나이먹는다는 것이라는 겁니다. 어제 못한 일은 오늘 하면 된다고 합니다. 위가 아니라 ‘앞’을 향해 가라고 합니다. 일생일대의 사건이 닥쳐왔을 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된다고 합니다.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생깁니다. 늙어가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인생을 뒤로 미루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들러가 말하는 진화는 위가 아니라 ‘앞’을 향해 나아가는 움직임을 가리킵니다. 즉, 누군가와 비교하여 ‘위냐, 아래냐’라는 기준으로 측정하는 게 아니라 현상을 바꾸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 것이죠.40쪽

5장에서 7장까지는 용기를 내는 법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고, 하지 못할 때는 ‘못한다’라고 말해라고 합니다. 8장과 9장은 나답게 사는 법을 알려줍니다. 나의 가치를 인식하고, ‘우리’를 주어로 생각하자고 합니다. 나부터 챙기는 것도 필요합니다.

앞날을 염려한다는 건 ‘지금, 여기’를 소홀히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 여기’를 소중히 여기며 살지 않으니 앞날이 걱정되는 겁니다.86쪽

나이 들어 맛보는 행복은 경험한 것, 배운 것, 그리고 ‘지금, 여기에’ 있는 기쁨을, 뭔가의 형태로 직접 건네주고, 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나이 든 사람의 사명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어떤 상태든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살아 있는 것만으로 타자에게 공헌할 수 있다.’53쪽

이처럼 나이 먹는 행복을 꼭 전해주기 바란다라고 합니다. 또한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싶다면 철학 책을 꼭 읽어보라고도 권합니다. ‘철학은 50부터’라고 한 플라톤의 이야기를 가져옵니다. 철학자는 지를 사랑하는 사람이지 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절대 아니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용기를 내어야 한다는 것과 통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책은 노년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젊을 때와 다른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 어른이 되었듯이, 떠나보내는게 익숙해질 때가 분명 올 것입니다.  새로운 용기가 필요합니다.

 

  • 일본의 철학자 미키 기요시三木淸는 ⟪인생론 노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행복은 존재와 관련되어 있지만 성공은 과정과 관련돼 있다.”(page 7)
  • 병에 걸려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습니다. ‘잘 사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살게 되었다고 실감한 순간입니다.(page 70)
  • 인간은 결코 무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은 인생에 관계없이 ‘지금, 여기’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하는 것만을 생각하고 살면 언제까지나 젊은 마음으로 의연하게 살 수 있습니다.(page 89)
  • 먼 장래의 일만을 생각하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가능성이나 행복을 헛되게 한다면, 그건 너무나 아쉬운 일입니다.(113쪽)
  • 어른이 되기 윟나 세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는 겁니다.
    타자가 어떤 평가를 하느냐와 관계없이 자신이 했던 일이나 존재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중략)
    두 번째, 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합니다.(중략)
    자신의 과제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건 상대의 결정 또한 존중한다는 뜻입니다.
    부모에게 이상적인 모습을 바라는 이유는, 어른이 되기 위한 세번째 요건, ‘자기중심성에서의 탈피’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page 122)
  •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간병을 생산성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누군가 간병할 거면 생산성에서 벗어나 성과와 보상을 구하는 것을 그만둬야 합니다. 간병도 육아도 보상을 바라면 버티기 힘들어집니다. 간병함으로써 공헌감을 느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page 149)
  • 과거는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 다른 각도에 초점을 맞추고 과거를 바라볼 수 있다면 자신을 탓하며 후회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일은 없을 겁니다.(page 153)
  • 무슨 일이든 해보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해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하지 못한다”는 현실에서 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곧 할거야”라는 가능성 속에서만 살면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못합니다.(page 188)
  • 관대함이 반드시 이론異論에 찬성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건 달라.” “너는 틀렸어.”라고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생각을 굽히고 “네가 말한 대로야”라고 동조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타자의 생각을 이해한다는 겁니다. 적어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서로의 차이는 차이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page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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