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의 품격

노트, 다이어리, 플래너, 오거나이저···
년말이 되면 새해를 시작하기 위해 획기적인 구성과 디자인, 다양한 목적을 가진 여러 제품들이 쏟아집니다.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사은품으로 나눠줍니다. 기업에서는 홍보를 위해서 몇권씩 돌립니다. 받은 것들을 하나하나 써보지만 끝까지 채우는 노트는 손에 꼽을 만큼 적습니다. 유일하게 끝까지 채우는 노트는 아마 회사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수첩이 아닐까 합니다.

노트를 사십시오. 그리고 바로 지금부터 쓰기 시작하세요. 항상 노트를 들고 다니세요. 심심할 때마다 노트를 펼쳐보세요. 지난 기록을 훑어보거나 새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기록하세요. 이렇게 하다 보면 한 권의 노트에서 아주 멋들어진 결론 하나 정도는 무난하게 나올 겁니다. 몇 년을 지속하면 여러분의 서가에는 자기만의 주장이 담긴 노트가 꽉 찰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여러분은 인류가 전승해온 자기 발전의 원칙에 따라 지성의 가족이 될 것입니다.247쪽

신은 우리 안에 이미 ‘저마다의 천재성’을 심어놓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나의 천재성을 피워낼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은 확실하다고 합니다. 노트 쓰기라는 겁니다.

 


노트의 품격 탁월함에 이르는 쓰기의 비밀
이재영 저 | 푸른들녘 | 2018년 07월 23일

 

2018년 1월 3일,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은 다섯 명의 연사가 강연에 나섰습니다. 그 중 ‘노트 쓰기로 당신의 천재성을 꺼내세요’로 강연(https://youtu.be/g-39OF50pUw)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현재 한동대학교 기계제어공학부 교수인 이재영입니다. 포스코 석좌교수로 여러가지 임무도 수행 중입니다. 그는 과학과 사람 사이, 자연과학과 인문학 사이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저자는 교과서에 방정식이나 단위로 등장하는 성공한 과학자들의 평전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들이 성취한 업적은 찬란합니다. 그 탁월함의 배경과 원인을 파고 들었고, 공통점을 찾았다고 합니다. 호기심으로 충만했고, 위대한 질문을 던졌고, 질문에 답하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했으며, 자신의 전 인생을 바친 것 입니다. 중요한 것은 놀라운 지속력이었다고 합니다. 그 지속력의 원천으로 ‘노트’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책은 저자가 ‘노트’라는 스승을 만나게 된 계기 부터 시작합니다. 개인의 탁월함을 끌어내는 비밀 아닌 비밀이 노트 쓰기라고 합니다. 이후 노트 쓰기를 실천한 위인들을 위대함, 비범함, 탁월함으로 나눠서 소개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탁월한 어떤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데 집중을 했다고 합니다. 점점 좁혀 들어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노트 쓰기를 실천하기에 도움이 되는 글로 채워졌습니다. 그래도 부족했는지 남은 이야기라는 장을 할애하여 노트 쓰기 활용 팁을 조금 더 소개하고 있습니다. 차례에는 보이지 않지만 노트 쓰기를 실천하는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도 책 중간중간에 나타납니다.

세바시 강연 동영상을 보면 이 책에 대한 내용을 갸름할 수 있습니다. 읽은 척 할 수 있는 힘도 키워 집니다. 강연 동영상과 책 모두 지속적으로 노트 쓰기를 할 수 있는 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세번째 끝까지 쓰는 방법이 새롭게 다가 옵니다.

쓰다가 버린 노트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노트 사기가 겁나는 분들도 있을 테지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아직도 쓸 종이가 많이 남았는데 그래서 미안해서 책꽂이에 두었는데, 어느 날 “에라 모르겠다” 하고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드는 죄책감, 이때 80대 20의 법칙인 파레토Pareto의 법칙’의 힘을 사용해보세요. 노트를 사기 전에 마음속에 쓰고 싶은 열정과 내용을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쉬지 말고 20퍼센트를 써 내려가십시오. 이제 그 노트는 결코 버려지지 않습니다.
남은 80퍼센트의 20퍼센터를 쓰고 또 그렇게 하세요. 얼마 가지 않아 노트 한 권이 여러분의 생각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245쪽

손으로 끼적이는 노트 쓰기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하게 해 줍니다. 컴퓨터를 켜면 인터넷을 뒤지게 되고, 이메일을 살펴보고 답장을 쓰고, 쇼핑을 하였던 경험,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그 사이 우리의 집중력은 분산되고, 생각도 끊긴다고 합니다. 너무나 원시적인, 아날로그적 존재가 좋아지는 것 입니다.

노트는 좋은 감정을 가지게 해줍니다. 불안하고 집중이 안 될 때, 노트 쓰기를 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집중이 됩니다. 마음 다스림이 된다는 것입니다.

