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는 조직

직원의 용기? No!, 리더의 용기? Yes!

 

‘리더란 무엇인가?’, ‘리더의 역할은?’이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대답하기 힘듭니다. 미션, 전략, 팀워크, 조직문화, 고객 관계, 학습, 생산성 등 하나하나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 질문이 나옵니다. 최종적으로는 그냥 해야 할 일이 무지 많은 사람으로 이야기하고 끝이 납니다.

리더의 역할에 대해 기존에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는 프레임이 강합니다. 리더는 정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정답에 맞춰 직원을 평가합니다. 직원은 지시받는 내용을 단순히 수행하면 되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 프레임을 적용하면 일을 시키지 않으면 리더가 아닌게 됩니다. 이렇다 보니 모든 권력이 한 명의 리더에게 집중됩니다. 조직 전반에 두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웰스파고 사태는 단순히 누구 하나의 잘못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일이다.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고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목표가 문제의 핵심이었다. 웰스파고의 직원들은 반대가 용납되지 않는 환경에서 근무했고, 경영진은 그런 그들에게 오직 하나의 메시지만 주입했다.
‘팔아라, 못 팔면 해고다!’158쪽

어떤 리더는 하나하나 설명할 시간에 내가 하는 게 낫다고 합니다. 그래야 품질에 만족을 합니다. 또 어떤 리더는 일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본인이 계속 합니다. 일을 시키면 내가 할 일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런 현상은 리더의 입장에서, 완수해야 할 일이 혹시 되지 않을까봐 두려워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냥 내가 하고 말지’라면서 체념합니다. 다른 일로도 바쁜 직원한테 그 탓을 돌리기도 합니다. 솔선수범이라는 단어로 포장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잘나간다는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 연구를 통해 리더에 대한 프레임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잘’시키는 사람입니다. 일을 ‘잘’ 시키는 리더를 직원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일을 잘 시키고, 잘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두려움 없는 조직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두려움 없는 조직 심리적 안정감은 어떻게 조직의 학습, 혁신, 성장을 일으키는가
에이미 에드먼드슨 저/최윤영 역/오승민 감수 | 다산북스 | 2019년 10월 01일 | 원서 : The Fearless Organization

 

올해 공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경험 평가에서 서율 유명 대학병원을 제치고 전국 1위를 차지한 의사가 있습니다. 바로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응진 원장입니다. 의료진의 실수를 많이 실토하면 오히려 상을 주겠다는 지시로 환자 안전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는 것입니다.

“환자에게 약이 잘못 투여됐으면 보고하세요. 잘못 건네질 뻔했어도 다 보고하세요. 그러면 포상을 드릴께요.”(기사 :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4/2020072404386.html)

예전엔 쉬쉬하거나 지나쳤던 사소한 근접 오류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구성원끼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 책의 시작도 머리가 희끗희끗한 의사와 젊은 간호사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27주만에 태어난 미숙아에 대한 의사의 의료 조치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다른 상황을 보여줍니다. 간호사는 의사에게 문제제기를 하려다가 멈칫하며 돌아섭니다. ‘자신이 질타받게 될 위험’과 ‘미숙아가 겪게 될 위험’을 의식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의사가 알아서 잘했겠거니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 경우라고 합니다. 괜히 이야기 꺼냈다가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무능하고 무지하며 업무에 차질을 줄 수 있는 골칫덩이로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는 항상 ‘대인관계 위험’이라는 심리적 요소가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구성원의 심리적 안정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책입니다.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한 조직을 ‘두려움 없는 조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은 각각의 개별 조직이 가진 고유한 자산이다. 같은 회사에 소속됐다고 해도 팀별로 분위기에 따라 심리적 안정감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뚜렷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팀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팀도 있다. 크리스티나가 근무하는 병원만 봐도 그렇다. 어떤 병동에서는 간호사가 의사의 조치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문제를 제기하지만, 크리스티나의 병동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분위기의 차이는 아주 미묘하지만 강력한 방식으로 구성원의 행동 양식을 결정한다.42쪽

아직도 수많은 관리자급 리더가 ‘두려움’이 구성원들의 동기를 유발한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구성원이 업무나 성과 관리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면, 좋지 않은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는 당연히 성과로 나타납니다. 단, 어떻게 했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구성원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협력했느냐에 대한 평가는 없습니다. 오늘날 업무 성과의 중요 요인이 바로 실수를 통한 학습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 동력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심리적 안정감이 여러 변수 간의 관계를 약화시키거나 강화시키는 ‘조정자’의 역할을 한다는 게 밝혀졌다. 심리적 안정감은 수많은 직원이 각기 다른 지역에서 근무할 때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갈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팀원 간의 다양성을 연결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58쪽

두려움의 대상에 대해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프레임을 벗어나 회사의 새로운 가치 체계를 수립하는 것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버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창기 우버는 급속한 성장을 보여줍니다. 이런 성장에는 목표한 실적만 달성하면 다른 어떤 것은 무마되는 회사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즉, 목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팀보다는 독자적인 업무 수행을 선호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도 괜찮다는 의식이 팽배해집니다. 이러한 우버를 변화시킨 것은 한 직원이 SNS에 올린 글이었습니다.

이쯤에서 우리는 ‘용기’라는 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하 직원이 문제를 제기할 때는 당연히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심리적 안정감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당한 일에는 언제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세요”라고 말하는 건 허공에다가 대고 외치는 것에 불과하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지 않고 단순히 용기 있게 행동하기만을 원하는 것은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겠다’는 두렵고 불안한 신호로 작용한다.68쪽

우버는 이후 CEO가 교체되면서 기업으로서 ‘정도’를 선택하였습니다. ‘성장’이라는 것과 맞바꾼 것입니다. 현재 우버의 가치를 봤을 때 정도를 택했던 것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도를 실행하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합니다.

즉, 목표 달성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의 출발점은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합니다. 두려움 없는 조직의 기본 토대를 만드는 일입니다.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업무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새로 짜는 것이다. 만약 결함 없이 완벽한 자동차를 생산해야 하는 공장에서라면, 공장장의 업무는 각 조립 공정이 완료되기 전까지 사소한 결함을 모두 잡아내 이를 바로잡도록 조치하는 일이다. 작업 환경이 매우 열악한 백금 광산에서라면 광부의 사망률을 0퍼센트로 줄이기 위해 광산 관리자는 작업자의 신체적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이 목표인 조직에서라면 새로운 가설을 개발하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그 과정에서 설사 가설이 잘못됐다고 해도 전혀 문제 될 게 없음을 인지시켜야 한다.92쪽

리더십은 조직의 최상위층만이 가져야 할 덕목은 아니라고도 합니다. 능동적으로 일하려는 모든 직위의 구성원이 갖춰야 할 필수 요소라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혁신을 강조하는 시대에 혼자서는 성취할 수 없는 목표가 많습니다. 서로의 노력으로 함께 이뤄내야 합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역량과 기술을 바탕으로 업무에 최대한 매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그 역량과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침묵을 지키는 대신 솔직하게 표현하고, 두려움을 갖는 대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 이 것이 바로 오늘날 구성원이 갖춰야 할 무기라고 말합니다. 성장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 새로운 것을 만들어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집념과 의지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목표를 다르게 봐야 할 것입니다. 혁신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신념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돈은 그 후에 저절로 따라온다고 합니다. 물론, 이 부분에 반박할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실어두고 있습니다.

당장의 내 앞에 떨어진 매출보다 조직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것, 부속품이 될 수 밖에 없는 직원수의 증가보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 용기있는 리더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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