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리 인간됨을 묻다

직장(職場)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들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곳’ 입니다. 직장의 한자 중 ‘직분 직(職)’자는 ‘귀 이(耳)’와 ‘소리 음(音)’과 ‘창 과(戈)’를 합쳐 만든 글자 입니다. 파자(破字)를 해서 ‘직(職)’의 뜻풀이를 하면 ‘귀에 창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됩니다. 창들이 난무하는 소리가 들리는 장소가 직장(職場)입니다. 바로 전쟁터 입니다.

드라마 <미생>의 장면 중 전쟁터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자를 파자하여 뜻을 확인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도리 인간됨을 묻다
한정주 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09월 10일

 

영어에서 어원을 알면 모르는 단어의 뜻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한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나의 글자로 우리에게 알려진 한자가 파자를 통해 의미가 부여 됩니다. 분해된 한자를 보다 보면 글자가 만들어진 이유를 알게 됩니다. 한자가 쉬워보이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이 책은 한자를 소개하면서 인간도리, 인간됨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일상의 감정과 사회문제로 인해 떠오르는 한자가 있습니다. 그 한자를 파자하여 뜻풀이를 합니다. 한자와 관계된 사례를 고전에서 찾아 설명합니다. 소개한 사례들은 한자가 가진 뜻을 풍부하게 해줍니다.

즉, 인간의 형상과 본성을 본떠 만든 한자, 한자를 들여다보면 ‘인간다움에 이르는 길(道理)’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책은 60개 한자를 크게 네 가지 주제로 나눠 소개합니다. 총 4부로 되어 있습니다. 1부와 2부는 타인을 바라보는 입장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3부는 자신에 대한 내용이며, 4부는 함께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됨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한자의 구성과 뜻풀이 그리고 사례를 통해 질문을 던집니다.

한자 단어 하나를 가지고 스토리 텔링으로 엮어 낸 부분이 새롭습니다. 한자의 의미를 배움으로서 스토리의 역동성을 끌어낸 것입니다. 왜 이 스토리를 해야만 했는가를 묻는다면 저자 자신의 내면에서 불타오르는 믿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핵심입니다.

저자는 한정주 입니다. 역사 평론가 겸 고전 연구가입니다. 《문장의 온도》 책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은 사람입니다. 현재 역사와 고전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집필하고 강의하는 소박한 모임 ‘고전ㆍ역사 연구회 뇌룡재(雷龍齋)’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나는 얼마나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을 담아내야 했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당나라 문장가 백락천은 소문난 고승 도림 선사를 찾아가 평생에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법문 한 구절을 청했습니다. 선사는 “나쁜 짓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라(諸惡莫作 衆善奉行)”라고 말해줍니다. 백락천은 “그거야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니요”라고 신통치 않다는 듯이 말하니 선사는 침착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팔십 노인도 행하기는 어려운 일이네”

저자는 인간도리, 인간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란 무엇인지에 대해 잠시나마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생각만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보다는 팔십 노인도 행하기 어려운 것을 지금 바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옳바른 방법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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