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패러다임 변화와 ‘큰 그림 그리기’ : 매일경제 매경의 창 (2019년 1월 18일 금요일)

글로벌 경제패러다임 변화와 ‘큰 그림 그리기’

매경의 창

최원식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

샌상성 증가의 절반 이상은 디지털 혁신에서 나올 것
선도기업 따라하기는 옛말
韓 ‘큰 그림’으로 대응해야

새해가 밝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10년이 지났지만 새해 세계 경제는 여전히 ‘뷰카(VUCA, 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성의 영문 첫 글자)’ 상태다. 변화는 불확실서오가 함께 기회를 몰고 온다. 우리가 당장 주목해야 할 패러다임의 대전환 그리고 그 변화 속 기회와 도전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첫째, 경제 성장 패러다임의 변화다. 경제 성장의 핵심은 새로운 생산성 동력 확보다. 미국, 서유럽 등 선진국의 노동생산성은 사상 최저점에 가까워지고 있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은 ‘생산성 향상 없는 고용 성장’의 결과다. 실제 2010~2014년 세계 평균 생산성은 디지털 혁신을 통해 재점화될 수 있다. 선진국은 디지털 혁신이 생산성 잠재성장률의 절반 이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간이 걸릴 것이다. 1980년대 정보기술(IT) 투자가 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생산성 패러독스(솔로 역설)’가 오늘날 디지털 혁신에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디지털 혁신이 아직 산업 전반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않았고, 도입에 따른 비용·기존 매출과 이익에 대한 잠식 효과에 기인한다.
둘째, 무역 패러다임의 변화다. 상품 무역 비중은 줄어들고 서비스 무역은 늘어나고 있다. 2007~2017년 전 세계 상품 샌상 중 무역으로 거래된 비중은 28.1%에서 22.5%로 하락했다. 임금 격차에 기반한 상품 무역 비중은 오늘날 18%에 불과하고, 지식 정보와 고숙련 노동력에 기반한 무역이 빠르게 늘고 있다. 또 상품 무역의 역내 비중이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 10년간 서비스 무역이 상품 무역보다 60% 더 빠르게 성장했고 앞으로도 그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셋쩨, 소비자 패러다임의 변화다. 전 세계 소비자 중 64%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다. Z세대는 스마트폰을 시간당 17번 이상 들여다보고, 5명 중 1명은 온라인으로 돈을 버는 13~22세 소비자다. 이들에게는 브랜드 충성도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경계도 없다. 온·오프라인, 국내외 패러다임 없이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 Z세대 소비를 잡을 수 있다.
넷쩨,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기업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초대형 디지털 기업의 독점적 위치는 점차 강화될 것이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페이스북과 구글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자 데이터의 선순환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디지털 혁신을 이루지 못한 기업은 뒤처질 것이다. 과거 후발 유통업체는 월마트와 같은 선도기업을 벤치마킹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플랫폼, 데이터 등 경쟁력 요소를 복제할 수 없다. 과거처럼 ‘선도기업 따라하기’로 격차를 줄이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이로 이해 초대형 디지털 기업은 시장점유율 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가 창출하는 총이익(Profit pool)의 점유율을 계속 늘려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우선 첨단 혁신 생태계, 고도화된 서비스 경제, 자본 투자력, 그리고 고숙련 노동력을 가진 선진 국가와 기업이 경쟁 우위를 가질 것이다. 또한 대형 소비시장을 가진 국가들과 인접 국가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 전자는 미국, 후자는 중국을 떠 올릴 수 있다.
반면 저숙련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혁신해야 하고, 초대형 디지털 기업과 민첩한 스타트업 사이에 낀 과거 패러다임의 기업들 역시 혁신 없이는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경제가 성장하는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양극화의 위험성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할까. 디지털 경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고부가가치 서비스 부문 활성화, 고숙련노동자 육성, 재교육과 더불어 경제 소외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이분법적 논의는 효과적이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 총체적인 ‘큰 그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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