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는 미적분 수업

얼마전 팀 단체 채팅방에 문제를 하나 냈습니다.

위 식이 어떻게 아래와 같이 고쳐쓸 수 있는지 라는 것이었습니다.

미분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 ‘수학’적인 지식이 필요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수학이 아니라 ‘산수’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유리식의 연산법만 알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유리식 중에 분수식의 뺄셈이네요.

‘수학’이라는 단어만으로 어렵다는 선입견이 분명 있습니다. 이때문에 기본이라는 것을 생각 안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닐때 미분과 적분이 나오면 이때부터 수학에 대한 관점이 달라집니다. 수학포기자가 되느냐? 아니면 성적을 위해서라도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풀어야 되느냐?

이제와서 다시 수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가져보려고 교양 수학책을 조금씩 보고 있습니다. 어렵긴 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무조건 공식을 외우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왜 수학이라는 학문이 필요한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해하는 미적분 수업 풀지 못한 미적분은 무용하고 이해하지 못한 미적분은 공허하다
데이비드 애치슨 저/김의석 역 | 바다출판사 | 2020년 01월 31일 | 원서 : The Calculus Story: A Mathematical Adventure

 

제목이 일단 마음에 듭니다. 수학 문제를 풀려고 하지 않고, 그 원리를 좀 알기 위해 교양 수준으로 읽는 사람에게는 분명 눈길을 확 끕니다. 학교 다닐 때 이해하기를 포기한 미분과 적분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하여 관심이 더 많이 갔을 수도 있습니다.

“저기 걸어가는 교수님께서는 자신도, 독자도, 아니 이 세상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책을 쓰셨지.”
– 뉴턴의 ⟪프린키피아⟫ 출간 후 캠브리지대학교의 한 학생이 한 말(1687년)94쪽

이 책은 미분과 적분에 대한 핵심 아이디어와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이야기 합니다. 왜 미적분학이 수학 뿐 아니라 물리학을 포함한 다른 과학 분야의 기초가 되었는지 알려줍니다.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경우와 함께 결과물에 대해서도 관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미적분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차근차근 넓혀가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읽으면서 수학의 기본 속성과 수학에 담긴 정신을 생각하게 됩니다. 미분과 적분에 영향을 미친 수많은 수학자들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책은 총 28강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강의는 길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보면 또 적은 분량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이해가 가는 듯 하지만, 뒤로 갈수록 역시 수학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분과 적분의 정의는 확실합니다.

주어진 곡선의 방정식에서 곡선의 기울기를 구하는 과정을 우리는 미분이라고 부른다.37쪽
이제 반대로 미분을 되돌려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설명하려고 한다.(중략)
미분되돌리기를 뜻하는 수학 용어는 적분이다.63쪽

이런 기본적인 원리에서 시작하여 무한대, 무한소, 무한급수, 편미분, 극한의 개념이 추가하면서 수학을 넘어서는 원리를 설명합니다. 오일러의 공식, 미분방정식을 통한 물리학, 허수와 유체역학, 자연의 방정식을 넘어 카오스 이론까지 이어집니다. 전염병이 기하급수적으로 퍼진다는 사실도 미적분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등장하는 많은 수학자와 과학자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무적분이 우연하게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자연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증명하며 법칙으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것을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공식들과 특별한 상수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미적분학을 이용해야 여러가지 문제를 풀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정확히는 자연 현상을 어떻게든 설명을 할 수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수학식에서의 기호의 중요성에 대해 라이프니츠가 한 말은 시각적인 요소가 사람을 설득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합니다. 기호 덕분에 우리는 수학식을 매우 당연하게 보고 머리속에도 쏙쏙 들어오게 된다고 합니다.

“위대한 발견이라도 그 발견의 정확한 본질적 특징을 기호로 간결하게 나타내야먄 비로소 이점을 알 수 있다. 마치 그림처럼 말이다.”121쪽

일반인이 이 책을 한번만 읽어서는 책 내용을 알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독을 한다고 해도 아마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제목은 ‘이해하는’ 이라고 되어 있지만, 읽고 나니 머리가 더 복잡해지는 기분입니다. 물론 저의 실력이 미천한 것이 큰 이유일 것입니다. 그래도, 그냥 일반화 시키는 오류를 하고 싶습니다.

반면에 큰 그림에서 미적분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기에는 충분합니다. 이런 것을 먼저 알고 미적분에 접근한다면 무턱대고 공식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수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 다시 학교시절로 돌아간다면, 이제는 조금 더 수학문제를 푸는 것이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생각은 여기까지고 이해하는 것은 일단, 책의 표지에 나오는 문장의 의미만 이해한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풀지 못한 미적분은 무용하고 이해히자 못한 미적분은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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