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

경쟁보다는 독점

 

토니 스타크는 세계 최강의 무기 업체인 스타크 인더스트리 대표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이 개발한 신무기 발표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에 적의 공격을 받습니다. 이때 심장에 치명적인 상처까지 입게 됩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을 땐 게릴라에 납치되어 동굴에 갖힌 것을 확인합니다. 적을 위한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야 되는 신세가 됩니다. 기존의 삶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토니 스타크는 동굴에서 역대급 아이템을 발명합니다. 미니 아크 원자로와 아이언맨 슈트가 그것입니다. 미니 아크 원자로를 만들어 달고, 미사일 대신 무기가 장착된 철로 된 슈트를 만듭니다. 기존대로라면 무기만 강력하게 만들던 아이디어를 넘어 전혀 새로운 아이템을 만든 것입니다. 경쟁에서 독점으로 나갈 수 있는 제품이 만들어 진 것입니다.

아이언맨 영화 이야깁니다. 시리즈를 더해 가면서 아이언맨 슈트는 더욱 더 진화합니다. 2편에서는 휴대용 슈트가 등장합니다. 3편까지 슈트의 동력이 떨어지는 장면을 많이 보여주다가 어느 순간 이런 모습은 사라집니다. 슈트의 역대급 진화는 계속 됩니다. 설계도를 훔쳐 슈트를 모방하던 적들은 결코 따라올 수 없었습니다. 독점으로 먼저 치고 나간 기술력은 항상 앞서 가게 마련입니다.

토니 스타크가 동굴에 갖혔을 때 도움을 준 잉센의 대사도 기억에 남습니다.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입니다. 이때부터 옳다고 믿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영화니까 가능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로 투 원 스탠퍼드 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 양장 ]
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저/이지연 역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14년 11월 20일 | 원서 : Zero to One

 

일론 머스크가 아이언맨에 많이 비교 됩니다. 바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아이템을 상상하고 실현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 뇌와 컴퓨터 인터페이스 회사인 뉴럴링크, GPT-3를 개발한 인공지능 기업인 OpenAI를 설립하였습니다. 이 회사에서 만든 아이템들은 계속 진화를 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에서 스마트자동차가 된 테슬라는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기술이 기적인 이유는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기술은 우리가 가진 보잘것없는 능력을 고차원적 수준으로 끌어올려 준다. 다른 동물들은 그저 본능에 따라 댐을 쌓고 벌집을 만들지만, 인간만큼은 유일하게도 새로운 것을 발명할 수 있고 기존의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무엇을 만들지 결정할 때, 인간은 미리 주어진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 세상에 대한 계획을 새로 쓴다. 초등학교 2학년 때나 배울 법인 이 기초적인 사실을 우리가 자주 잊어버리는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대부분 했던 일을 반복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9쪽

이 책은 1에서 n으로 진보하는 경쟁 대신 0에서 1로 진보하는 독점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기업은 1이 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된다고 합니다. 비즈니스에서 n이 많은 상태에서 균형을 이룬다면 그것은 정체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정체는 곧 죽음이 됩니다. 어느 산업이 경쟁적으로 균형 상태에 도달했다면, 그 산업에 속한 어느 기업이 사라진다고 해도 세상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구분되지 않는 또 다른 경쟁자가 그 기업의 자리를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는 진보된 미래를 꿈꾼다. 이때의 진보란 둘중 하나다. 먼저 ‘수평적 진보’ 내지는 ‘확장정 진보’ 가 있다. 이는 효과가 입증된 것을 카피하는 것, 즉 1에서 n으로 진보하는 것을 뜻한다. 수평적 진보는 우리가 이미 그 모습을 알고 있으므로 쉽게 상상이 된다. 두 번째는 ‘수직적 진보’ 내지는 ‘집중적 진보’다. 이는 새로운 일을 하는 것, 즉 0에서 1로 진보하는 것을 뜻한다. 수직적 진보는 아무도 한 적이 없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한 개의 타자기를 보고 100개의 타자기를 만들었다면 수평적 진보를 이룬 것이다. 한 개의 타자기를 본 다음 워드프로세서를 만들었다면 수직적 진보다.15쪽

