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기 인터넷기업 목소리 귀 기울여야 : 디지털타임스 사설 (2018년 1월 12일 금요일)

생존 위기 인터넷기업 목소리 귀 기울여야

 

사설

 

새해가 밝았지만 인터넷 기업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한때 한국경제의 미래로 벤처 신화의 산 증인으로 주목받았지만, 생존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벤처 신화의 주역들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표 인터넷 기업들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대부분 인터넷 기업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더구나 구글과 페이스북의 공세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에서는 인터넷 대기업으로 평가받는 기업들마저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동영상 시대에 트래픽을 구글의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이 독식하면서, 해외 시장으로 도약하기는커녕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 확보한 존립 기반마저 좁아지고 있다.
상황은 이렇지만 국내 사업자들을 옥죄는 규제의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여서 안타깝다. 국내 규제 장벽이 국내 인터넷 기업에는 제대로 작동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해외 IT 공룡들에게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실질적으로 국내 기업이 국내 정부로부터 홀대를 당하는 역차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는 뉴노멀법이라는 인터넷 공간을 통제하려는 입법 움직임이 있다. 외부의 적과 싸우기에도 버거운 상황인데, 내부에서 응원은 못할 망정에 발목을 잡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움직임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국내 인터넷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구글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야 한다. 또 망이용대가 등 각종 비용 부담도 해외 다국적 기업에 비해 많은 부담을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만으로도 ‘기울어진 운동장’의 아래쪽에서 경쟁하는 꼴인데, 여기에 각종 규제라는 장벽에 막혀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더구나 막강한 해외 기업의 파워 앞에 국내 대표 기업마저 무릎을 꿇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네이버는 애플의 요구에 iOS용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에서 결재 기능을 삭제했다. 네이버 앱 사용자는 그만큼 불편을 겪게 됐고, 애플의 ‘갑질’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국내 인터넷 기업이 이렇게 구석으로 몰리고 있지만 정치권은 ‘뉴노멀법’을 통해 인터넷 기업을 자신들의 통제권 안에 두려고 하고 있다. 포털들에 기간통신사업자나 방송사에 부여하는 다양한 의무를 부과해 이를 통해 통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가뜩이나 해외기업과 역차별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국내 인터넷사업자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른 반발이 커지자 해외사업자와 역차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담는 등 수정을 통해 내달 병합심사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발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국내 인터넷 생태계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인터넷 기업들의 몸부림도 커지고 있다. 이전처럼 규제의 철퇴를 그대로 맞다가는 생존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10일 인터넷기업협회가 개최한 ‘국내 인터넷 생태계 위기에 대한 대토론회’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들의 목소리가 몇몇 사업자의 볼멘소리인지, 아니면 진짜 생존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지 정부는 물론 정치권도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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