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마저 공학적으로 풀어봅니다

쉽다는 것이란?

 

도서관 보다는 서점을 더 많이 찾습니다. 서점 신간 코너에 나와있는 책을 훑어보다 보면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자기 계발, 경영, 리더십 관련 책은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한 내용을 소개 합니다. 세계 최고 학교의 지식을 배우라고 합니다. 현재 잘나가는 기업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따라해보라고 합니다.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해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습니다. 하지만, 그런 책을 봤다고 1등을 해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한가지 힌트를 얻는 것은 있습니다.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꼭 따라해서 1등이 되는 것만이 잘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AI시대,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일어나서 결국엔 승자 독식 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벌어진 이후에 그 격차를 따라잡기는 불가능 합니다. 이 때 가장 필요한 전략이 1등의 침범을 받지 않고 나만의 독점적 영역을 구축해서 그 결과물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1등을 따라하기 보다는 1등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지식을 축적하는 것, 그 처음이 바로 글쓰기 영역일 것입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의 가치는 분명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것이어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인생마저 공학적으로 풀어봅니다
공돌이 저 | 이담북스(이담Books) | 2020년 05월 29일

 

이 책 저자는 송황준 포항공과대학교 교수 입니다. 공학의 길로 들어선지 40년을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교원 생활도 20년 넘게 해오면서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한번 살펴보고 스스로를 이해해 보기 위한 시간을 가지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흔한 글이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녹였습니다. 바로 인생을 공학적 관점에서 풀었다는 것입니다. 인생의 반려자인 이수진님도 공학자의 남편식 언어로 쓴 성장글이라고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인생을 풀어내는 수많은 책과는 다르게 눈에 들어왔던 이유가 바로 이 공학적이라는 단어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쓴 콘텐츠는 새롭지만 인생을 비유하기 위해 도입한 공학적 이론은 어렵기만 합니다. 많은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라 그 대상도 공돌이를 대상으로 한정하여 쓴 듯 합니다. 특정인을 한정 짓는 것도 색다른 접근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아니면 고집일 수도 있습니다.

첫 시작은 우리의 마음을, 세포의 세계를 그리고 조직의 구성원을 엔트로피에 비유합니다.

“모든 것이 지나치면 불행과 가까워진다.” 그리고 “심지어는 돈도 지식도 신념도 너무 지나치면 위험해질 수 있다.” 등의 말을 엔트로피 측면에서 바라보면, ‘지나치다’는 의미를 확률적으로 특정 부분에 발생 빈도가 높거나 에너지가 집중된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마음의 불편함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21쪽

일반 사회 조직에서 구성원 간의 지나친 무한 경쟁은 단기간의 성과는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성원의 정서를 메마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결국엔 조직 전체의 엔트로피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라는 것에 대한 정의에서는 ‘인식하는 나’와 ‘기본적인 나’를 소개합니다. 이 두개의 나는 동시에 존재하며, 서로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구조체가 최소한 나라는 모습의 한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불확실한 인터넷상에서 안정적인 다양한 데이터 전송을 위해서는 IP 계층에서의 수정이나 개선이 선행되면 좋겠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 빠른 업데이트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TCP 계층을 수정 보완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합리적인 공학적 해결책이다. 같은 논리를 적용해 보면, 좀 더 성숙한 모습의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나’와 ‘인식하는 나’ 모두에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고민과 어려움에 부딪히면서 살아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인식하는 나’의 존재를 가능한 한 빨리 찾아내고 끊임없이 업데이터하는 것이 마음의 번뇌와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35쪽

책은 이런 식입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고민한 많은 것들 즉, 심리적 트라우마에 대한 원인과 해결, 우리의 마음이 복잡한 이유, 가치관의 이해, 노력과 최선의 의미, 인생의 최적화라는 주제를 공학적 사례를 들어 설명합니다.

기존의 수많은 오류로 부터 마음을 온전히 지켜낼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것을 설명하는데에는 동영상 전송 기술을 소개합니다. 효과적인 네트워킹 기술, 동영상 압축 기술, 압축된 데이터 자체 보호 기술 등입니다. 또 오류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벗어날 수 있게 하는 I-frame도 소개합니다.

우리의 일상은 연속적인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기에, 내 마음이 만든 세상에 갇혀 무지(無知)한 상태로 관성에 의해 지낼 가능성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공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연속 시간 영역(continuous time)에서 벗어나 이산 시간 영역(discrete time)에서 순간의 마음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오고 감이 없음을 깨달으며, 지금까지의 마음의 잔상을 바라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85쪽

습관을 이야기 할 때는 확률을 가져옵니다. 습관을 고치기 어려운 이유도 공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네요.

나의 모습이 진화하기를 원한다면 현재의 습관을 과감하게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즉 습관을 고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이전과 다른 나의 모습으로 살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105쪽

연립 방정식의 해를 푸는 문제는 우리의 가치관과 비유합니다. 해가 존재하는 방적식과 존재하지 않는 방정식이 있는데 인생에서는 대부분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제로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정도 있습니다. 단지 주관적 기준을 가지고 얻은 하나의 근사해에 불과한 경우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때문에 ‘나’만의 생각만이 절대적으로 옳고 합리적이라고 무리하게 주중하는 것은 적절한 대처가 아니라고도 합니다.

인생 최적화를 위해서는 노력을 강조합니다.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행하다 보면 그 결실은 분명 눈에 보이게 됩니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의 저서 『아웃라이어』를 통해 대중들에게 소개되었던 1만 시간 법칙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굳이 구체적인 수치를 따져가면서 이 법칙의 진위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 즉 ‘0+0+…+0’이 단순히 ‘0’이 되지 않을 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우리나라 야구의 전설 중 한 명인 이승엽 선수는 “평범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비범한 노력 또한 ‘0+0+…+0’이 단순히 ‘0’이 아닐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을 지 추측해 본다.
142쪽

인생을 공학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이 책,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다만 저자 자신에게는 많이 익숙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주는 새로움이 아닌가 합니다. 내가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글을 쓴다는 것에서 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지식을 곁들어 설명하는 것이 아마도 자신을 가장 잘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쉽게 쓰라고 하는 이유가 독자를 위한 부분도 있지만 저자 자신이 도전하기에 가장 쉬운 접근을 원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글쓰기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공학적 지식을 비유하는 것이 가장 쉬웠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책에서 이야기 하는 공학적 이야기가 어렵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자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그 마음이 진심으로 전해질 것입니다. 인생의 선배가 후배를 위해 어떻게든 그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저자의 올바른 마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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