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순위 조작된 결과라니 이제 누가 믿겠나 : 매일경제 사설 (2017년 9월 29일 금요일)

네이버 검색순위 조작된 결과라니 이제 누가 믿겠나

 

사설

 

컴퓨터와 휴대폰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최대 포털 네이버의 검색 순위가 불법적으로 조작된 결과라니 충격적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직 프로게이머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100여 대를 설치해 반복적으로 특정 검색어를 조회하도록 설계된 봇프로그램을 이용해 결과를 조작했다고 한다. 이들은 연관 검색어 노출을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광고를 내 주문을 끌어들였는데 일부 업체는 순위 조작에 2억원 넘는 돈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들이 조작한 검색어는 음식점, 학원, 성형외과, 치과, 인터넷 쇼핑몰 등에 걸쳐 무려 133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작 업체는 2014년 7월부터 최근까지 활동하면서 관심을 가질 대상에 포털사이트 홍보업무제안서를 발송하고 합법적인 기업인 듯 행세했다니 놀랍다.
네이버는 포털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웃도는 절대강자다.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네이버를 통해 검색하는데 이용자들이 찾는 빈도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는 게 아니라 조작으로 왜곡됀 결과가 제공된 셈이니 기가 막힐 일이다. 네이버는 동일한 IP주소에서 특정 검색어를 반복적으로 조회할 경우 이를 검색어 순위 산정에 반영하지 않는 필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조작 업체는 이를 피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IP주소 조작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세계 최대 검색포털 구글에서도 유사한 조작 시도는 막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전문적인 범죄를 저지르는데 이를 막을 수 있겠냐고 항변하지만, 돈을 받고 검색어 순위를 조작한 범행이 처음 터진 게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경찰 사이버안전팀은 지난해 9월 이번과 유사한 불법 업체를 적발한 바 있다. 사법당국은 불법인 검색어 조작을 돈 주고 의뢰한 쪽도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데, 필요하다고 본다. 네이버가 피해자라며 손을 놓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조작의 최대 피해자는 일반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포털의 연관검색어 기능은 소비자 편의를 위한 것이지만 광고 효과 때문이 이렇게 악용될 소지가 많은 만큼 네이버 측의 필터링 시스템이 한층 강화돼야 할 것이다. 검색 순위 조작 범죄에 근본적인 대비책을 강구하지 않는 한 앞으로 네이버의 검색 결과를 누가 믿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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