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나답게

‘배달의 민족’김봉진 대표의 인터뷰 기사가 생각납니다.

“지금의 사람들은 마치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군다. 사실 일보다 더 중요한 건 각자가 행복하고 훌륭한 삶을 사는 거다. 이렇게 일에 매달리게 된 건 산업화 시대 이후의 일이다. 그 전엔 시인이나 철학자 같이 돈을 벌지 않는 다양한 활동이 가치있게 여겨졌다. 먼 미래에 인간이 일자리를 뺏기는 게 아니라 노동에서 해방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스마트한생각들》(롤프 도벨리 저/비르기트 랑 그림/두행숙 역, 걷는나무)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우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많은 일, 더 멋진일을 해내지만 그렇다고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128쪽

내가 모든 일의 주인공이라는 과잉 자아, 모든 일을 통제하려 드는 태도, 과거에 집착하는 버릇을 빨리 버리는 것이 행복을 위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나답게 철학과 명상으로 행복하기
도연 스님 저 | 특별한서재 | 2018년 07월 23일

 

‘통제할 수 없는 게 대부분’ 인 것이 현실의 삶입니다. 행복을 위해서는 그 삶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삶을 객관적으로  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의 영역으로 옮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과 운명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나 다운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부제인 ‘철학과 명상으로 행복하기’에도 알수 있듯이 여러 책들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철학적인 사유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고 특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는 말들일 수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이 어려운 그런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저자 자신이 수행과 공부를 통해 실천을 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게 됩니다. 그 모습이 행복을 찾고자 하는 이에게 용기로 다가 옵니다.

저자는 도연 스님입니다. 카이스트 스님으로 더 유명한 것 같습니다. 카이스트에서는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물리학자를 꿈꾸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행복할 수 없음을 깨닫고 출가했다고 합니다. 모태신앙을 가진 기독교인이었지만 출가를 하면서 불교인이 되었습니다. 이후 10년만에 카이스트 기술영역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강남의 봉은사에서 대학생 지도법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흔치 않은 이력입니다. 그래서 공감이 갑니다.

책은 내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넘기지 말고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지며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 입니다. 7개의 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고,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행복하다고 합니다. 작은 일이지만 확실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과 철학적 사유가 세상을 밝힐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운명은 바뀔 수 있다고 주인공으로 살아가라고 합니다. 명상은 최고의 휴식방법이라고 하며, 텅빈 마음으로 충만하게 살아가라고 합니다. 몰랐던 것이 아니라 잊고 지냈던 많은 것들이 생각납니다. 지나온 과거에 대해 돌아보게 되면서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에드 디에너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을 얻기 위한 노력은 다이어트와 비슷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즉각적으로 살을 빼줄 마법의 약을 원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살을 어떻게 빼야 하는지는 우리 모두가 잘 안다. 먹는 양을 줄이고 운동을 더 하면 된다. 먹는 걸 너무 많이 줄이거나 운동을 너무 많이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노력이 점차 쌓여 효과를 발휘한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을 가져오는 것들은 뻔하고 사소하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매일 꾸준히 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그렇다면 더 많이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사소한 일들은 무엇인가?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라는 말만큼 당연한 대답이다.”226쪽

내가 나로 살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몰랐던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한 번 지나면 다시 오지 않을 인생이라고 단호한 마음을 가지고 내 삶이 이렇게 변하고 저항이 밀려와도 ‘행복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라고 합니다. 승자는 자기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선택한 길을 가면서 내가 무언가 배웠고 깨우쳤다면 그 과정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선택 이후에 대충 살아간다면 어리석은 선택이 돼버리겠죠.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택 이후의 애씀입니다. 선택의 옳고 그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딛는 내 발걸음의 진정성입니다.85쪽

내가 만일 나를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한다면 지금 인간답게, 나답게 살아가는 것 입니다. 우리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 거겠죠?

 

  • 붓다의 가르침이 담긴 <법구경>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진리에 대해 많이 말한다고 해서 그가 진리를 진정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그리나 진리를 들은 적이 없다 해도 자기 몸을 통해 자연의 법칙을 본다면, 그가 진정 진리의 삶을 사는 자이며 진리를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 그리고 예수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고 말했습니다.(page 5)
  • 우리 몸이 더럽고 냄새나거나 옷에 얼룩이나 오물이 묻으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더러운 것을 피하는 것이 우리의 본성이니까요. 아름답지 않은 모습보다는 더 예쁘고 멋지고자 합니다. 우리들은 스스로를 가꾸는 존재이니까요. 내 모습을 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할 수도 없고요.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겠죠. 그런데 마음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넘길 때가 많습니다. 다행히도 보이지 않는 마음은 내가 하는 행동과 말 그리고 생각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불순하고 더러운 건 아닌지 인격이 부족하고 성격에 결함이 있는 건 아닌지 자꾸 들여다보고 살펴야 합니다. 그러면 내 마음은 새로워지고 아름답고 밝게 빛납니다. 내가 맑고 아름다워진 만큼 세상도 달리 보입니다.(page 38)
  • 물고 태어난 수저의 색깔이 금이냐 흙이냐에 따라 경제적 여건에 차이가 생기고 내가 누릴 수 있는 환경이달라집니다. 또한 어렸을 때 부모와의 연결감과 애정관계의 정도에 따라 정서적 금수저와 흙수저가 갈립니다. 우리의 행복은 경제적 수저보다 정서적 수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정서적 수저의 색깔은 나의 마음가짐과 노력으로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선천적인 것으로 상처받기보다는 나의 애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후천적인 삶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 삶의 주인으로서 내가 원하는 모습을 하나씩 만들어가요.(page 63)
  • 첨단 정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삶이 더 편리해졌고 내가 할 수 있는 생각과 기억도 컴퓨터가 대신해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은 내 삶을 성찰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어도 기술이 대신해줄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유와 통찰 그리고 판단의 힘입니다.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더욱더 좋아져서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미래 예측을 해서 알려준다고 한들 내가 하지 않으면 그 예측은 틀린 것이 됩니다. 그만큼 우리 인간이 가진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나를 나답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page 64)
  • 아울러 이성을 보고 불순한 생각이 들면 다음과 같이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나이 많은 여인은 어머니로 생각하고, 손위가 되는 이는 누님으로 생각하며, 나이 적은 이는 누이동생으로 여기고, 보다 어린 이는 딸과 같이 생각하여 제도하려는 마음을 내면 부정한 생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애욕으로 말미암아 걱정이 생기고 걱정으로 말미암아 두려움이 생깁니다. 따라서 애욕을 버리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마음도 사라질 것입니다.(page 97)
  • 소설가 헤르만 해세는 “행복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다. 행복은 대상이 아니라 재능이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의 행복이 결정되고 좋은 프레임을 가지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인 것이죠.(page 130)
  • 세상을 살다 보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겪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납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을 바꿀 순 없습니다. 그저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그러면 저절로 문제가 해결됩니다.(page 158)
  • 남의 허물을 보고 마구 비판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의 허물이 나에게는 없는지 되돌아보는 자세가 좋습니다. 내가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고 욕한다고 해서 상대방은 쉽사리 변하지 않습니다. 내가 바뀌는 게 가장 빠른 길입니다.(page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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