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

소통은 상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소통(疏通)에 쓰이는 한자의 소(疏)를 한자사전에서 찾아보면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짝필(疋☞발→소)部와 물의 흐름을 뜻하는 글자 㐬(류)가 합(合)하여 이루어짐. 물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 전(轉)하여 잘 통하다(通–)의 뜻’이란 것을 알수 있습니다. 소(疏)의 뜻풀이 가운데는 ‘임금에게 올리던 글’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상소(上疏)입니다. 이 상소는 ‘궁촌 벽지의 나무꾼과 꼴 베는 아이들의 거친 말 중에서도 나라에 쓸 만하다면 왕에게 올려 바치는 글’이라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자기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절실히, 즉 마음에 사무칠 정도로 전달하고, 함께 공감하는 데까지 이르는 것이 소통입니다.​​

 



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 출근하기 두려운 직장인을 위한 소통 테라피
이민영 저 | 라이스메이커 | 2014년 05월 01일​

 

책 표지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해당 글을 소개하면서 시작합니다.

“이 책을 읽은 후 당신이 팀장이라면, 부하직원이 5시 58분에 시계를 보면 마냥 빨리 일을 팽개치고 도망가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 대신 ‘일도 사생활도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만일 누군가의 부하직원이라면 상사가 팩스를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걸 보고 ‘배우려는 의지도 없는 잉여 고액 연봉자’라고 오해하는 대신에 ‘더 긴박한 일을 하느라, 간단한 기계 조작에는 미숙할 뿐’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티앤디파트너스 소장인 이민영 입니다. 14년째(2014년에 책이 출판되었으니, 이제는 18년째?) 연간 250회 이상 강연을 하며 교육컨텐츠 개발에만 전념한 기업교육 전문가라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기업교육 전문가 답게 이 책에 소개된 사례들은 사실감이 넘치고, 이미 봐 왔던 드라마들이 순간순간 오버랩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책에서는 우선 세대별로 살아온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기성세대 = 386세대
넉넉지 않은 살림 탓에 집안의 장남이나 아들에게만 공부할 기회가 주어지고, 나머지 자식들은 모두 가족의 생활비와 장남의 학비를 버는 데 기꺼이 자신의 삶을 희생해야 했다. 대학에 가서 취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혜택이자 기회였던 이들은 2014년 현재, 대부분이 은퇴를 하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죽으면 나도, 우리 가족도 모두 죽는다.”는 충만한 애사심으로 야근을 벗삼아 열심히 일터에서 자신을 희생했던 그들의 리더십은 지금의 386세대까지 되물림 됐다.

X세대
‘응답하라 1994’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이 서태지에 열광하고 농구선수 문경은, 배구선수 마낙길에 환장했고 처음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즐겼던, 386세대보다는 조금은 여유로웠던 세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취업 실패와 부모님의 부도를 경험하여 풍요와 빈곤을 같이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 위에 언급한 부장급 직원들의 바로 아래 부하직원인 차장, 과장급인 직장인들이 바로 이들에 속한다.

이 두 세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난이 무엇인지 부모로부터 들었거나 직접 피부로 느꼈습니다. 회사가 자신의 입사를 허락해준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었으며, 자신은 소수의 수혜자라는 자부심과 공명심이 공존하는 세대란 점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회사란 온 몸과 온 마음을 다해서 충성을 바쳐도 모자랄 생존의 공간입니다. 직장동료는 곧 나와 가장 가까운 지인이며, 제2의 가족인 것 입니다. 현재, 대(大)팀제로 꾸려지는 조직의 경우 주로 386세대가, 중소(中小)팀제로 꾸려지는 조직의 경우 주로 X세대가 팀장으로, 기업의 실무 기초 조직인 ‘팀’혹은 ‘파트’의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Y세대
이들은 1980년대생 이후 세대로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 학창시절을 거쳤고 “취업만이 살 길이다.”보다는 “내가 원하는 일이 뭐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절대적 빈곤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던 첫 세대라 할 수 있다. 이들은 할 일도 없는데 상사가 자리를 뜨지 않았으니 퇴근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어리둥절해 하고, 어째서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에서 박사까지 딴 팀장이 복사 하나 할 줄 모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 “Y세대”를 보는 상사들은 우주에서 온 무개념 신세대라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Y세대는 자신들의 상사를 ‘느리고 둔한 조선시대 샌님’, 좀 더 솔직히 ‘논어에서 튀어나온 꼰대’ 정도로 본다.

