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졸리니의 길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Pier Paolo Pasolini, 1922년 3월 5일 – 1975년 11월 2일)는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시인, 평론가이었다. 그는 로마 가톨릭 교회와 파시즘에 비판적이었는데 권력과 종교의 결탁과 끔찍한 살육을 사디즘으로 그린 영화 《살로 소돔의 120일》이라는 작품을 완성한 후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위키백과에서는 파졸리니를 파솔리니로 표현하고 있으며, 위와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의 유작이 된 <살로 소돔의 120일>은 부패한 종교와 권력이 결탁하면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화다. 이 영화의 개봉으로 바티칸 교황청은 크게 분노했다.

영화의 내용을 한 줄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매우 반항적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성향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로 보는 견해가 많다고 합니다.

 


파졸리니의 길
피에르 아드리앙 저/백선희 역 | 뮤진트리 | 2019년 10월 08일 | 원서 : La Piste Pasolini

파졸리니, 그의 문학은 대중을 향하고 있습니다. 최하층 노동자에 대한 공감이 작품 속에 녹아 있습니다. 시와 영화를 통해서, 그리고 비평을 통해서 그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신에 대한 삶은 많이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파졸리니는 이미 쟁점을 간파했다. 방언은 현실의 언어이다. 농민, 노동자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에 고유의 말투, 고유의 언어가 있는데, 사회가 획일화되면서 그 언어가 사라지고 있다. 그러므로 언어를 위해 싸운다는 것은 곧 언어의 존속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이 스무 살 청년은 1940년대부터 언어가 곧 겪을 고역을 직감한다.48쪽

저 또한 파졸리니가 누구인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사람인데 나만 몰랐을 수도 있겠다 싶어, 책 외에 추가적으로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또, 이 책을 쓴 작가에 대해서도 찾아봤습니다. 한 사람의 삶을 찾아가면서 한줄 한줄 정리한 것이 새로운 형식으로 보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피에르 아드리앙 입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2016년 되마고 상과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주는 프랑수아-모리악 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검색을 해보면 젊은 청년이 안경을 낀 채로 인터뷰하는 장면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문화 유산을 답사하기 위해 역사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사람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장소에 대한 느낌과 그 유물에 대한 의미를 본인의 관점에서 쓰는 글이 답사기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특정 한 사람의 이야기 때문에 길을 나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삶의 흔적을 찾기 위해 다양한 조사가 먼저 필요합니다. 조사 뒤 그와 연관이 된 많은 사람에게 연락을 취하고, 낯선 사람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한사람의 흔적을 찾는다는 것은 그에 대한 존경심이 있어서거나, 아니면 작품에 이끌리는 호기심 같은 것이 있어야 합니다. 일단 동기가 있어야 떠나겠다는 마음이 생길 것 같습니다.

오스티아가 저자가 제일 처음 찾아간 곳입니다. 파졸리니가 죽은 그 곳입니다. 겨울의 오스티아를 어둡게 묘사한 것도 이 때문일 것 입니다. 외국 지명이다 보니 그런가보다 하고 읽고 넘어가지만 특정 장소를 표현하는 글에는 분명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흔적을 쫒아 이동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파졸리니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그와 관련된 파졸리니의 문학과 영화를 소개합니다. 본인이 느끼는 감정도 그려집니다. 그 곳의 배경이 그런 느낌을 더 잘 부각해줍니다.

나는 니코 날디니를 남겨두고 떠나온다. 파졸리니와 가장 가까웠던 친구 중 한 명이자 그와 피를 나눈 사람이 여전히 글을 읽고 쓰는 작은 집을 뒤로한채. 나는 트레비소의 군중 속으로 섞여든다. 겨우 저녁 6시인데, 벌써 겨울밤이 상점들로 이어지는 골목길에 내려와 있다. 일요일 저녁이다. 공공건물, 교회, 도서관, 모든 것이 닫혔다. 카페와 상점들만 열려 있다. 그 가게들은 곳곳으로 통하는 세상에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있다. 사도 바울에 관한 시나리오 속 파졸리니의 계획은 여전히 울림을 안긴다.121쪽

전혀 모르고 있던 사람의 흔적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서전의 성격과는 또 다른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파졸리니의 역사를 지켜보는 입장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꺼집어 내고, 그의 삶을 따라가면서 기록한 것 때문에 그 한 사람의 역사는 또 새로운 장르의 문학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전혀 몰랐던 사람의 이야기를 알게 된 것으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더 추가한다면, 새로운 형식으로 적어낸 글을 보면서 글쓰는 방법도 조금은 새롭게 시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글쓰기 형식이 이 책이 호평을 받게 된 이유 중에 하나 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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