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논리학

논증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려면 꼭 지켜야 하는 규칙 세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해야 합니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이 필요합니다. 셋쩨,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하는 것 입니다.

이러한 규칙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말하는 것은 누구나 배우면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로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문학적인 감성을 이야기하고 표현하는것은 다릅니다. 이쪽은 예술로 분류됩니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입장에서는 멋진 문장을 구사하는 것 보다 주장에 대한 확실한 논증이 더 필요합니다. 사실과 논리에 입각한 합리적인 주장을 담아야만이 오류의 지적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논증은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논증 자체를 미학이라는 학문으로 이야기합니다. 말과 글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논리학을 알아야 합니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는 세상에 논증 자체의 명확성을 구별해내기 위해서도 논리학은 필수입니다.

 


설득의 논리학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 도구
김용규 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02월 25일

 

세상을 움직이고 세상을 설득하는 최강의 방법이 논리학이라고 합니다. 논리학은 말이나 글로 상대를 설득하려고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한 학문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논리학이 논증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도구가 되어 공학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분명 처음 목적은 설득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위력을 발휘하는 설득의 무기가 바로 논리학이는데 이견은 없습니다.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유권자를 설득하지 못한 후보는 낙선하고, 상담에서 고객을 설득하지 못한 상인은 물건을 팔 수 없으며, 면접에서 심사위원을 설덕하지 못한 수험생은 취직할 수 없고, 가족을 설득하지 못한 가장은 존경은 커녕 인정받지 못한다. 어디 그뿐인가. 토론이나 논술에서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학생은 입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그것이 현실이다.26쪽

이 책은 논리학에 대해 알려주는 교양 서적입니다. 예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실용서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처음 발간된 때가 2007년 입니다. 14년 뒤인 2020년에 개증증보판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리학과 같은 기계가 잘하는 일은 지능형 기계의 몫이지만, 사람을 설득하는 논리는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설득의 논리학이 더 부각되고 있습니다. 비판적 사고와 복잡한 의사소통에는 논리적인 말과 글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데이터과학자에게 요구되는 역량 중 하나에도 설득의 기술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원초적 사실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에 대한 자신의 진술이 참이라는 것을 그가 속한 과학 사회를 상대로 설득시켜야만 한다. 이 점에서는 과학자도 법정에 선 변호사와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설득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140쪽

총 10가지 설득을 위한 논리 도구를 이야기 합니다. 예증법, 삼단논법, 배열법, 귀납법, 가추법, 연역법, 의사결정의 심리학, 대화법, 이치 논리, 진리론 등이 그것입니다. 해당 논리학에 관련한 철학자와 과학자도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부터 시작된 수사법을 현대의 과학자들이 당시의 주장에 대해 긍정을 보내기도 하고, 부정을 하기도 하며 보다 나은 설득의 논리들을 더해갑니다.

이 책 뿐 아니라 논리의 기술과 설득의 기술을 말하는 고전이 새롭고 부활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 본연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이야기 되는 것 같습니다. 설명가능한 논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잊고 지내던 이러한 방법들을 새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몇가지를 옯겨 봅니다.

“예를 들어 말하라”라는 말은 격언이 된 지 이미 오래다. 만일 당신이 책을 쓴다면 그때에도 이 격언을 따르는 것이 좋다.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이론을 나열하는 방법만으로는 자신의 주장을 독자들에게 전하기가 어렵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물론이고 자연과학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중을 향해 글을 쓰는 저자들은 누구나 적합한 예츨 찾는 데 골몰한다.39쪽
반론부를 두면 ‘반대 의견까지 고려한 객관적 주장’이라는 인상을 주어 글의 공정성이 보장되면서도 자신의 주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그만큼 더 설득력 있는 글이 된다. 실제로 신문 사설이나 논설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같은 구조를 따르는 글이 의외로 많다. 당장 신문을 펼쳐보라! 사설 셋 중 하나는 이런 형식을 따르고 있다.114쪽

이런 종류의 인지심리학 실험을 통해 드러나는 ‘불편한 진실’은 이렇다. 당신과 나는 어떤 선택이나 결정을 할 때 논리적 또는 합리적으로 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하는 경향이 매우 짙다는 것이다.227쪽

책의 저자는 김용규 입니다. 독일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철학의 본분에 대한 고민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 설득의 논리학은 지난 14년 동안 10만부를 판매하면서 논리학 분야의 베스트셀러가 된 책입니다. 개정판을 내면서는 예시들을 최근의 용례들로 많이 교체했다고 하며, 초판보다는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손질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모호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 그 부분은 아래의 문장이 대신 변명을 하는 것 같습니다.

파르메니데스는 그 진리들을 예컨데 “오직 존재가 있고, 비존재가 없다고 인식하고 말해야만 한다”(DK 28 B6)라는 식으로 전했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 조금 철학적이다. 어떤 것이 철학적이라는 것은 재미없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의미다. 프랑스를 대표하던 지성 볼테르(Voltaire)도 “듣는 사람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말하는 사람조차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면, 그것은 철학이다”라고 했다. 302쪽

오류에는 설득이 필요없다고 합니다. 가짜뉴스를 가짜라고 판정하기 위해 괜한 힘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들립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토피카』에서 아무하고나 닥치는 대로 논쟁을 벌이지 말라고 했다. “결코 불합리한 것을 내세우지 말고, 만약 그럴 경우 스스로 창피하게 여길 만큼 충분한 분별력을 가진 사람들과만 논쟁하라”라고 교훈했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그런 사람은 100명 중 한 사람이 있을까 말까 하다면서 누구하고든지 논쟁하라고 한다. 뻔뻔하게 싸우고 반드시 승리하라는 것이다.286쪽

토론이 논쟁이 되면 이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쇼펜하우어였습니다. 요즘 검찰 때문에 일어나는 많은 이슈들을 보고 있으면, 그의 책에서 이야기 하는 모든 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대표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누군가도 있습니다.

쇼펜하우어의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에는 이보다 더 야비한 술수들이 많다. 왜 그럴까? 그의 말대로 토론이 논쟁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논쟁은 상대방의 주장을 무너뜨리기 위해 벌이는 싸움이다. 싸움의 목적은 ‘정당한 수단을 쓰든, 정당치 않은 수단을 쓰든’ 자신을 방어하고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것이다. 마음이 올곧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꺼려질 것이다.270쪽

이 책을 통해 논리학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장에 꼽혀 있는 책들도 다시 찾아봤습니다. 그 동안 잊고 지냈던 논리의 기술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준 것 같습니다.

혹시, 저처럼 논리학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 한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10가지 방법도 분명 필요한 기술이라는 것, 그리고 바로 써먹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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