혹시, 세대차이가 느껴지나요?

책에서 현재 우리의 직장생활은 우주에서 날아온 듯 튀기만 하는 팀원과 조선시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꼰대 팀장의 피할 수 없는 공존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례들을 많이 소개 하는데, 이 정도 까진 아닐꺼라 생각하지만 제목만 봐도 무릎을 탁 칠 정도의 느낌이 오는 건 왜 일까요? 몇가지 옮겨봅니다.

Part 1 총성없는 사무실 전쟁

  • 5시 58분 그들이 퇴근 태세를 갖추는 시간
  • 일 못하는 팀원보다 버릇없는 팀원이 더 싫다
  • 우리 팀장은 왜 복사도 제대로 못할까?
  • 팀장님, 제발 블록킹, 언팔, 친삭 요망이요!
  • 왜 상사보다 좋은 차를 타면 안되는가?
  • 쿨하든지, 아니면 제대로 각을 잡든지

Part 2 서로 다른 행성에서 온 팀장과 팀원

  • 팀장이 회사에 집착하는 이유
  • 당신은 나의 부하요, 동료요, 친구이니···
  • 내가 맞춰야 해?
  • 누구나 떠받들어주던 세계에서 을의 세계로
  • 센스와 아부 사이

Part 3 팀장은 듣고 팀원은 말하라

  • 제 말만 하는 팀장과 입을 닫은 팀원
  • 귀와 입보다 먼저 열어야 할 마음
  •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 모든 팀장이 잭 웰치는 아니다
  • 팀장에게 나의 캐릭터를 어필하라

세대 간 불통 문제들을 알아보고 나서, 원인은 각자의 성장과 사회 경험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조직 내의 소통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의 열쇠라고 이야기 합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행동과 말투를 통해 그 사람의 특징을 찾아낼 수 있으며, 그 특징은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대의 유형을 알고, 조금 배려한다 생각하고 소통을 하면 예전보다는 훨씬 나은 직장생활이 된다는 것입니다.

독재자형
“비즈니스 세계에선 일단 성과부터 내고 봐야지.”
뒤끝없는 성격, 빠른 일처리가 강점인 독재자형.
리더의 성격을 타고난 이들은 추진력이 강하고 일을 할 때 두려움이 없다.
그러나 타인의 기분이나 팀워크는 고려하지 않아 간혹 원성을 산다.

만담가형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좀 재미있게 일하면 안될까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충만한 만담가형.
늘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이지만, 잦은 말실수와 부족한 집중력 탓에 전통적이고 딱딱한 분위기의 조직에서는 인정받지 못할 때가 많다.

연구가형
“회사에서 왜 사생활을 이야기해야 하죠? 일부터 완벽히 합시다.”
매사에 신중하고 일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연구가형.
깔끔하고 꼼꼼한 참모형의 사람이다.
그러나 일의 디테일에만 신경 쓰는 나머지, 숲을 보는 능력이나 타인과의 정감 있는 교류에는 약하다.

수도자형
“제가 원하는 것 보다 남들이 원하는 걸 하는 게 편해요.”
타인의 말에 경청과 배려를 잘하는 수도자형.
책임감과 이타심이 많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지만,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실력에 비해서 조직 내 인정을 받지 못하고 답답하다는 평을 받는다.

4가지 유형의 팀장, 4가지 유형의 팀원들 간의 16가지 빅매치에 대한 소통법이 책의 마지막장에 소개됩니다.

전체적으로 책은 조직에서 원하는 인재와 인재가 바라는 조직, 양면을 중도적인 입장(?)에서 균형을 잘 다룬 책인 것 같습니다. 선배들에겐 너무 과한 융통성을, 젊은 후배들에겐 위계질서를 엄격하게 요구해왔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누군가 처럼 저도 조금은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소통의 시작은 서로의 다름으로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다름을 ‘인정’하여 서로 행복해 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너와 나의 캐릭터를 알면 소통의 절반은 성공이라고 이야기 하며 이 책은 마무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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