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글쓰기

글에서 ‘의’자와 ‘것’자를 뺀다는 것

 

‘1000자도 되지 않는 글에서 ‘의’자와 ‘것’자 두 개 빼는데 5분이면 된다’고 쉽게 생각한 것이 여섯 시간 이십 분 걸렸습니다. 글쓰기라는 작업이 얼마나 어렵고 또 재미있는지 알게 된 날입니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가 한 이야기 입니다.

‘글쓰기는 어렵지 않다. 몰라서 못쓰지, 원칙을 알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말 합니다. 그 원칙은 복잡하지 않아야 합니다. 원칙은 간단해야 합니다.

그 원칙을 깨닫게 해주는 글쓰기 책이 있습니다.

 

기자의 글쓰기 단순하지만 강력한 글쓰기 원칙
박종인 저 | 북라이프 | 2016년 05월 31일

 

이 책은 글쓰기 실용서 입니다. 기자질 24년 동안 얻은 실용적인 원칙만 기록한 책 이라고 합니다. 바람직한 글, 도덕적인 글, 글을 쓰는 자세 따위 가치평가는 하지 않고, 오로지 ‘글쓰기’에 필요한 실용적인 원칙만 기록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읽으면 글을 쓰게 된다고 합니다. 세번까지는 필요없다고 합니다.

책을 쓴 저자는 박종인 입니다. 1992년 부터 조선일보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자 입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조선일보 저널리즘 아카데미에서 ‘고품격 글쓰기와 사진 찍기’를 강의 중입니다. 지은 책과 옮긴 책도 여러 권 됩니다. 학교에서 사회학과 현대사진학을, 사회에서는 인생을 전공했다고 밝힙니다.

저자의 글쓰기 강연을 토대로 재구성하고, 강연에서 못 다한 노하우까지 담아 이 책을 펴냈다고 합니다. 실제 과제로 진행했던 글들의 첨삭 과정도 그대로 담았습니다. 실용서 답게 원칙을 적용 해 가면서 완성하는 과정의 예시들이 있습니다.

책 마지막 문장을 소개합니다.

“이도 저도 귀찮으면 네 가지만 지킨다. 설계를 해서 써라. 팩트를 써라. 짧게 써라. 리듬을 맞춰라.”

마지막의 내용의 글을 설명하기 위해 책은 1장에서 ‘쉬움’, ‘짧음’, ‘팩트(fact)’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2장에서는 1장의 내용을 보완하는 글로 채워집니다. 3장은 ‘설계’에 대한 부분을 풀어 나갑니다. 4장과 5장은 ‘리듬’에 대한 내용입니다. 6장과 7장은 ‘구성’과 ‘스토리’를 말합니다. 8장은 ‘마지막 문장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9장은 ‘퇴고’ 입니다. 책 전 부분에 팩트에 대한 내용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저자는 책에서 ‘글은 독자라는 소비자에게 내놓는 상품’이라고 서로 비교합니다. 소비자가 상품을 고르는 원칙에 맞게 글도 ‘제조’하면 된다고 합니다. 좋은 상품은 ‘사용하기 쉽고’ ‘디자인이 단순하고’ ‘디자인이 참신하고’ ‘용도가 범용이 아니라 구체적’입니다. 좋은 글은 ‘읽기 쉽고’ ‘글이 단순하고’ ‘관점과 표현이 독특하며’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쓰기. 한번이 어렵지 두 번 부터는 쉽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일이 다 같습니다. 첫 번째가 어렵지 쓰기 시작하면 써집니다. 어렵다는 생각은 글과 말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글은 멋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글은 결국 말입니다. 말하는 것을 그대로 글자로 기록하면 그게 ‘글쓰기’ 입니다.

‘악마를 소환하는 글도 악마를 감동시킬 만큼 재미가 있어야 악마를 부를 수 있다.’ 재미있게 잘 쓰자는 저자의 생각입니다. 글쓰기 책이 보통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지만, 이 책은 재미가 있습니다. 단숨에 읽힙니다.

MBC 기자가 쓴 또 다른 책도 있습니다. 《윤도한 기자의 말이 되는 글쓰기》(윤도한 저, 어암)입니다. 소개하는 책보다는 최근의 책 입니다. 이 책도 실용서 입니다. 글쓰기에 두려움이 있는 분들은 이 책과 함께 같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우리들이 글에 담아야 할 것은 주장이 아니라 팩트다. 거짓말 가운데 제일 좋은 거짓말은 그럴듯한 거짓말이다. 그럴듯한 거짓말은 왜 그럴듯 할까? 구체적일수록 그럴듯 하다.
    · ’옛날옛날’이 아니라 ‘서기 1821년 6월 7일에’라고 쓴다.
    · ’두 시쯤’이 아니라 ‘2시 11분’이라고 쓴다.
    · ’강원도 두메산골’이라고 쓰지 말고 ‘1993년에 전기가 들어온 강원도 화천군 파로호변 비수구미마을’이라고 쓴다.
    · ’20대 청년’이 아니라 ‘스물다섯 살 먹은 키 큰 대학 졸업생 김수미’라고 쓴다.(page 79)
  • 아무리 고귀하고 품격 있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면 말짱 꽝이다. 바로 팩트가 해야 할 역할이 설득이다. 설계가 되지 않은 글, 팩트가 모자라는 글은 대개 그런 설득을 하지 못한다. 대신 주장에 몰입해 있다. 뒷받침해줄 팩트가 없는 주장은 독자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주장들이다. 상식적인 독자라면 바른생활이나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당위적인 주장은 다 알고 있다.(page 97)
  • ‘~해야 할 것이다.’ ’~이기도 하다’ 같은 자신 없는 표현이 글의 힘을 떨어뜨린다. 어떤 현상에 대해 확신이 없다면 이런 표현을 쓰게 되고 당연히 이렇게 써야 한다. 하지만, 글 자체에 대한 자신이 없을 때에도 이런 표현을 쓰게 된다.
    독자를 설득하려면 단정적으로 써라.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쓰려는 사실 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자기도 잘 모르는 사실을 ‘이다’라고 단정적으로 쓸 수는 없다. 결국 우리는 팩트 이야기로 되돌아와 버리고 말았다. 과연 팩트는 신성하다!(page 137)
  • 독자들은 레디 메이드, 그러니까 다 만들어서 내준 요리를 먹고 싶어 한다. 책이라면 책을 사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정보를 얻는다. 방송 다큐멘터리도 마찬가지다. 호기심을 더 증폭시키려고 책을 읽는 독자는 없다. 독자들은 팩트를 통해 정보들을 주는 친절한 글을 원한다. 글 전체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문장과 문단에 관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정보가 꼬리를 물고 이어져야 그다음 문장과 문단, 글덩어리로 눈길을 옮기고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page 234)
  • 안써도 될 문장을 쓸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 책 서문에서부터 반복적으로 강조한 글쓰기 원칙들이 여기에 다 함축돼 있다. 수식어 없애기, 팩트에 충실하기, 짧게 쓰기, 단문으로 쓰기, 물 흐르듯이 쓰기, 마지막 문장도 마찬가지다. 도덕 강의식 문장은 금기다. 그렇지 않은 문장도 없애봐서 더 훌륭한 맺음이 된다면 없애는 게 낫다. 필자가 없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면 쓰지 않아야 한다. ‘필자(筆者)’란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글을 지워야 할 때도 알고 있으면 좋은 필자다.(page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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