감정이 우리 영혼을 뒤흔들 때, 조용히 종이를 펴고 노트를 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마음 다스림이 됩니다. 할 일이 많고 되는 일이 없어 불안하여 상담을 신청해보면 대부분 불안한 내용을 종이에 적어보라고 합니다. 한 번 종이에 쓰다 보면 사실 A4 한장을 다 채우기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종이 한 장도 안 되는 불안을 놓고 이렇게 고생하였다니,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쓰는 가운데 해결책이 머릿속을 왱왱 돌아다니기도 합니다.210쪽

나를 바꿔주고, 논리를 이기게 해 주고, 탁월함에 대한 갈망으로 쓰기를 합니다. 나를 돌아보며, 몰입도 해보고, 행복도 느껴보고, 생의 아름다움을 열어준다고도 합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결국 노트 쓰기도 또 하나의 글쓰기 인 것입니다.

노트는 창조적 생각을 키워주는 인큐베이터라고 이야기 합니다. 노트는 분명 우리의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숨겨놓은 천재를 꺼내는 독학자가 되는 길을 위해 노트 한권 필요하지 않을까요? 끝까지 한번 채워 보는 노트를 가지고 싶습니다.

 

  • 인쇄 기술과 제본 기술이 첨단을 달리는 지금, 우리는 시대상을 반영한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트는 제작 기술 측면에서 볼 때 큰 변화가 없습니다. 여전희 얇고. 제본 방법도 간단하거든요.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디자인만큼은 획기적입니다. 어쩌다 대형 문구점에 나가 보면 저마다 다른 감각을 뽐내는 노트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각각의 얼굴에 맞는 글을 쓰고 싶은 욕심에 저 역시 이 노트 저 노트 바구니 한가득 주워 담기 일쑤 입니다.(page 23)
  • 다음으로 들른 코너는 맨체스터가 자랑하는 과학의 현인들을 기리는 곳이었어요. 지독한 색맹이었던 돌턴John Dalton, 1766~1844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영국 여왕이 상을 주려 하자 그는 새로운 가운을 맞춰 입고 왔는데요. 그의 눈에 점잖아 보였던 그 옷의 색깔은 매우 강렬한 붉은빛이었습니다. 돌턴의 붉은 가운은 이제 대학의 박사학위 수여식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정작 그 색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page 40)
  • 류비세프가 흥미로운 것은 결과물 때문만이 아닙니다.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톡특한 방법 때문입니다.(중략)
    1. 시간은 통계를 내서 사용한다.
    2.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하는 현안은 거절한다.
    3. 긴급하게 해야 하는 일은 거절한다.
    4. 피곤하면 즉시 일을 멈추고 휴식한다.
    5. 피곤해지기 쉬운 일과 즐거운 일을 교차시킨다.

    위에 열거한 일들 중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하는 현안’이란 학술적으로 보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뚝딱 결론을 낼 수 있는 주제가 몇이나 되면, 그렇게 뚝딱 결론을 낼 수 있는 학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이리저리 보고, 끊임없이 분석하고, 조그만 결론을 내고··· 이런 띠끌들을 모아 태산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과학적 연구 아닐까요?(page 85)

  • 저는 푸앵카레를 보면서 휴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쉼 없이 일하는 일중독 증상을 보이는데요. 이런 현상은 현대에 들어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헬름홀츠Hermann von Helmholltz, 1821~1894라는 과학자가 언급한 것처럼 “지적 작업으로 녹초가 되었다면 반드시 휴식을 취하라. 그러면 그 이후에 오히려 창조적 영감이 떠오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사실을 참고해야 합니다. (page 111)
  • 우리는 대개 모순을 들이대고, 이와 대비되는 논점들을 강조하면서 “봐라, 이러니까 내가 맞고 네가 틀렸다는 거야”라고 말하는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합니다. 이분법적 사고는 하나를 택하여 다른 하나를 배제하는 길을 요구하기에 명쾌하고, 이해하기 쉽고, 행동 강령도 강렬하지요. 하지만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지혜입니다. 이분법적 사고의 세계에서는 ‘하나를 택하는 용기’만 필요할 뿐이니까요. 그러나 변증은 지혜에 이르게 해줍니다.(page 132)
  • 저는 자신에계 1년간 유예기간을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년 동안 예전의 내 모습을 찾지 못한다면 그때 가서 깨끗이, 미련 없이, 교수직을 접자”고 말입니다. 다시 학생의 마음을 품었어요. “옛날의 나는 없다. 새로 시작한다!”라고 되뇌면서 다른 학자들의 논문을 정성껏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몇시간씩 논문을 읽고 또 배우는 자세로 시간을 보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차츰 고통도 적어지더군요. 문득문득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르기 시작했고요. 마치 긴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와 싹이 트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저는 마침내 하고 싶은 일이 많아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page 177)
  • 이기는 삶이 아니라 달라지는 삶의 관점에서 보면 인생의 묘미는 남과 다른 나만의 모습을 갖추는 데 있습니다. 그럼 남과 다르기만 하면 탁월한 것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남과 다르면서도 뭔가 뛰어난 것이 필요해 보여요. 다름은 ‘방향’이고 뛰어남은 ‘높이’인 탓입니다. 말은 쉽지만 이것을 특정해 낼까요? 도대체 탁월하다는 것은 무엇일까요?(page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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