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

요즘 세대, 한창 배울 나이의 아이들은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나’라는 육체를 갖고 태어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갈 때는 ‘나’의 정신을 활용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강점은 무엇인지, 성향은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렇게 살아갑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잘 듣는 것을 정답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나’를 공부하기 보다 교과서를 공부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나’ 자신에 대한 정보가 수학 공식보다 부족한 것입니다.

아이들만의 잘못은 아닐 것입니다. 부모는 어떨까요? 학교는 이러한 상황에 자유로울까요? 표준화가 학교 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예측 가능합니다. 바로 우리의 아이를 망치는 것입니다.

 


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 표준화가 망친 학교교육을 다시 설계하라
켄 로빈슨, 루 애로니카 공저/최윤영 역 | 21세기북스 | 2019년 05월 24일

 

책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첫째, 오늘날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알려줍니다. 이것이 부모로서의 역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같이 탐색합니다. 둘째, 아이들의 교육 과정에서 부딪치는 각종 문제를 살펴봅니다. 공적제도와 맞물려 있는 문제뿐 아니라 시대의 특징을 반영하는 문제도 이야기합니다. 셋째,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 나가면서 부모로서 취할 수 있는 선택과 조치를 확인합니다.

그렇다고 이 책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지침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느 정도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저자도 이야기 하지만 정말 누구나 경험할 법한 내용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꼭 맞는 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라면 읽어봐 괜찮을 책으로 보입니다.

부모는 끊임없이 염려하며 자녀가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 결국 부모 노릇은 평생의 숙제인 셈이다. 때로는 그 역할이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그런 압박에서 멋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21쪽

이 책의 저자는 켄 로빈슨과 루 애로니카 입니다. 켄 로빈슨은 주장을, 루 애로니카는 그 주장을 정리하여 집필에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켄 로빈슨은 창의성 계발과 혁신, 인적자원 분야의 세계적인 선구자 입니다. 국가 교육제도 개선에 자문을 하는 글로벌 교육 석학으로 세계 각국 정부로 부터 많은 요청을 받습니다. 저자가 지은 책은 학교와 관련 된 책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학습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반면에 교육은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습’은 아이에게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어린아이의 학습 속도는 엄청납니다. 아이가 말을 배울 때는 알려주지 않아도 터득합니다. ‘교육’은 학습보다 좀 더 체계적인 접근방법입니다.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일 수 있고, 자발적으로 또는 누군가의 지도 아래 조직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많은 분들이 초등학교 교육을 떠올릴 것입니다.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2020년 전 세계 근로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핵심 역량, 즉 창의성·유연성·협동심·팀워크·감성지능을 언급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포럼은 이들 능력이 반드시 교육을 통해 배양되어야 함을 인정했다. 개개인의 흥미와 소질이 철저히 무시되는 오늘날의 학교에서 시험 위주의 교육방식은 직업교육마저 소홀히 한다. 직업교육이 향후 취업에서 매우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임에도 말이다.37쪽

아이 한 명을 기르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을 책에서는 꺼냅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학습효과는 특정 환경에서 최대가 된다는 연구결과를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환경은 교육이라는 생태계의 일부분 입니다. 이 교육의 생태계를 10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책은 이야기 합니다. 1장 부터 4장 까지는 부모와 자녀에 대한 내용입니다. 교육의 방향을 바로 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의 역할과 자녀를 제대로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녀를 강하게 키우라고 주장합니다. 5장 부터는 학교에 대해 말합니다. 학교의 존재를 이해하고 아이에게 알맞은 학교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좋은 교사가 좋은 학교를 만든다고 하며, 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것도 빼놓지 않습니다. 학교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길러주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지나친 자존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그만큼 중요하다. 도덕을 교육하는 일은 물론 각종 기준을 설정하고 의사결정 방법을 가르치는 데 부모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70쪽
자녀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최선의 조치는 수면의 양과 질을 동시에 보장해 주는 것이다. 물론 부모인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133쪽
참된 놀이는 어쩌도 한 번 있는 활동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늘 일어나야 하는 활동이다. 요컨대 일과표에 적힌 의무적인 일과로 생각하기보다 일상 속에서 늘 함께하는 활동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143쪽
교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학생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기술이다.245쪽
참된 자신감은 아이가 하는 모든 일을 무조건 칭찬한다고 해서 생겨나는 게 아니다. 다양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자질을 계발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줄 때 아이는 비로소 참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248쪽

이러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시스템만 제대로 바꾸면 학생들의 각종 비행이나 학습의욕 저하, 수동적 참여 자세 등 다양한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잘못된 시스템이 문제를 만들어 내는 셈이라는 것입니다. 표준화 시킬 수 없는 사람이라는 존재를 표준화 시키기 위한 교육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결코 한 가지 길을 따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때로 예상치 못했던 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그속에서 새로운 흥미를 발견하고, 의외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이제 학교는 한 가지 교육방식을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제한하는 일이다.368쪽

산업혁명으로 새롭게 도시가 형성됩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도시의 노동자들을 사납고 포악해 집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이 어려워집니다. 결국 아이때부터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아동기, 청소년기 라는 개념은 최근에 생겨난 개념이라고 합니다. 10대라는 개념 자체도 1950년대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모두 대중교육이 보편화 되면서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장자크 루소는 한없이 순수하고 천진한 시기가 아동기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그런 생각이 드시나요? 학교 생활은 많은 부분 표준화 되고 가고 있고, 부모가 바라는 아이의 모습으로 커 가는 것을 더 자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일 수록 아이의 욕구를 채워줄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류의 책을 자주 읽어야 하는 것 일 수도 있겠습니다.

책 읽는 내내 오늘 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교육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문장. ‘부모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가 마음에 남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진정한 ‘나’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할 일의 전부라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역시 어렵습니다. 힘이 듭니다. 평생의 숙제라는 말 또한 가슴에 새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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