책의 저자는 블레이크 매스터스 입니다. 하지만, 책 표지에는 피터 틸을 더 강조합니다. 책의 본질적인 내용은 피터 틸이 스탠포드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이며, 그 강의를 잘 기록한 사람이 바로 저자로 올려진 블레이크 메스터스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피터 틸 자신이 살아 온 이야기가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자신의 철학이 담긴 책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책은 2014년에 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피터 틸이 설립한 팰런티어라는 회사가 상장을 하면서 유명해졌기 때문입니다. 팰런티어 보다 앞서 피터 틸을 유명하게 만든 페이팔도 처음엔 주목받지 못하였습니다. 닷컴 거품이 사라질 때 위기를 맞았지만 거품이 빠지고 난 후 성장을 하였습니다. 1998년에 창업한 후 2002년 기업공개를 하였습니다.(페이팔은 처음에 서비스명칭이었습니다. 이후 일론 머스크가 만든 X.com 회사와 피터 틸이 창업한 칸피니티와 합병하면서 페이팔이 되었습니다.) 팰런티어의 성공은 창조적 독점기업이 성공한다는 그의 철학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 되는 것입니다.

기업가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은 분명하다.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또 보유하고 싶다면, 차별화되지 않는 제품으로 회사를 차리지 마라.’37쪽

가까운 시일 내에 성장하는 데 목숨을 건다면, 스스로 자문해봐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을 놓치게 된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도 이 회사가 존속할 것인가?’ 숫자만으로는 결코 그 답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답을 알고 싶다면 내가 하는 사업의 질적 특성을 비판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나간 일들에 대해 토론할 때 ‘운’이란 언제나 과거 시제로 사용된다.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미래에 관한 질문들이다. ‘미래는 우연인가, 디자인하는 것인가?’84쪽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은 헌신적인 기술 인력입니다. 뚜렷한 자체적 미션없이 다른 회사를 위한 컨설팅을 해주는 인력은 지금의 회사와 연결되는 장기적 연결고리가 없다고 말합니다.

단,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이전에 더 중요하게 고민해야 될 일이 있다고 합니다. ‘그 일이 과연 미래에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인지’ 입니다.

기업에 참여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해서도 뼈있는 말을 합니다. 미국 서부의 IT기업에서 유행한 후드티에 새겨진 의미도 알려줍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지도록 하는 조직 문화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기업의 대표까지도 티셔츠를 입는 이유 또한 잘하는 일을 하기 위함입니다.

‘외부에서 봤을 때 모든 직원은 같은 방식으로 달라야 한다.’
동부 사람들은 직종에 따라 다들 스키니진이나 줄무늬 양복을 입겠지만, 이곳 마운틴뷰나 팰로앨토의 젋은 사람들은 티셔츠를 입고 회사에 출근한다. 기술직이라고 해서 옷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고정관념이다. 그 티셔츠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자기 회사 로고가 쓰여 있다. 기술직들은 이런 것에 아주 많이 신경 쓴다.
외부에서 봤을 때 신생기업의 직원들을 즉시 구분하게 해주는 것이 브랜드가 박힌 티셔츠나 후드티들이다. 이 옷들은 그 사람을 동료들과 똑같이 보이게 만든다. 신생기업의 유니폼은 ‘회사 내의 모든 사람은 같은 식으로 달라야 한다’라는 간단한 핵심 원칙 한 가지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부족원이 되어 회사의 미션을 향해 맹렬히 헌신해야 한다.162쪽

사람과 기계,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철학도 명확합니다.

우리가 빅데이터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기술을 신기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컴퓨터 혼자서 해낸, 별것 아닌 일들에는 감동하면서도 인간이 컴퓨터의 똑똑하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며 이뤄낸 커다란 업적들은 무시한다. 왓슨이나 딥블루, 혹은 계속 발전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 같은 것들은 멋지다. 하지만 미래에 가장 가치 있는 기업들은 컴퓨터 혼자서 무엇을 해결할 수 있을지 묻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이렇게 물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도울 수 있을까?’197쪽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기 보다,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어렵다고 쉬운 길을 찾지 말라는 이야기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스티브잡스가 스마트폰을 만든 이후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만일 스마트폰이 나오지 않았다면 삼성이 과연 세계적인 회사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LG는 왜 스마트폰 폰 사업을 접게 되었는지도 알 것 같습니다.

경쟁 보다는 독점, 그것이 핵심입니다. 남들과 다른 차별화가 세상을 이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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