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이름, 허수아비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모든 순간이 너였다⟫, ⟪언어의 온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책은 2018년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입니다. 2019년에도 서점가에서는 에세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글로 표현하는 데 스스럼이 없어진 요즘은 에세이의 전성시대라고 이야기 합니다. 에세이로 쓸 수 있는 주제는 다양합니다. 이런 책은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과 가장 밀착된 이야기이기에 결코 가볍게 볼 수만은 없습니다. 거울을 보듯 읽는 이의 공감을 끌어내고, 나와 닮아 있기에 더 위로와 힘이 됩니다. 지치고 힘들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위로와 격려가 되는 것처럼 에세이가 그런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쉽게 독서를 했다는 만족감 때문에 다른 책보다 먼저 손을 뻗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에세이는 보통 한 개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모든 개인의 삶 안에는 보편적인 모습이 들어 있습니다. 읽으면서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여지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나와 다르지 않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고,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그 사람의 철학을 배울 수 있습니다.

 


나의 두 번째 이름, 허수아비 동네 컴퓨터 가게 아저씨의 촌철살인, 뼈 때리는 이야기
허수아비 저 | 혜윰 | 2019년 08월 26일

 

허수아비님의 유튜브 방송을 보면 얼굴은 나오지 않습니다. 컴퓨터와 함께 경상도 남자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처음에 어쩌다 한번 보게 되었는데, 엄청 고사양의 PC를 조립하던 장면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사투리를 사용하길래 ‘사투리로도 유튜브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뒤로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유튜브를 많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내면서도 본인을 드러내기가 싫었는지 허수아비라는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허수아비님이 컴퓨터 관련 유튜버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출판사로 부터 책 출간 제의를 받으면서, 이 책의 집필이 시작되었다고 나옵니다. 동네 컴퓨터 가게 아저씨의 인생 철학을 50㎝ 자의 길이만큼 50개의 꼭지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글 꼭지는 시간의 흐름대로 차례대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뒤로 왔다갔다 합니다. 글의 주제도 사업이야기, 장사 이야기, 유튜브 이야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 가족 이야기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본인의 철학을 소개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알려진 만큼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메세지가 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하는데 장비가 없어 시작하지 못한다는 변명은 하지 말라고 합니다. 장비를 고민할 시간이 있다면, 콘텐츠를 고민하라고 말합니다. 콘텐츠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우리가 일하는 모습, 그 자체이며, 그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튜브를 할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한마디 합니다. 내일은 늦으니, 지금 바로 책을 덮고 유튜브를 시작하라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 냅니다. 인테리어 비용에는 최소한의 금액을 투자하라고 합니다. 음식점의 경우 직접 만지고 눈으로 보는 식기류에 투자하는 것이 손님들에게서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사업 실패 후 새로운 도전의 과정에서도 중요한 이야기도 많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리고, 포기한다는 것이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된다고 합니다.

장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장님들에게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있다.
“계약서에 사인하고 선금을 받을 때까지, 그것은 당신의 매출이 아니다.”
평정심을 지켜라. 그래야 실망감도 줄어든다.79쪽

회사 생활을 위한 조언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것에 대한 철학도 있으며,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는 충고도 있습니다. 인생에는 ‘Ctrl + Z’가 없다고 합니다.

거짓으로 남을 대하고 부도덕한 방법으로 버는 돈이 아닌 이상, 내가 노력하고 나의 시간과 지식과 기술을 투자하여 돈을 버는 것은 남들에게 그 목적을 숨길만큼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소통하고 싶고, 취미로’라는 기분으로 회사에 다니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걸고 ‘돈’이라는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옆 부서의 김 대리와 옆 가게의 박 사장을 이길 수 없다. 장사가 안되는 날은 ‘뭐, 원래 돈 벌려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손님이야 오늘 안 오면 내일 오겠지. 난 그냥 취미를 즐기는 것뿐이야’라는 자기 위안으로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허송세월 보낼 것이다.214쪽

저와 비슷한 시기를 살아온 저자의 경험이 참 많이 와 닿습니다. ‘마산 댓거리’라는 지명이 나와 더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컴퓨터 조립에 관심이 많아 나중에 회사 그만두면 컴퓨터 가게나 해볼까 했던 마음이 있었기에 더더욱 공감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나와 다르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통해 저 자신의 개똥 철학에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동네 컴퓨터 가게 아저씨의 촌철살인, 뼈 때리는 이야기’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옵니다. 40대 가장의 이야기가 결코 꼰대같은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공감이라는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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